새, 나비, 풀, 꽃/풀,꽃이야기
민들레 꽃처럼 살아야 한다.
민들레 꽃처럼 살아야 한다.
2009.04.07아무때나 꽃을 피우고 자기 혼자도 번식을 해대는 서양민들레에 비해 토종민들레는 꽤 까다로운 조건에서 번식을 한다. 그러다보니 우리 주위에 갈수록 흔해지는 것은 서양민들레이다. 서양민들레는 꽃받침(총포)이 뒤로 발라당 제껴져 있는데 반해 토종민들레는 다소곳하게 꽃잎을 받치고 있어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자꾸 보다보면 느낌(감)으로도 구분이 된다. 민들레꽃처럼 살아야 한다는 노래가 있다. '모질고 모진 이 생존의 땅에..' 그런 민들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자리에서 꽃을 피웠다. 논두렁가상, 길가.. 이런 곳이 민들레의 자리이다. '무수한 발길에 짓밟힌대도 민들레처럼..'
얼레지 꽃밭에서 한숨 시들다.
얼레지 꽃밭에서 한숨 시들다.
2009.03.24얼레지와 복수초가 흐드러지는 그곳. 엊그제 내린 비로 이미 끝물인 복수초는 많이 망가지고 추워진 날씨 탓인지 얼레지는 꽃잎을 닫고 있다. 그냥 내려오자니 아쉽다. 꽃밭에 누워 한숨 시들고 나니 햇살도 제법 따땃해지고 얼레지는 꽃잎을 뒤로 팍팍 제끼고 있는 중이다.
복수초
복수초
2009.03.22우리동네에도 복수초가 있을텐데.. 이산일까? 저산일까? 드디어 찾았다. 우리동네 복수초. 정확히 말하면 가지복수초. 복수초와 꿩의바람꽃, 현호색이 섞여 흐드러졌다. 때가 약간 늦었다. 그래도 실컷 보았다.
현호색
현호색
2009.03.22나를 들꽃세상으로 이끌어준 꽃. 어느날 우연히, 농민회원 가족 몇몇이 선운사에 놀러 갔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꽃, 현호색이다. 거 참 희한하게 생겼다 하고 사진기에 박은 것이 나의 첫번째 들꽃사진이 되었다. 지금처럼 들꽃탐사가 무지막지하게 대중화되기 전이었던 터라 꽤 어렵게 꽃이름을 알아내었다. 당시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히 방문한 '야사모'에 가입하게 되었고 들꽃세상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보는 꽃마다 희한하고 희귀종같았던 때 하나 하나 꽃이름 알아가며 새로운 꽃과 조우하는 맛이 삼삼한 시절이었다. 농사일이나 업무상 발길이 뜸해지기도 하고, 때론 몰입하기도 하는 사이 그새 8년이 흘렀다. 아직도 보지 못한 꽃이 수두룩하다. 나는 앞으로 몇번이나 새로운 봄을 맞이하게 될까? 아무 말없이, 내세우거나 뽐내..
만주바람꽃
만주바람꽃
2009.03.20만주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바람꽃, 그래서 이름도 만주바람꽃이다. 그런데 전국 각지에서 자생지가 발견되는 모양이다. 이 녀석을 꼭 보고야 말겠노라고 몇 번 걸음을 했는지 모르겠다. 생뚱맞게도 술 좋아하고 사람 좋던 만주형이 불현듯 생각난다.
꿩의바람꽃, 중의무릇, 이름들이 왜 그럴까?
꿩의바람꽃, 중의무릇, 이름들이 왜 그럴까?
2009.03.20왜 꿩의바람꽃일까? 어딘가가 꿩의 발톱을 닮아서 그렇다고 한다. 꿩 발톱 닮은 구석을 찾아보시라. 중의무릇. 이것은 또 어인 이름일까? 무릇, 꽃무릇, 까치무릇.. 물기가 많은 곳이나 담장 구석에서 잘 자란다 하여 '물웃' '물굿' '묵구'라 부르던 이름이 '무릇이 되었다 한다. 우리 동네 말로 물 우그서 잘 자란다는 말이렸다. 그러고 보니 무릇, 까치무릇, 중의무릇이 꽃모양은 제각각이어도 잎모양은 유사하다. 같은 백합과이기도 하고.. 그런데 왜 하필 중의무릇일까? 모를 일이다. 괭이눈이 물기 질퍽한 계곡 바위에 붙어 피어나고 있다. 이 녀석이 왜 괭이눈인지는 그냥 보면 안다. 들꽃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어도 이 녀석을 보는 순간 이게 '괭이눈'인갑다 하게 된다. 내가 그랬다.
비로소 보았다, 청노루귀.
비로소 보았다, 청노루귀.
2009.03.15우리 동네에는 왜 청노루귀가 없을까를 한탄하던 끝에 꽤 먼길을 달려 보고 왔다. 모진 비바람에 이어진 꽃샘추위, 무엇보다도 많은 탐방객들의 발길에 지친 듯한 꽃들이 애처롭다. 이미 피었던 꽃들은 활력을 잃고 새로 올라오는 녀석들은 너무 어린 어정쩡한 상황이다. 봤으니 되었다. 그 자리에서 무탈하게 오래도록 자손들을 퍼뜨리길 기원한다. 사람들이 들어차 있어 가본 곳에 복수초 군락이 있다. 집에 돌아오니 비로소 만개한 산수유가 반긴다.
사방천지 변산바람꽃
사방천지 변산바람꽃
2009.03.11이런 꽃밭을 지척에 두고.. 골짜기 전체가 꽃밭이다. 노쇠하여 지쳐보이기도 하고, 아직은 정정한 모습이 의젓하기도 하고..
너도바람꽃
너도바람꽃
2009.03.09보고싶은 꽃이나 때 놓치지 말고 보자는 한량의식이 발동하여 너도바람꽃을 보겠다고 꽤 먼길을 다녀왔다. 아뿔싸 이미 끝물이다. 게다가 해는 이미 서산 너머로 달아나버리고.. 새로 올라온 싱싱한 녀석들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생전 보지 못하던 녀석을 보고야 말았다는 성취감으로 가슴이 뿌듯하다.
천지사방 노루귀 꽃밭
천지사방 노루귀 꽃밭
2009.03.01처음으로 야생화 꽃밭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해 노루귀는 이미 지고 없었다. 1년을 기다려 찾아나섰지만 역시 만나지 못하였다. 때도 잘 맞추지 못했지만 노루귀의 크기에 대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었던 탓이다. 접사한 사진으로만 눈을 익혀온 터라 최소한 애기 주먹만한 크기는 될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3년을 기다려서야 노루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때로부터 매년 노루귀를 보아왔지만 이번처럼 때를 잘 맞춘적은 없었던 듯 하다. 발디딜 틈 없이 노루귀가 깔린 꽃밭에 들어서면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난감하였다. 아자씨 안녕~!! 노루 귀가 쫑긋. 고놈들 뒷태도 이뿌다. 꽃밭에는 꽃들이.. 앗! 사람이 온다. 망 보는 노루귀. 꽃밭에서 놀고 나오다 한마디. 아 이제 청노루귀를 보고 잡다.
청초한 들꽃, 변산바람꽃
청초한 들꽃, 변산바람꽃
2009.02.24고창에도 변산바람꽃 있다. 밭 가상에 자리잡은 내변산의 자생지와는 달리 발품을 한참 팔아야 하는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시기를 가늠하지 못해 세번째 걸음을 해서야 대면하였다. 그래서일까? 다양한 색감의 바람꽃이 한결 청초해보인다. 아직은 약간 이른 감이 있다. 볼이 발그레 달아오른 호기심 많은 수줍은 아가씨를 보는 듯 하다. 단아한 기품이 의젓한 우리 큰딸을 닮았다. 세상구경 나선 산골소녀. 재잘대며 학교가는 여중생들. 한놈은 해찰하고 있다. 저만치 떨어진 노루귀가 애잔하다.
변산바람꽃과 노루귀를 찾아가다.
변산바람꽃과 노루귀를 찾아가다.
2009.02.20고창의 변산바람꽃 자생지를 두어차례 찾았으나 아직 일러 바람만 맞고 왔다. 내변산의 자생지는 접근이 용이하고 크게 알려진 탓에 워낙 많은 탐방객들이 다니는 터라 훼손이 심각하다. 꽃대를 피워올릴 겨를도 없이 너무 일찍부터 발길이 이어지는 탓일 것이다. 하여 어지간하면 거기는 가지 않겠노라 다짐하였으나 밤사이 내린 눈이 기어이 발길을 잡아 끌고야 말았다. 하지만 부안에 접어드니 의외로 눈이 없다. 고창, 부안보다는 정읍 쪽이 눈이 많았던 모양이다. 할매는 어디 가셨는지 보이지 않고 주렁막대기에서 부지깽이가 되어버린 청아장만 헛간 담벼락에 세워져 있다. 자생지 밭 두둑을 따라 하얗게 깔려있는 건상한 군락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훼손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꽃대가 한두개 올라올 무렵부터 이어지는 사람들 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