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은둔을 꿈꾸는 새 흰눈썹뜸부기.
은둔을 꿈꾸는 새 흰눈썹뜸부기.
2009.11.16호사도요가 은신의 귀재라고 한다면 이 녀석은 거의 은둔자 수준이다. 제 스스로 내켜 수풀 속에서 걸어나오지 않는 한 절대 볼 수 없으니 한번이라도 보지 않으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은둔자. 지난 한달이 넘는 기간을 통틀어 거의 매일 마음만 내키면 호사도요를 보면서도 단 세번밖에 볼 수 없었던 녀석이다. 홀연히 나타났다 다급하게 사라지는 그 이름 흰눈썹뜸부기. 호사도요를 관찰하고 있던 어느날 홀연히 나타나 나를 놀래킨 후 호사도요에 쫒겨 사라진 후 단 한차례도 볼 수 없었다. 독한 녀석이다. 이 녀석은 늘 갑자기 나타나 잠깐을 두리번거리고는 인기척을 느끼자마자 몸을 낮추고 잽싸게 다시 사라져버린다. 녀석에 비하면 호사도요는 착하기 그지 없다. 이 녀석도 호사도요와 함께 살고 있다. 우리가 현장에 당도한 ..
우리 동네에도 가창오리가 왔습니다.
우리 동네에도 가창오리가 왔습니다.
2009.11.1511월 14일 동네 앞 저수지. 흐린 날씨에 바람이 쌩쌩 분다. 이따금 눈발도 날리고.. 이른 아침 가창오리가 군무를 하고 있다. 올 들어 처음이다. 아직은 소수지만 그래도 많다. 해질녘 밥 먹으러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호사도요(Painted snipe)
호사도요(Painted snipe)
2009.11.13호사도요, 새를 찾는 사람들의 심장을 울렁이게 하며 불원천리하고 달리게 하는 매력적인 녀석이다. 흔하지 않은데다 은신술이 뛰어나 보일듯 말듯 애를 태우니 자신의 가치를 아는 모양이다. 호사도요는 특이한 습성을 지니고 있다. 수컷보다 암컷이 더 크고 화려하며 암컷은 수컷을 순회하며 알만 낳고 다닐 뿐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는 건 온전히 수컷의 몫이다. 일처다부에 암수의 역할이 바뀌어 있으니 호사도요라는 이름은 딱 암컷을 위한 것이다. 그 동안 관찰 기록이 극히 적어 길잏은 새(미조)로 기록되기도 하였으나 1998년 이후 국내 각지에서 번식이 확인되고 있다. 매우 드물다고 하나 올 가을에만 세군데에서 10마리가 넘는 개체를 확인하였으니 드물기보다는 관찰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좀..
필사의 사투
필사의 사투
2009.11.13쇠백로 한마리 큼직한 미꾸라지를 물었습니다. 금방 꿀꺽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쇠백로 녀석도 "잡았다 요놈" 하는 양양한 표정입니다. 아~! 그러나.. 미꾸라지의 필사의 사투가 시작됩니다. 넘어갈 듯 하다가도.. 몸 비틀어 부리를 감으면.. 쇠백로는 속수무책이 되어버립니다. 미꾸라지의 필살기는 몸비틀어 부리감기입니다. 쇠백로는 손을 쓸 수도 없습니다. 미꾸라지의 몸부림은.. 용트림에 가깝습니다. 넘어가느냐.. 아~! 그러나.. 계속되는 필사의 저항에 쇠백로 당황하고 있습니다. 이러기를 10여차례, 잡았다 놓쳤다를 반복하던 쇠백로.. 머리털까지 곤두세우더니.. 순식간에 삼켜버립니다. 쇠백로의 목을 지나는 미꾸라지의 마지막 몸부림이 보입니다. 결국 승자는 쇠백로입니다. 미꾸라지의 필사의 탈출을 기대해보았지만...
은신의 귀재 '호사도요'를 소개합니다.
은신의 귀재 '호사도요'를 소개합니다.
2009.11.01논에서 노니는 백로 무리를 찍어놓은 사진 속에 우연히 잡힌 호사도요를 발견하면서 호사도요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사진을 정리하던 중 녀석을 보았고 "참 묘하게 생겼다"고 생각하고는 녀석의 존재를 잊고 말았다. 그로부터 몇개월이 지난 후에야 녀석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꽤 귀한 몸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작년 5월 하순 번식기 암컷의 모습이다. 올 가을 호사도요가 다시 포착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호사도요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하고 사진에 담았다. 뿐만 아니라 호사도요를 매개로 꽤 많은 탐조인들과 알게 되었고 그들로부터 호사도요의 생태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전해듣게 되었다. 호사도요의 습성과 관련한 가장 큰 특징은 '빼어난 은신술'이 아닐까 싶다. 호사도요는 동작이 과히 빠르지 않으면서도 순식간에..
좋은데 구경시켜준다더니...
좋은데 구경시켜준다더니...
2009.10.30청다리도요가 개구리를 목욕시키고 있습니다. 깨끗해졌지? 좋은데 구경시켜줄테니 염려말라고 안심까지 시키더니.. (둘 다 표정이 흐뭇해보입니다. 동상이몽이겠지요.) 먹어버리는군요. 아 개구리 참.. 눈 앞이 캄캄했겠습니다.
물질경이
물질경이
2009.10.06스쳐 지나갈 뻔한 길 가 물웅덩이, 백로 두마리 노닐고 있다. 차를 멈추니 백로는 날아가버리고 깃털같은 하얀 꽃무더기만 남았다. 깃털인가 싶었다.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것이 꽃임을 알았다. 아하~ 물질경이! 처음 보는 꽃도 이제는 대강 짐작이 간다. 이미 한달이 지난 9월 초순의 일이다. 잎이며 줄기가 영락없이 질경이를 닮았다. 이름 그대로 물 속에 든 질경이다. 연분홍 꽃잎이 아련하고 곱다. 멀리서 보면 새 깃털같다. 백로가 날아간 자리, 백로 깃털인줄 알았다. 물질경이 자라풀과의 1년생 초본, 논의 소택지변 또는 도랑 등의 물속에 자생하는 수생식물이다. 질경이와 잎이 닮아 물질경이라 하였으며 8~9월에 백색 꽃이 피고 9월에 열매가 익는다.
각종 도요새가 왔어요.
각종 도요새가 왔어요.
2009.09.181년에 두번 우리를 스쳐가는 나그네 도요새. 모내기를 준비하는 4월에서 5월에는 북극의 툰드라 지역으로 알 낳고 번식하러 가는 길에, 벼베기가 시작되는 9월에서 10월에는 월동하러 남반구로 날아가는 길에, 머나먼 길을 쉼 없이 날아온 날개를 접고 쉬며 영양을 보충하고 다시 남은 여정을 떠난다. 때문에 중간기착지인 우리 한반도의 습지와 갯벌은 이들 도요새들에게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은 존재로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우리나라의 습지와 갯벌이 오염되고 사라지면 한반도를 중간 기착지로 삼는 이들 도요새들도 절멸되어 사라질 운명이라는 것. 요즘 흥덕과 부안면에 걸친 갯벌에 가면 많은 수는 아니지만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며 다시 날기 위해 열심히 날개깃을 가다듬는 도요새를 볼 수 있다. 부리가 길고 위로 굽..
흰눈썹긴발톱할미새
흰눈썹긴발톱할미새
2009.09.16흰눈썹에 긴 발톱, 생김새 그대로 이름이 되었다. 긴발톱할미새의 아종으로 분류한다. 그냥 긴발톱할미새는 눈썹선이 노랗다. 바닷가에서 주로 보인다. 할미샛과의 새. 몸은 긴발톱할미새와 비슷하나 눈썹 무늬가 순백색인 것과 귀의 깃이 조금 흰 것이 다르다. 한국, 사할린, 일본 등지에서 번식하고 말레이시아, 중국 등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논에 피는 꽃 - 사마귀풀, 물달개비.
논에 피는 꽃 - 사마귀풀, 물달개비.
2009.09.15고창군 농민회 통일쌀 벼베기를 하던 날. 말 그대로의 가을날, 하늘은 높고 바람은 서늘하였다. 이 나락은 통일쌀로 북에 보내져 통일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정부 대북지원 재개를 압박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콤바인이 지나간 자리 키 낮은 물달개비가 콤바인 칼날을 피해 용케 살아남았다. 논두렁에서 벼포기를 타고 올라가 꽃을 피운 사마귀풀 꽃이 곱다. 땅에 꽂아놓은 조선낫 뒤로 장화 신은 농민이 지나간다. 나락베는 논에 누가 조선낫을 들고 왔을까? Korea, NO! WTO 인근 논에서는 중만생종 벼가 탐스럽게 익어간다.
노랑어리연, 가는 여름이 아쉽다.
노랑어리연, 가는 여름이 아쉽다.
2009.09.13냇갈 가득 노란빛이다. 늘상 지나다니는 길이지만 차를 몰고 스치듯 지나치는 번잡한 곳이기에 '다음번에.. 다음번에..' 하다 여름을 다 보내고 가을의 문턱에서야 가까스로 차를 세웠다. 꽃들이 아우성치는 듯 했다. "아자씨. 오늘 지나면 내년에나 봐야 돼야.. 요리 와봐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어리연의 '어리'는 작고 어리다는 뜻, 어리굴젓, 어린이 등이 내나 같은 어원이라 한다. 노랑어리연은 흰 꽃이 피는 그냥 어리연에 비해 꽃이 크다. 꽃이 피고 나면 물 속으로 가라앉고 새로운 꽃대가 올라와 다시 꽃을 피워 모내기 끝날 무렵부터 여름 내내 꽃을 피운다. 장마 기간에는 큰물에 휩쓸려 사라진 듯 했다가도 이내 다시 꽃을 피우고 또 췹쓸리고를 반복하였다. 이 녀석들도 이제 거의 막바지가 아니겠나 싶다...
선운사 꽃무릇
선운사 꽃무릇
2009.09.09지나는 길에 얼른 가봤더니, 양지바른 곳에는 벌써 피었고 숲 속은 지금 한창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이번 주말이면 만개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