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나비, 풀, 꽃
왜 개똥지빠귀일까?
왜 개똥지빠귀일까?
2009.03.29요즘 논밭에 흔하게 날아다니는 새, 개똥지빠귀다.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잘 흉내 낸다는데 들어보지 않아서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자세도 의젓하고 깃털도 깔끔한 녀석을 왜 하필 '개똥'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지빠귀들과 구별하였을까? 여기저기를 뒤적거려봐도 신통한 답을 찾을 수 없다. 지빠귀 중 가장 흔한 것이 이 녀석이라서.., 길가에 굴러다니는 개똥처럼 흔한 녀석이라서 개똥지빠귀가 되었다는 설명이 가장 그럴듯하다. 다만 그럴 정도로 흔한 녀석인지는 아직 확인한 바가 아니라서 이 또한 흡족한 답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딱샛과의 새. 편 날개의 길이는 12~14cm, 꽁지의 길이는 8~10cm이며, 대체로 검은 갈색이다. 배는 희고 옆구리에 검은 갈색의 무늬가 있다. 다리가 길며 다른 새의 울음소리를 잘 흉내..
얼레지 꽃밭에서 한숨 시들다.
얼레지 꽃밭에서 한숨 시들다.
2009.03.24얼레지와 복수초가 흐드러지는 그곳. 엊그제 내린 비로 이미 끝물인 복수초는 많이 망가지고 추워진 날씨 탓인지 얼레지는 꽃잎을 닫고 있다. 그냥 내려오자니 아쉽다. 꽃밭에 누워 한숨 시들고 나니 햇살도 제법 따땃해지고 얼레지는 꽃잎을 뒤로 팍팍 제끼고 있는 중이다.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상모솔새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상모솔새
2009.03.24처음 보는 녀석인데 이 녀석도 나를 처음 보는 녀석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도무지 사람 무서운 줄을 모른다. 겁도 없이 렌즈 안으로 저벅저벅 걸어 들어온다. 오해하지 마시라. 검불 속을 자유자재로 드나드는 아주 작은 녀석이다. 상모솔새 수컷, 머리 깃이 화려하다. 누가 새대가리라 하였는가? 호기심 어린 눈망울, 진지한 표정, 우수에 젖은 듯한 눈매.. 정말 영리해보이는 녀석이다. 꽤 보기 힘들 뿐더러 보더라도 이렇게 차분히 사진에 찍히는 녀석이 아닌 모양인데 좀 별나다. 상모솔샛과의 텃새. 몸의 길이는 9cm, 편 날개의 길이는 5~5.7cm, 꽁지의 길이는 3.6~4.2cm이다. 등 쪽은 누런빛을 띤 녹색, 허리는 노란색, 아래쪽은 엷은 황색이다. 뿔털은 암수 모두 황색으로, 수컷의 뿔털은 금빛 상모..
복수초
복수초
2009.03.22우리동네에도 복수초가 있을텐데.. 이산일까? 저산일까? 드디어 찾았다. 우리동네 복수초. 정확히 말하면 가지복수초. 복수초와 꿩의바람꽃, 현호색이 섞여 흐드러졌다. 때가 약간 늦었다. 그래도 실컷 보았다.
현호색
현호색
2009.03.22나를 들꽃세상으로 이끌어준 꽃. 어느날 우연히, 농민회원 가족 몇몇이 선운사에 놀러 갔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꽃, 현호색이다. 거 참 희한하게 생겼다 하고 사진기에 박은 것이 나의 첫번째 들꽃사진이 되었다. 지금처럼 들꽃탐사가 무지막지하게 대중화되기 전이었던 터라 꽤 어렵게 꽃이름을 알아내었다. 당시 인터넷을 뒤지다가 우연히 방문한 '야사모'에 가입하게 되었고 들꽃세상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보는 꽃마다 희한하고 희귀종같았던 때 하나 하나 꽃이름 알아가며 새로운 꽃과 조우하는 맛이 삼삼한 시절이었다. 농사일이나 업무상 발길이 뜸해지기도 하고, 때론 몰입하기도 하는 사이 그새 8년이 흘렀다. 아직도 보지 못한 꽃이 수두룩하다. 나는 앞으로 몇번이나 새로운 봄을 맞이하게 될까? 아무 말없이, 내세우거나 뽐내..
만주바람꽃
만주바람꽃
2009.03.20만주에만 있는 것으로 알려졌던 바람꽃, 그래서 이름도 만주바람꽃이다. 그런데 전국 각지에서 자생지가 발견되는 모양이다. 이 녀석을 꼭 보고야 말겠노라고 몇 번 걸음을 했는지 모르겠다. 생뚱맞게도 술 좋아하고 사람 좋던 만주형이 불현듯 생각난다.
꿩의바람꽃, 중의무릇, 이름들이 왜 그럴까?
꿩의바람꽃, 중의무릇, 이름들이 왜 그럴까?
2009.03.20왜 꿩의바람꽃일까? 어딘가가 꿩의 발톱을 닮아서 그렇다고 한다. 꿩 발톱 닮은 구석을 찾아보시라. 중의무릇. 이것은 또 어인 이름일까? 무릇, 꽃무릇, 까치무릇.. 물기가 많은 곳이나 담장 구석에서 잘 자란다 하여 '물웃' '물굿' '묵구'라 부르던 이름이 '무릇이 되었다 한다. 우리 동네 말로 물 우그서 잘 자란다는 말이렸다. 그러고 보니 무릇, 까치무릇, 중의무릇이 꽃모양은 제각각이어도 잎모양은 유사하다. 같은 백합과이기도 하고.. 그런데 왜 하필 중의무릇일까? 모를 일이다. 괭이눈이 물기 질퍽한 계곡 바위에 붙어 피어나고 있다. 이 녀석이 왜 괭이눈인지는 그냥 보면 안다. 들꽃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있어도 이 녀석을 보는 순간 이게 '괭이눈'인갑다 하게 된다. 내가 그랬다.
꽃보다 원앙
꽃보다 원앙
2009.03.20들꽃을 찾아나선 길, 바라던 꽃을 보지 못할 때 깜짝 나타나는 새들이 있어 즐겁다. 꽃샘추위가 한창이던 3월 초 바람꽃을 보러 갔다 부는 바람만 디지게 맞고 돌아오던 길 혼자 놀던 원앙 한마리를 보았다. 총각인지 홀아비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바람 센 저수지에서 부는 바람 맞받아 헤엄쳐 나가던 원앙의 모습이 눈에 삼삼하다.
비로소 보았다, 청노루귀.
비로소 보았다, 청노루귀.
2009.03.15우리 동네에는 왜 청노루귀가 없을까를 한탄하던 끝에 꽤 먼길을 달려 보고 왔다. 모진 비바람에 이어진 꽃샘추위, 무엇보다도 많은 탐방객들의 발길에 지친 듯한 꽃들이 애처롭다. 이미 피었던 꽃들은 활력을 잃고 새로 올라오는 녀석들은 너무 어린 어정쩡한 상황이다. 봤으니 되었다. 그 자리에서 무탈하게 오래도록 자손들을 퍼뜨리길 기원한다. 사람들이 들어차 있어 가본 곳에 복수초 군락이 있다. 집에 돌아오니 비로소 만개한 산수유가 반긴다.
사방천지 변산바람꽃
사방천지 변산바람꽃
2009.03.11이런 꽃밭을 지척에 두고.. 골짜기 전체가 꽃밭이다. 노쇠하여 지쳐보이기도 하고, 아직은 정정한 모습이 의젓하기도 하고..
노루귀는 못보고.. 들꿩을 보다.
노루귀는 못보고.. 들꿩을 보다.
2009.03.10인터넷을 뒤져 청노루귀 자생지를 찾아 나섰다.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지만 그냥 가봤다. 늦은 시각인 데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건성으로 둘러보고 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뭔가가 움직이며 낙엽 밟는 소리가 난다. 다람쥐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꿩을 닮은 녀석이 할레 할레 돌아다니고 있다. 여직 보지 못한 녀석이지만 '들꿩'이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맞다. 사람을 그다지 경계하지 않는다. 집에서 놓아 멕이던 닭마냥 한가하게 움직인다. 아! 이쁘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계속 접근하자 나무에 훌쩍 날아오른다.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 매우.. 가방 짊어지고 몇 걸음 옮기는데 바로 옆 잡목 숲에서 다른 녀석이 푸드득 날아간다. 필시 암컷일 것이다. 그 녀석은 가만히 숨어서 수컷을 따라다니는 ..
너도바람꽃
너도바람꽃
2009.03.09보고싶은 꽃이나 때 놓치지 말고 보자는 한량의식이 발동하여 너도바람꽃을 보겠다고 꽤 먼길을 다녀왔다. 아뿔싸 이미 끝물이다. 게다가 해는 이미 서산 너머로 달아나버리고.. 새로 올라온 싱싱한 녀석들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생전 보지 못하던 녀석을 보고야 말았다는 성취감으로 가슴이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