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이야기
제주도 여행, 못다 올린 사진들.
제주도 여행, 못다 올린 사진들.
2009.01.30지난 연말과 연초 가족을 뿌리치고 향했던 제주도. 많은것을 생각케 하고, 또 모든 것을 잊고 즐겁기도 했던 유익한 여행으로 평가하였다. 같이 갔던 사람끼리 소주 먹으면서 주고받은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좋지 아니한가? 3박4일간 우리는 니돈내돈 안가리고 니가 내라 내가 낸다 할 것도 없이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없이 여행을 잘 마무리하였다. 마지막 남은 땡전 한닢까지 다 털어버리고 정읍행 기차에 탔을 때는 모다 완벽한 개터럭이 되어 있었다. 맘에 맞는 사람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맘껏 느낄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날이 풀려 봄기운이 완연한 오늘 언 땅을 뚫고 두꺼운 낙엽 사이로 얼굴을 내밀 들꽃을 찾아나서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며 제주도 여행을 되새김질해본다. 아침 7시 30분경 출발하는 KTX 열차에 몸을 실..
제주 4.3 평화기념관
제주 4.3 평화기념관
2009.01.09"미국은 제주도가 필요하지 제주도민은 필요치 않다. 제주도민을 다 죽이더라도 제주도는 확보해야 한다" 미 군사고문단장 로버츠가 조병옥 등 한국 관리들을 불러다 놓고 한 말이다. 나는 이것이 제주 4.3항쟁의 본질에 직접 가 닿을 수 있는 가장 함축적이며 직설적인 발언이라 생각한다. 이에 자극받은 한국 정부는 섬 전역에 걸친 대대적인 초토화 작전과 전대미문의 대량학살로 화답하였다. 당시 제주도민의 1/3인 3만여명이 희생되었다. 입에 담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4.3항쟁은 민주화의 진전과 더불어 그 전모가 차츰 복원되고 있다.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제주도민들의 끈질긴 투쟁의 한 결과물인 4.3 평화공원과 4.3평화기념관을 제주 여행의 마지막 답사지로 찾았다. 제주 절물휴양림에서 제주시 방향으로 약 2km..
용이 누웠던 자리, 용눈이오름.
용이 누웠던 자리, 용눈이오름.
2009.01.07우도에서 나와 4.3기념관을 목적지 삼아 차를 달린다. 정확한 길을 숙지하기보다는 목적지의 방향을 대충 어림잡고 길을 찾아가는 습성대로 앵기는대로 길을 간다. 하늘은 파랗고 지나가는 차 한대 보기 힘든 중산간도로를 달리는 기분 상쾌도 하다. 가는 길목 저것이 용눈이오름이 아닌가 싶은 오름이 나타난다. 아니나다를까 '용눈이오름'이라는 표지판이 나타난다. 차를 세우고 뛰다시피 오름에 오른다. 날이 많이 풀렸는지 세찬 바람이 불어오지만 바람 끝이 무디다. 능선에 오르니 부드러운 능선 너머 다랑쉬오름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이틀전 올랐던 반가움이 사무친다. 용눈이오름은 다랑쉬오름과는 모양새가 판이하다. 구릉처럼 물결치는 능선에 굼부리 또한 깊지도 않을 뿐더러 세개가 움푹움푹 굽이치고 있다. 이름 그대로 용이 누..
우도봉을 오르다.
우도봉을 오르다.
2009.01.07성산 일출봉에서 일출을 보고 해물뚝배기에 소주 한잔 걸치니 세상 부러운 것이 없다. 지난 가을 우도를 돌다가 술마시느라 토막내버린 우도의 반쪽을 마저 가봐야 하기에 일행들을 은근히 추동하여 우도로 향한다. 자전거 한대 빌려 타고 우도봉에 오르니 바다 너머 한라산 붕우리가 구름 속에 들락날락하고 있다. 텔레토비 동산을 연상케 하는 우도봉 복판에 쑥부쟁이 한무리 곱게 피어 있다.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보다.
성산일출봉에서 일출을 보다.
2009.01.07아침 일찍 예래동을 출발하여 성산 일출봉으로 향한다. 한시간은 족히 걸린 듯 하다. 출발하기 전 확인한 일출시각은 7시 38분이다. 일출봉 밑에 당도한 시각은 7시 15분, 부리나케 출발하여 봉우리에 오르니 28분, 여유있게 도착하였다. 봉우리는 이미 일출을 맞이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빨갛게 달오오른 동녘 하늘, 이미 해가 올라 구름 속에 있는것 아니냐는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커갈 무렵 비로소 해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 해는 순식간에 솟아오른다. 눈길을 돌려 한라산을 보니 한라산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고 불쑥불쑥 솟아오른 오름들이 아침햇살에 발갛게 물들어 아침을 맞고 있다.
2009년 1월 2일 한라산
2009년 1월 2일 한라산
2009.01.06묵은해 마지막과 새해 첫날 정상을 닫아두었던 한라산이 열렸다. 성판악에서 열린 길. 한라산은 초입부터 눈세상이다. 눈발은 그칠줄 모르고 사람들은 지난 이틀동안 내딛지 못한 발길을 앙갚음이라도 하는 양 무리지어 오른다. 고도를 올릴수록 눈은 그 깊이를 더하고..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간단한 요기로 마음의 끈을 조이고 백록담을 향해 나선다. 한층 낮아진 숲을 헤치고 사방이 트인 고도에 이른 순간 사위는 더욱 어두워지고 엄청난 바람과 살을 에일듯한 추위에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어진다. 이 오름짓이 언제나 끝날것인가를 가늠해볼 틈도 없이 어느덧 계단이 끝나고 한라산 정상이다. 앞을 분간하기 힘든 짙은 운무와 엄청난 바람. 백록담이 어드메인지 팻말이 아니고서는 짐작조차 하기 힘들다. 잠시도 머물기 어렵다. 서둘러 증..
다랑쉬오름을 오르다.
다랑쉬오름을 오르다.
2009.01.05해가 바뀌었다. 연말연시를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 미안함과 국회 앞에서 싸우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칠 않다. 허나 어쩌랴 기왕 나선 길 제대로 밟고 돌아가야 할 일이다. 새해를 맞는 그럴듯한 해맞이를 기대하였으나 궂은 날씨로 작파하였다. 한라산 산행 역시 많은 눈으로 정상산행이 통제되었다는 소식이다. 우리는 일정을 바꾸어 다랑쉬오름을 먼저 찾아오르기로 하였다. 그런데 뜻밖에도 제주도 청년들이 막아나선다. 눈이 쌓여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눈이 내리면 아예 운전할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모양이다. 눈이 많은 고창에서 갈고 닦은 눈길 운전 경험을 내세워 우격다짐하다시피 하여 길을 나선다. 중문시내를 지나는 길 FTA투쟁 당시 골프장을 통해 신라호텔 회담장에 육박했던 일, 바다에..
토박이와 함께 한 제주도 여행- 우도를 가다.
토박이와 함께 한 제주도 여행- 우도를 가다.
2008.10.15마당에 풀이 우거지고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씨임에도 중산간 지역이어서인지 모기가 한마리도 없었기에 가시리의 밤은 평온하였습니다. 9월 22일. 제주도 여행 마지막날은 첫날부터 함께 한 서귀포 열리 동지들과의 아쉬운 작별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성읍을 지나 일출봉으로 향합니다. 일출봉이 잘 바라다보이는 식당에서 시원한 해물뚝배기로 예의 한라산 하얀 소주와 함께 아침을 먹고 우도행 배에 올랐습니다. 일출봉은 우도를 다녀와서 도모하기로 하고... 우도는 남해안에 있었다면 연륙교라도 놓을법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습니다. 불과 10여분. 배는 우도에 도착하였고 수학여행을 온 듯한 풋내 나는 어린 학생들은 부리나케 버스에 올라타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있는거라곤 시간뿐인 우리는 자전거를 빌려타고 느긋하게 해안..
토박이와 함께 한 제주도 여행 - 제주도 본질의 맛을 보다.
토박이와 함께 한 제주도 여행 - 제주도 본질의 맛을 보다.
2008.10.15밤새 우리는 모기떼의 극성스런 공격에 잠을 설쳤습니다. 홍규형은 모기가 얼마나 쎈지 "뼈에 침을 박는 것 같았다."고 말합니다. 뿌옇게 밝아오는 창문으로 몰려든 모기떼는 족히 백여 마리는 되어보였고 밤새 빨아들인 피로 배가 빨갛게 부풀어 있습니다. 손을 댈때마다 터지는 선혈! 모기떼를 방에 가두고 우리가 밖에서 자는 것이 옳았겠습니다. 집을 나선 우리는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놈들과 주민들이 일대 격전을 벌이고 있는 강정마을로 갔습니다. 한사람이라도 더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놈들의 속셈과 강정마을의 투쟁을 알아야 한다는 제주도 동지들의 안배 때문입니다. 집집마다 내걸린 깃발과 벽화가 핵폐기장 반대투쟁을 벌이던 부안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대책위 본부로 쓰이고 있는 강정마을 회관에서는 일요일 이른 아침임에..
토박이와 함께 한 제주도 여행 - 첫째날
토박이와 함께 한 제주도 여행 - 첫째날
2008.10.15(조선낫) 2008-09-24 08:02 작성 농민대회를 마친 19일 밤 탈출을 공모한 사람들이 우리집으로 모였습니다. 추리다 만 땅콩 대충 담아 창고에 넣고, 전조장 땅콩은 걷어채 모아놓기만 하고 개폐기 내리고, 차 적재함에 남아 있는 땅콩 비에 젖을까 대문간에 빠꾸로 대놓고... 흥덕으로 나가 홍어에 막걸리 한잔 하며 내일 아침 시작될 제주도 일정에 대해 의견을 교환합니다. 결론은.. 제주도 동지들의 처분대로.. 그네들이 하자는대로.. 내일 만날 제주도 동지들은 2년전 제주도 원정투쟁에서부터 인연을 맺어 두었습니다. 각자의 인생살이로까지 이야기가 번져 술자리가 다소 길어져서인지 해장이 다소 묵지근합니다. 찍어놓은 어제 대회사진 대충이라도 정리하고 몇군데 올리고 나니 벌써 기차시간이 임박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