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꾼 세상
초간단 고품격 멸치 안주
초간단 고품격 멸치 안주
2023.07.21무더운 여름 땀 흘려 일하다 잠시 땀을 식히며 먹는 깡맥주 맛을 어디에 비길 것인가? 숨을 헐떡이며 에어컨을 잠시 가동한다. 땀에 젖은 몸에 이내 냉기가 스며들지만 뱃속까지 식히기에는 역부족, 바로 이때 속을 식힐 깡맥주가 필요한 것이다. 맥주도 오래될수록 맛이 깊어지는가? 유통기한 지났다 히피 볼 일 아니다. 간단한 안주가 필요하다. 오래 걸려서도, 복잡해서도 안 된다. 생멸치 그냥 씹자니 좀 거시기하고, 하여.. 동남아 냄새나는 바질, 파슬리 살살 뿌려가며 멸치를 볶다가 치즈를 뿌렸다. 그런데 아니 글쎄 치즈가 삽시간에 녹아 사라지면서 멸치와 어우러지더란 말이지(내 치즈는 다뤄본 적이 없다). 따로 놀던 바질, 파슬리도 한 덩어리가 되어 고소한 냄새에 때깔까지.. 하~ 이것 봐라?! 겁나 맛있다. 짭..
청년 장군, 영호대접주 김인배
청년 장군, 영호대접주 김인배
2023.07.17전남 동부와 서부 경남 일대를 호령하던 청년 장군, 영호대접주 김인배. 섬진강을 배경으로 그의 모습을 목판에 새겼다. 총을 거머쥔 고뇌에 찬 모습에 그가 걸어온 숱한 고난, 새로운 세상을 향한 열정과 좌절의 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장부가 사지에서 죽음을 얻는 것이 오직 떳떳한 일이요, 다만 뜻을 이루지 못함이 한이로다. 나는 공생공사를 맹세한 동지들과 최후를 같이 할 것이니 그대는 집으로 돌아가 부모를 공양하라. 영호대접주 김인배, 그이는 금구(현 전북 김제시 봉남면 화봉리) 사람이다. 갑오년 무렵 금구현은 혁명의 본거지였다. 1893년에 있은 원평(금구현) 집회는 동학의 교조신원운동을 ‘척왜양’을 기치로 한 사회변혁 운동으로 고조시킨 강력한 거점이 됐으며, 9월 2차 봉기 당시 원평은 농민군의 가..
대통령 윤석열의 대농민 선전포고
대통령 윤석열의 대농민 선전포고
2023.07.132023-07-14(금) 3분 칼럼 www.jbcbs.co.kr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 관료를 농식품부 차관으로 앉히고 임명장을 수여했습니다. 기재부는 국가예산을 주무르고 있어 정부 부처 중에서도 가장 막강한 권세를 누리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특히 물가를 잡는다는 명목으로 농산물 가격을 후려치고 수입 농산물을 마구잡이로 들여오는 원흉으로 농민들 사이에 원성이 높습니다. 2021년 시작된 쌀값 폭락도 기재부가 조장한 일입니다. 당시 기재부는 쌀 시장격리제를 발동해야 할 조건이 성립했음에도 “아직 쌀값이 너무 높다”며 시장격리를 지연시키고 방해하여 쌀값폭락을 부추겼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아예 기재부 관료를 농식품부 차관으로 앉혔습니다. 그 속내가 빤히 들여다보입니다. 지난 ..
지나간 봄을 그리워하네
지나간 봄을 그리워하네
2023.07.04아직은 쌀쌀한 어떤 봄날 깽깽이풀 보자고 나선 길 나무는 잘리워나가고 숲은 파헤쳐져 깽깽이는 흔적조차 사라졌네 아쉬운 마음 여기저기 사진기 들이대지만 흥 이내 사라져버리고 터덜터덜 돌아나왔네 북풍한설 견뎌낸 뿔나비 볕 쬐던 찬바람 일렁이는 어느 봄날이었네. 여기는 귤암리 우리는 뭔가 먹으러 왔다, 그 먼 길을.. 살자면 기력이 있어야 됭게. 숲에 든다 맛나게 생긴 들꿩, 짝을 부른다. 녀석은 수컷, 언젠가 먹고 말테다. 뿔나비나방, 나방 주제에 나비 흉내 내 너를 처음 만나 자못 흥분했었네 처음 보는 나비였으니.. 굴뚝새 한 마리, 바위 틈새를 들락날락 녀석은 번식기 짝은 구했나? 드넓은 고랭지 채소밭 펼쳐진 외딴 집 오색딱따구리 나무 두드려 짝을 부르고 나무 아래 강아지 변화무쌍 노닥거린다. 막걸리..
참알락팔랑나비
참알락팔랑나비
2023.06.22가리왕산 임도, 많은 수풀알락팔랑나비를 만나는 가운데 단 한 개체. 참알락팔랑나비, 발생 시기 등 생태의 많은 부분이 수풀알락팔랑나비와 유사하지만 생김새는 많이 다르다. 지리산 이북의 높은 산지에 분포. 오전에 땅바닥에서 물을 빨아 먹거나 볕을 쬔다. 여러 종류의 꽃에 날아들며, 오후에는 풀숲에서 텃세권을 형성한다. 종령 애벌레는 돌돌 말린 낙엽 속에서 겨울을 나는데, 먹이를 먹지 않고 번데기가 된다. - 한국나비 생태도감(오해용)
수풀알락팔랑나비
수풀알락팔랑나비
2023.06.22산꼬마표범을 찾아 오른 함백산 만항재에서 처음 만났다. 산 속 탁 트인 풀밭, 많은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는데 딱 두 종, 모시나비와 이 녀석이었다. 시기를 맞춘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풀밭은 모시나비 세상이었다. 그토록 많은 모시나비를 본 적이 없다. 모시나비 무리 속 노락 녀석이 팔랑거리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얼마나 노란지 보는 순간 황알락팔랑나빈갑다 했으나 수풀꼬마팔랑나비였다. 모든 첫 만남이 그렇듯 반갑기 짝이 없다. 암컷 수컷 지리산 이북의 높은 산지에 주로 분포하며 날개 무늬가 달라 암수 구분이 확연하다. 늘 그렇듯 첫 만남이 성사되고 나면 그 다음 만남을 훨씬 수월해진다. 이튿날 가리왕산에서 더 많은 녀석들을 만났다.
산토끼 토끼야
산토끼 토끼야
2023.06.21이른 아침 산길에서 토끼를 만났다. 숲이 너무 짙어져 오히려 사라지고 있다는 산토끼, 제대로 된 이름은 '멧토끼'다. 한반도에는 단 한 종의 멧토끼(Lepus coreanus)가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 고유종이다. 산토끼는 산속에서도 시속 80km로 달릴 수 있다 한다. 어쩌다 마주친다 해도 순식간에 달아나버리기 일쑤인데 이번엔 몹시 어리숙한 녀석을 만났다. 잠이 덜 깼을까? 이 녀석은 바로 토끼지 않고 보다 못한 내가 가까이 다가가서야 마지못한 듯 풀숲으로 사라졌다. 산토끼 토끼야어디를 가느냐깡총깡총 뛰면서어디를 가느냐이 녀석 별주부를 만났다면 간이고 뭐고 다 털렸겄다. 자세히 보니 귀에 진드기가 덕지덕지 달라붙어 피를 빨고 있다. 피를 너무 빨려 어리숙해 보였던 걸까?
줄각시하늘소
줄각시하늘소
2023.06.21함박꽃에는 각시하늘소가 찾아든다 했다. 예전 애벌레한테 들은 말이다. 하여 함박꽃도 열심히 들여다보았는데 꽃은 많이 피었으나 하늘소는 드물게 보였다. 딱지날개는 검은색이고 노란 줄무늬가 있다. 산지의 고도에 따라 성충이 나타나는 시기가 달라 낮은 산에서는 봄부터 나타나며 높은 산지에서는 8월에도 관찰된다. 각종 꽃에 날아오며 유충의 생태는 밝혀지지 않았다. 남한 전역에 분포한다. - 한국의 하늘소(황상환)
우단꽃하늘소
우단꽃하늘소
2023.06.21가리왕산 산길 옆 조팝나무, 딱 하늘소로 생겼다. 높은 산지에서 6월부터 나타나 꽃에 날아온다. 자세한 생태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남한 북부 지역에 분포한다. - 한국의 하늘소(황상환) 보기가 다소 어려운 녀석인가? 내 눈에 띈 걸 보면 아닌 것 같은데 기주식물, 월동태 등이 확인되지 않았다니.. 아무튼 잘 살아라.
긴다리범하늘소
긴다리범하늘소
2023.06.21나비를 보는 것과 하늘소를 보는 것은 좀 다른 듯.. 각각의 생태를 잘 알아야 되겠는데 도통 눈에 잘 띄질 않으니 답답하다. 일단은 꽃에 날아든 녀석들을 찾는 것이 나로서는 최선의 방책이 되겠다. 산길 가상 피어난 조팝나무와 함박꽃을 수시로 들여다 본다. 하늘소는 몸이나 무늬 형태에 따라 붙인 직관적인 이름이 특별히 많은 듯하다. 이름자에 '범', '호랑'이 들어가는 하늘소가 여럿 있는데 몸의 무늬에서 온 이름이다. 이 녀석은 그 중 유난히 다리가 긴 모양이라, 하여 긴다리범하늘소가 되었겠다. 조팝나무 꽃에서 여러 종의 하늘소를 볼 수 있었다. 어깨에 흰 점 두 개, 아래로 여덟 팔 자 무늬와 띠가 있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활동하며 주로 흰 꽃에 많이 날아든다. 남한 전역에 분포한다. -한국의 하늘소(황..
치산치수
치산치수
2023.06.162023-06-16(금) 3분 칼럼 www.jbcbs.co.kr “농사의 절반은 하늘이 짓는다” 했습니다. 눈, 비, 바람, 햇빛 등 자연계의 순환과 날씨의 변화가 농사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표현한 말입니다. 하여 농민들은 비가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 추워도 걱정, 더워도 걱정, 날씨의 변화에 따른 걱정 보따리를 숙명처럼 짊어지고 살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기후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그 최전선에 농민들이 서 있습니다. 올봄 전국에 걸친 냉해피해가 과수 농가를 덮쳤습니다. 이른 봄 더운 날씨에 일찍 핀 꽃들이 뒤이은 돌풍과 추위에 시들어버린 것입니다. 봄철 냉해는 이제 그 폭과 깊이를 더해가며 일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북과 충북 내륙 지방을 중심으로 연일 우박피해가 속출하고 있..
농민군, 마지막 밥을 받다.
농민군, 마지막 밥을 받다.
2023.06.16갑오년 5월 31일 농민군이 용머리고개를 넘어 전주성에 입성했다. “이때는 4월 27일(양력 5월 31일) 전주 서문 밖 장날이라, 때가 오시(오전 11시 - 오후 1시)쯤 되자 장터 건너편 용머리 고개에서 일성의 대포소리가 터져 나오며 수천 방의 총소리가 일시에 시장판을 뒤엎었다. 별안간 난포 소리에 놀란 장꾼들은 정신을 잃어버리고 뒤죽박죽이 되어 헤어져 달아났다. 서문으로 남문으로 물밀듯이 들어가는 바람에 동학군들은 장꾼들과 같이 섞여 문안으로 들어서며 한편 고함을 지르며 한편 총질을 하였다. 서문에서 파수 보는 병정들은 어찌 된 까닭인지를 몰라 엎어지며 자빠지며 도망질을 치고 말았다. 삽시간에 성안에도 모두 동학군의 소리요 성밖에도 동학군의 소리다. 이때 전봉준 대장은 천천히 대군을 거느리고 서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