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붕어찜
가을 붕어찜
2018.09.11여름 끝자락, 아니 인자 가을이다. 하늘로만 오르던 능소화 더 이상 오를 곳 없고, 저녁노을은 붉게도 탄다. 어젯밤 꿈에 나오신 어머니, 부석짝 허적이며 군불 때셨다. 완연한 가을이다. 농민 총회 준비하고 치르느라 고생한 영태가 홀연히 장비 챙겨 밤낚시를 다녀왔다. 4짜 넘는 것들 다 떨키고 33짜리 겨우 하나 건졌다고.. 어머니 해드리락 해도 기필 나를 줬다. 손질하면서 꼬랑지 쳐부렀더니 영 볼품없다. 꼬랑지는 남겨둬야제 못쓰겄다. 삐친 듯 보이던 붕어가 손질해 놓으니 슬퍼 보인다. 둠벙 속 물고기 건져 올리는 데는 귀신인 동네 형님, 물고기 지지는 데도 타인의 추종을 불허한다. 동네 사람들은 이 냥반 돌아가시면 둠벙 속 물고기들 잔치할 거라고 입을 모은다. - 형님 붕어 한 마리 얻어왔는디요. - 먹..
가을도 저물어 찬바람 분다.
가을도 저물어 찬바람 분다.
2016.10.30가을꽃은 역시 구절초.. 가는 가을을 아쉬워하듯 흐드러진 구절초의 배웅을 받으며 집을 나선다. 구절초만 꽃이냐? 아아~ 으악새 슬피 우우우니 가으으을이인가아아아요~ 쓸쓸한 늦가을 정취는 역시 억새가 갑이다. 가을도 저물어 찬바람 분다. 흔들리는 억새, 소슬한 늦가을의 정취.. 좋구나~하지만 현실은.. 막바지 가을걷이, 진창이 되어버린 논바닥. 농민들이 쏟아붓는 구슬땀으로 논바닥은 더욱 흥건해지는데.. 농민들은 한톨이 여금하여 굴삭기까지 불러다 놓고.. 폭락한 쌀값은 뒷전, 어떻게 지은 농산데.. 수지타산은 개나 갖다 줘라. 일 빨리 마무리하고.. 가자! 농민대회로, 민중총궐기로.. 박근혜 정권 끝장내자! 저무는 가을, 오는 겨울.. 올 농사 최종 결산은 박 정권 퇴진 투쟁의 완결로..
가을이 오는 사진
가을이 오는 사진
2014.08.25가을이 오고 있다. 성큼..
가을
가을
2013.10.07가을이 오고 어김없이 구절초가 피었다. 모든 것이 그대로 변한 것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실상 모든 것이 변했다. 꽃도 작년 것이 아니요, 집도 늙어가고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변해간다. 세상 모든 것이 다 변한다.
나락을 벤다.
나락을 벤다.
2013.10.07가을, 나락을 벤다. 이 나락 베고 나면 올해도 다 간다. 나도 한살 더 묵고 내년에도 농사 짓겠지.농사는 죽을 때까지 안고 갈 내 생업이다. 메루가 핥아먹고 참새가 볼라묵어도.. 나락은 익는다. 첫바쿠 두다랭이 비어제끼고 시다랭이째 나는 때늦은 고사를 지냈다. 나락 많이 나오라고.. 시상 참 편하게 농사짓는다. 맘까지 편했으면.. 채 다 베지 못하고 기계 고장나고 비오고..술만 잘칵 묵어불고 날 저물었다. 술은 묵었어도 나락은 붓어야제. 21시, 밤 늦은 미곡처리장은 여전히 분주하다.
구절초 흐드러진 동강의 가을.
구절초 흐드러진 동강의 가을.
2013.09.30동강할미꽃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연을 맺은 이후로 이런저런 핑곗거리, 일거리 만들어가며 참 많이도 드나든다. 그렇다고 늘 거는 건 아니고 원거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렇다는 거다.' 추석 연휴를 마치고 경북지역 고추 주산지 농민들을 만나고 올라가는 길 강원도의 고추 주산지인 정선으로 향했다. 영월에는 불행히도 농민회가 없다. 언제나처럼 예미 3거리에서 고재 넘어 동강길, 운치리에서 귤암리 거쳐 읍으로 가는 길을 달린다. 청명한 가을 하늘에 비낀 짙푸른 동강을 끼고 달리는 매우 아름다운 길이다. 여름에 보았던 그 자리에서 그 소가 여전히 풀을 뜯고 있다. 여러 차례 다녔으나 보지 못하던 정선의 논을 보았다. 읍에서 20여분, 화암면 방향 강가에 많지 않은 논들이 있다. 역시 가을, 벼들이 누렇게 익어간다. 광각렌..
가을이 왔다. 부인할 수 없는 가을이다.
가을이 왔다. 부인할 수 없는 가을이다.
2013.09.08가을이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가을이 왔다. 불볕더위가 어제일 같은데 어느결에 이불 안덮고는 못자게 되었다. 집에 내려와 들판을 한바퀴 돈다. 묏등마다 예초기 소리 요란한데 길섶 풀밭에는 둥근잎유홍초가 피었다. 잡초와 어우러져 아무렇게나 피는 꽃, 둥근잎유홍초는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과도 같은 녀석이다. 이 녀석은 늦가을까지 진한 꽃대를 올린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들판에는 참새떼들이 신났다. 섀끼들 쳐다만 봐도 배부르겄다. 허수아비 하나 없는 들녘, 농민들은 공갈포를 쏘아대지만 참새들은 아랑곳 않는다. 바야흐로 가을.. 하늘은 높고 사람은 살찐다. 벌초 하러 가야겄다.
방장산 주릉의 가을
방장산 주릉의 가을
2012.10.10이번 추석 연휴 산으로, 들로, 바다로 잘 쏘다녔다. 산은 방장산을 골라 올랐다. 방장산은 가을, 겨울이 좋다. 가슴 탁 트이는 조망 좋은 능선과 그 능선에 핀 구절초, 쑥부쟁이와 같은 가을꽃이 흐드러진 가을 방장산. 눈 많은 고창, 허리까지 차오르는 능선의 눈을 헤치는 겨울 방장산의 묘미는 해본 사람만이 안다. 가을의 방장산은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다. 쾌청함이 지나쳐 다소 흐릿한 날씨, 바람 없는 따가운 햇살이 아쉽긴 했으나 산은 역시 언제 올라도 좋다. 능선에 피어나는 가을을 감상해보시라. 억새봉에 핀 쑥부쟁이, 황금빛으로 물든 신림 들판을 내려다보고 있다. 구절초, 꽃잎의 모양과 색깔이 다양하게 보인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이 구절초, 넋을 잃게 한다. 용담과 구절초가 나란히 ..
단풍
단풍
2011.11.02회삼물을 뚫었을까? 건물하고 건물 틈새기 씽크대 앞 작은 창문 쇠창살 부여잡고 여름을 버티던 담쟁이 덩굴 단풍이 들어부렀다. 아~ 이 가을 이쁜 단풍이 보고잡다. 대통령 잘 둔 덕에 의원나리들 용 쓰는 덕에 가을이 어찌 왔는지 어찌 가고 있는지 통 모르겄다. 욕 나온다. 씨벌.
가을.
가을.
2011.10.23가을, 우리 동네 말로 가실. 가실하러 집에 왔다. 2주만이다. 껄맠 구절초는 이미 시들어불고 산국이 활짝 피었다. 이제 가을도 저물어가는 터.. 낫을 갈아 논으로 간다. 안개가 자욱하니 끼어 이슬 걷힐라문 날 저물게 생겼다. 콤바인 돌 자리 갓 돌리는데 지나가던 할매 한마디 하신다. "모 숭거놓고는 통 안븨드만 나락 빌 때 됭게 보겄네." "아따 할매가 으디 갔다 왔든갑만 그요" ㅋㅋㅋ. 날은 영 깨나들 않고 먹은 술이 알근해져 올 무렵 점심때가 지나고서야 콤바인이 왔다. 나락을 빈다는디 물 쪘던 자리라 그런지 소출이 영 시원찮다. 농사진 이래 최악이다. 배동할 무렵 결정적 시기에 침수가 되야버리니 재주가 없었던 모양이라. 물 쪘던 논에서는 두섬꼴로 나왔다. 말 그대로 반타작.. 그것 참.. 허망하기 ..
갑자기 들이닥친 가을
갑자기 들이닥친 가을
2008.10.16(조선낫) 2008-09-27 08:11 작성 | 일상사, 가울, 구절초, 늙은호박, 억새, 황금들판 하루아침에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까? 느닷없는 가을이다 싶다. 어제저녁에는 춥다는 딸들 성화에 화목 보일러에 불을 지폈다. 가을 기분을 어쩌지 못하고 들판에 나가봤더니.. 가을은 이미 우리 곁에 와있었던 모양이다.
논두렁에서 가을을 보다.
논두렁에서 가을을 보다.
2008.10.11비가 살짝 뿌리더니 오랜만에 쾌청한 가을날씨를 보여준다.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쌀쌀하다. 올해는 태풍 한번 없었던 터라 쓰러진 나락도 없고 가을날머저 좋은 탓에 하루가 다르게 들판이 비어가고 있다. 논두렁에 서서 가을에 흠뻑 젖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