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국수를..
가을엔 국수를..
2021.10.03가을이다. 나는 당산나무 아래 앉아 있다. 들판은 황금빛, 시원한 바람 솔솔 불어온다. 들판 너머 두승산이 둥실 솟았다. 잔디밭 가상자리 호박 두 덩이 넝쿨째 들어왔다. 엊그제만 해도 영락 없는 애호박이었는데 며칠 사이 몰라보게 컸다. 비가 내린 탓이다. 호박 한 덩이 따 들고 생각한다. 어찌 먹어야 하나? 나는 국수를 좋아한다. 더구나 가을이니 국수가 좋겠다. 멸치 국물에 새우젓 간, 호박 썰어 넣고 마른 새우에 청양고추로 풍미를 더한다. 냉장고에 생면이 있다. 면은 따로 삶아 찬물에 가신 후 끓는 국물에 풍덩.. 상이 차려졌다. 2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칼국수 면이라야 했는데 아쉽다. 그래도 맛있다. 잘 먹었다. 이렇게 끼니 하나를 해결한다.
예술가 국수
예술가 국수
2013.11.19술을 먹지 않은지 한달이 되었다. 집에 간 지는 또 언제인가? 가물가물하다. 한 보름은 된 모양이다. 지난번 집에 갔을 때 들렀던 홍규형 작업실, 술을 먹지 않는 관계로 자꾸 대화가 단절되고 맨숭맨숭하였다. 갑자기 홍규형이 국수를 말아주겠다고 팔을 걷어붙인다. 홍규형 음식 솜씨는 그가 지닌 예술성 못지 않게 토속적이면서 깊이가 있다. 홍규형 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열심히 추임새를 넣어줘야 한다. "흐미 냄시 존거~" "아~따 맛나겄네이!" 작업실 앞에 작은 밭고랑을 일구어놓은 홍규형이 이런저런 푸성귀를 따고 뜯어다 상을 차렸다. 나도 내년에는 꼭 텃밭농사 성공해야지 다짐해본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나는 단 한번도 텃밭농사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파지, 무수지 다 직접 담갔다 한다. 김치 담그기가 몹시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