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부기
노련한 뜸부기
노련한 뜸부기
2018.07.10논이라고 달랑 다섯 배미뿐인데.. 물꼬를 자른다는 것이 하나를 빼먹었다. 농사 많은 사람 어찌고 그 많은 물꼬 관리하며 농사짓는지 모를 일이다. 뙤밭 하나 풀이 많이 났다. 콩밭이나 뙤밭이나 메꽃이 말썽이다. 잠시 쭈그리고 앉아 풀을 매는데 저 멀리 저수지 가상에서 뜸부기 소리 간간이 들린다. 뜸부기 소리 크지 않지만 울림이 깊어 멀리까지 간다. 뜸부기 우는 모냥을 볼작시면 혼신의 힘을 다해 뱃속 깊은 곳에서부터 소리를 토해낸다. 좌우튼 왔으니 봐야지.. 소리까지 들었는데 그냥 말 수 없다. 300미리 망원렌즈를 장착한다. 실로 오랜만이다. 뜸부기 은신처로 짐작되는 곳에 차를 세우고 뜸부기 울음소리를 튼다. 반응이 없다. 왜가리한테 묻는다. 뜸부기 못 봤냐? 왜가리, 고개를 외로 꼰다. 찰나.. 뜸부기 ..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운다.
뜸북 뜸북 뜸북새 논에서 운다.
2013.07.04장맛비가 오락가락한다. 저수지 뚝방 산딸기 흐드러졌겠다 싶어 논 둘러보는 길에 차를 몰고 살살..산딸기 곤해둔 사람이 많았던 듯 누군가 다 따먹어부렀다. 다행히 손 안탄 몇 포기 있어 누가 볼새라 허겁지겁.. ㅎㅎ이때여..저 멀리 들판 가운데에서 뜸부기 소리 들려온다. 온 몸을 쥐어찌듯 발산하는 뜸부기 소리는 단전에서 소리를 끌어올린다는 소리꾼 목청만큼이나 울림이 강하다.쯤부기 소리는 잠시 쉬었다 다시 울리기를 반복한다. 소리에 귀 기울여가며 더듬어간다. 들판을 거의 가로질러 여수로 근방에 이르니 소리가 가끼워지고 모폭 사이로 들락거리는 녀석의 목아지가 포착된다. 뜸부기는 논에서 운다. 뜸부기 소리는 구슬프기 짝이 없다. 어쩌다 한마리씩 이따금 보게 되니 더욱 그렇게 들린다. 이 녀석은 수컷이다. 가을 ..
뜸부기 몸으로 울었다.
뜸부기 몸으로 울었다.
2010.07.04뜸부기 한마리 외롭게 외롭게 논을 헤집고 다닌다. 뭐 그다지 먹는 것에 연연하지는 않는 듯 하고 그저 이 논 저 논 옮겨다니며 울고만 있다. 아마도 짝을 찾는 듯.. 그러나 그 어디에도 암컷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논두렁에 오른 뜸부기 혼신의 힘을 다해 울음을 토해내고 있다.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울려나오는 듯한 뜸부기 소리는 너른 들판에 멀리 멀리 퍼져나간다. 이 모습을 보는 내내 '뜸부기 몸으로 울었다'는 옛날 영화가 생각났다. 80년대 에로 영화가 아니었나 싶었는데 집에 와 뒤적거려보니 몸으로 운 것은 뜸부기가 아니라 앵무새였다. 다만 뜸부기는 새벽에 날았을 뿐이다. "고향도 못간 뜸부기가 이 도시의 처마에서 지금 슬피 울고 있다" "이 슬픈 뜸북새를 .. 고향으로 돌려보내라" 광고 문구도 애틋한 ..
'흰배뜸부기'가 우리 논에 날아들었다.
'흰배뜸부기'가 우리 논에 날아들었다.
2008.07.21작년에는 이런 녀석도 왔었다. 2008/07/21 22:19 한 1주일쯤 되었을까? 해질녘 논에서 개치고 있는데 아래 저수지 쪽에서 뜸부기 소리가 유혹한다. 하지만 뜸부기 쯤이야 서너차례 사진에 담아본지라 꾹 참고 일을 계속한다. 한데 좀 묘한 소리가 섞여서 들리기 시작한다. 뜸부기 소리보다 다소 높은 음정과 빠른 박자로 울어대는... 뜸부기 소리같기는 한데 아닌 소리. 한번도 들어보진 못했지만 저거이 '쇠뜸부기사촌'쯤 되는 녀석인가보다 하고 미루어 짐작해본다. 일을 좀 서둘러 마치고 소리나는 곳으로 가보았다. 우리 논 아래 가물치 키우던 양어장 방죽에서 소리가 난다. 다가가보지만 줄이 들어찬 수풀 속에 숨어있는 녀석의 모습을 찾을 재간이 없다. 그 후로 며칠간 꼭 일하는 석양에 울어대거나 내가 집에 없..
뜸부기 논에서 날다.
뜸부기 논에서 날다.
2008.07.13올해는 아무리 기다려도 뜸부기가 오지 않는다. 여름도 다 가는데.. 어린 시절 그 많던 뜸부기는 다 어디로 갔을까? 뜸! 뜸! 하는 뜸부기 소리가 해 질 녘이 되면서 더욱 강하게 귓전을 자극한다. 며칠째 들리는 소리지만 날이 너무 어둡거나 일손을 멈출 수 없어 무시해온 터이다. 한번 떴다 하면 십리는 날아가버리는 녀석들인지라 어설피 달려갔다가 다른 데로 달아날 우려도 있고... 일손을 접고 달려가 본다. 그사이 나락이 많이 자란지라 소리만 들릴 뿐 행방이 묘연하다. 바로 코 앞에서 나던 소리가 이내 그치고, 나도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있자니 이미 다른 논으로 이동한 녀석이 삐죽이 고개를 내민다. 하! 너무 멀다. 다시 그쪽으로 가보지만 역시 행방은 묘연하다. 작파하고 발걸음을 떼는 순간 녀석이 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