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산 왕나비
달마산 왕나비
2013.09.26달마산에서 왕나비를 만났다. 몸집이 커서 왕나비라 이름붙였다 한다. 큰 날개로 유유자적 활공하며 느릿느릿 숲 속을 배회한다. 산기슭과 오름길, 능선에서 모두 만났다. 등골나물 위에 앉은 왕나비를 산기슭에서 처음 만났다. 두마리가 날아다녔다. 왕나비를 보여주려고 달마산이 나를 잡아끌었나 싶다. 왕나비는 장거리 이동을 하는 녀석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와 남해안 등지에서 월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벌레 상태로 월동한 왕나비가 성충이 되어 한반도 곳곳으로 이동하여 번식하여 여름을 나고 가을이 되면 월동이 가능한 지역으로 다시 이동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왕나비 이동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나 관찰이 부족한 상태라 한다. 일본에서의 연구에 따르면 최대 2천키로미터 이상을 이동하며 일본에서 ..
방장산 작은주홍부전나비
방장산 작은주홍부전나비
2013.09.16나비들은 같은 종이라도 봄에 나오는 녀석, 여름에 나오는 녀석이 크기나 색상에서 다소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 모양이다. 작은주홍부전나비는 여름형이 봄형에 비새 크기가 작아지고 색상은 어두워진다고 되어 있다. 지난번 천안에서 봤던 큰주홍부전나비에 비해 강렬하지는 않지만 이 녀석도 꽤 멋지다. 방장산 임도를 지나오면서 딱 세개체를 보았을 뿐인데 시기나 장소 탓인지, 아니면 사방에 널려 있는 매우 흔한 녀석은 아닌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가 없다. 이 녀석들은 윗날개와 아랫날개를 비비며 날개를 폈다 오무렸다 한다. 부전나비류의 전반적인 특징이 아닌가 싶다. 전국에 걸쳐 분포하며 4월에서 10월까지 연중 관찰된다. 둘 중 하나는 암컷이지 않겠나 싶다. 주홍색상이 연하게 나오는 것이 암컷이라 하니 아래쪽 것이 암..
방장산 표범나비는 등골나물을 좋아한다.
방장산 표범나비는 등골나물을 좋아한다.
2013.09.16고창읍에서 용교까지 방장산 임도를 타고 넘어왔다. 임도는 나비를 관찰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는 듯하다. 임도를 따라 이러저러한 꽃들이 피어 있고 꽃마다 단골 나비들이 있다. 가장 많이 피어 있는 등골나물은 표범나비들이 독차지하다시피 하고 있다. 표범나비들은 이름답게 매우 전투적이어서 다른 나비들의 접근을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세가지 정도의 표범나비를 보았다.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흔한 녀석들.. 무늬 치이가 미묘하여 구분이 쉽지 않아 혼동스럽다, 더 많이 자주 봐야 눈에 익을 듯.. 은줄표범나비 암검은표범나비 암컷 암수가 매우 유별하여 이 녀석을 알아내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줄나비 종류가 아니겠는가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도감을 뒤지다 보니 알아보지 못했다. slr클럽에 사진을 올리고 문..
부전나비 2종(먹부전나비, 푸른부전나비)
부전나비 2종(먹부전나비, 푸른부전나비)
2013.09.14나비들은겉과 속, 정확히 말하자면 날개의 윗면과 아랫면이 판이하게 다른 녀석들이 많다. 인내심을 가지고 날개 접고 펴기를 기다려 위아래의 색상과 무늬를 동시에 잘 눈여겨둬야 나비를 잘 알아볼 수 있겠다. 오늘 본 먹부전나비와 푸른부전나비도 겉과 속이 몹시 다른 그런 녀석들에 속한다. 둘 다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며 3월에서 10월까지 관찰되는 매우 흔한 녀석들이다. 먹부전나비, 우리집 마당에서 찍었다. 나비가 날아다니는 시기에 전국 도처에서 쉽게 볼 수 있겠다. 암수 구분법에 대해 나와 있긴 한데 설명이 복잡하니 그냥 넘어가야겠다. 암컷이 수컷에 비해 다소 크다. 푸른부전나비, 운곡습지 넘어가는 길섶 풀숲에서 보았다. 이 녀석 역시 전국 각지 아무데나 다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평지에서 산꼭대기까지 광범..
동강에 가고 싶다.
동강에 가고 싶다.
2013.09.12동강.. 가을이 많이 와 있겄지?가고 잪다. 병아리풀 고요한 동강 동강길.. 그 중에서도 귤암리에서 운치리에 이르는 길은사람의 혼을 쏙 빼놓는다.
가을이 왔다. 부인할 수 없는 가을이다.
가을이 왔다. 부인할 수 없는 가을이다.
2013.09.08가을이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가을이 왔다. 불볕더위가 어제일 같은데 어느결에 이불 안덮고는 못자게 되었다. 집에 내려와 들판을 한바퀴 돈다. 묏등마다 예초기 소리 요란한데 길섶 풀밭에는 둥근잎유홍초가 피었다. 잡초와 어우러져 아무렇게나 피는 꽃, 둥근잎유홍초는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과도 같은 녀석이다. 이 녀석은 늦가을까지 진한 꽃대를 올린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들판에는 참새떼들이 신났다. 섀끼들 쳐다만 봐도 배부르겄다. 허수아비 하나 없는 들녘, 농민들은 공갈포를 쏘아대지만 참새들은 아랑곳 않는다. 바야흐로 가을.. 하늘은 높고 사람은 살찐다. 벌초 하러 가야겄다.
가리왕산에 가다.
가리왕산에 가다.
2013.08.31남부지방에는 큰 비가 내린다 했다. 오랜 가뭄으로 타들어가는 곡식들이 좋아라 하겠다. 집에 가봐야 별 볼일 없겠다 싶어 발길이 산으로 향했다. 지난주 토요일 이야기다. 딱히 정해놓은 산 없이 일단 길을 나서 이리저리 고민한 끝에 정선땅 가리왕산으로 향했다. 본래 산에 가기 전에 해당 산에 대한 정보를 무지하게 파악하고 가는 편인데.. 그냥 무작정 갔다. 가리왕산은 큰 산이다. 대여섯시간이면 오르락 내리락하지 않겠는가 하고 물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덤볐다가 꽤 고생하였다. 허기와 갈증 속에서 매우 느릿하게 걷다보니 11시간을 산에 머물러야 했다. 다행히 물은 임도 주변에서 구해 마실 수 있었다. 넉넉하고 품이 큰 산이라고 하나 출발지에서 상봉까지 1,100여미터에 달하는 고도를 올려야 하기에 주능선에 도..
운곡습지 먹그림나비
운곡습지 먹그림나비
2013.08.28얼마 전 운곡습지에서 새를 기다리다가 문득 나비가 눈에 들어왔다. 결국 기다리던 새는 작파한 채 나비만 열심히 쫓아다녔다. 그날 이후 때로는 조용히, 때로는 격하게 활강하기도 하고 종잡을 수 없이 나풀거리기도 하는 나비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고조되었다. 풀밭만 봐도 나비 없나 들여다보고 어디에 가야 나비가 많을까, 이 동네에는 무슨 나비가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도감을 사야 되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지만 너무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분간은 인터넷 정보에 의지하는 수밖에.. 아무튼 나비가 좋아졌다. 틈 나는 대로 나비하고 놀아볼 작정이다. 나비에 관한 첫 이야기는 먹그림나비로 해볼까 한다. 이런 나비도 있었나 하고 열심히 들여다보다 보니 예전에도 똑같은 장면을 본 적이 있었지 않은가 하는 착각이 ..
운곡습지의 나비들
운곡습지의 나비들
2013.08.20운곡습지에 와 있는 묘한 녀석을 보기 위해 집에 내려갈 때마다 틈을 낸다. 소리로라도 열심히 화답해주던 녀석이 이제는 기척조차 없다. 혹시나 하고 기다리는 동안 난데 없는 나비에 꽂혔다. 웬 나비가 그리 많은지.. 두어시간을 머무르면서 20종이 넘는 나비들과 대면하였다. 오묘한 무늬와 색상의 나비들, 인터넷으로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얻는 희열, 아무래도 나비 도감을 하나 장만하게 될 듯.. 우선 나비사진 하나씩 대표로 걸고 틈나는 대로 차차 나비연구를 진행해야겠다. 굴뚝나비 긴꼬리제비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암컷 남방노랑나비 남방제비나비 네발나비 먹그늘나비 먹그림나비 물결나비 배추흰나비 부처나비 뿔나비 호랑나비 애기세줄나비 애물결나비 ?줄나비 왕자팔랑나비 푸른부전나비 홍점알락나비 황오색나비 흑백알락나비
출수
출수
2013.08.09벼이삭이 목을 내민다, 출수. 성질 급한 놈이 먼저 고개를 내밀고 세상을 엿본다. 벼의 일생에서 대단히 중요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작년에는 모개 내민 벼이삭이 여물 틈도 주지 않고 바람이 생명을 앗아가 버렸다. 벼이삭은 고개를 꼿꼿이 새운 체 하얗게 말라버렸다. 재작년에는 아직 고개도 내밀지 못하고 배 속에 들어있는 상태에서 물에 잠겨버렸다. 연 이태 내 농사는 반타작을 면치 못했다. 올해는 이른 벼를 늦게 심었다. 정상적으로 심은 이른 벼 목을 숙이고 만생종 벼는 아직 이삭이 나오지 않은 지금 내 논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벼이삭이 목을 내밀고 있다. 올 날씨는 어쩔랑가 내 선택이 빛을 발할지 두고 볼 일이다. 논두럭을 깎는다. 이런 논두럭 이렇게 만드는 일이다. 살인적인 무더위, 작업은 해장과 해 질..
10년 전 사진..
10년 전 사진..
2013.07.24하드디스크를 뒤적거리다 10년 전 사진들을 본다. 이것들은 고딩, 중딩이 되었는데 모양성 아래 한가롭던 이 할매들은 어찌 되셨을까?......술 묵고잡다.
기장밭의 하얀참새
기장밭의 하얀참새
2013.07.15"어이 흐건 참새 봤는가?" 고부에서 농사짓는 택근이형 전화를 받고 집에 내려간 김에 흰참새를 보러 갔다. 고부, 우리집에서 멀지 않다. 한 5~6천평쯤 되어보이는 넓은 밭에 기장을 갈아놓았다. 기장은 수수, 조 등과 함께 오곡밥에 들어가는 중요한 잡곡 중의 하나이며, 7~8천년 전의 고대로부터 재배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기장이 익어간다. 장마통에 쓰러져서 그렇지 농사는 잘 되었다. 고부 참새들 다 모이기라도 한 듯 기장밭 이곳 저곳에 수천마리는 되어보이는 참새떼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기장을 먹고 있다. 참새가 기장 다 먹는다고 걱정했더니 새 주고도 충분히 남는단다. 그나 참새들 복 터졌다. 기장 타조하고 나면 이 많은 참새들 뭇 묵고 살지, 논으로 달려들지 않을지 걱정스럽다. 비는 내리고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