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넘어 손님이 찾아오는 보신탕집
백두대간 넘어 손님이 찾아오는 보신탕집
2013.07.30정감록이 전하는 십승지 중의 한 곳, 무풍은 무주에 속해 있다. 무주에서도 무풍은 몹시 외진 곳이다. 무풍은 3개 도의 경계에 있다. 삼국시대에는 신라 땅에 속했다 한다. 무주에서 가자면 나제통문을 지나야 하고, 경북 김천과 경남 거창에서 오자면 백두대간을 넘어야 한다. 그 옛날에는 얼마나 오지였을까? 그곳 무풍에 잘하는 보신탕집이 있다. 무풍은 또한 무주군농민회의 요람이다. 무주 농민회 대부분의 역량이 무풍면에 집중되어 있고 무풍 회원의 주력이 나와 같은 말띠 갑장들이다. 그렇게 해서 맺어진 인연으로 알게 된 보신탕집이 무풍 면소재지에 있는 만복 식당이다. 오늘도 손님이 많다.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 박대하는 주인 양반을 설복하여 자리를 잡고 앉았다. 보신 전골을 주문하였다. 야무진 청양고추와 토종 조선..
메밀국죽, 메밀음식의 새로운 경지를 보다.
메밀국죽, 메밀음식의 새로운 경지를 보다.
2013.04.30정선 사람들과 인연을 튼지 불과 수개월, 멧돼지사냥에 동강할미꽃에 갖가지 핑계를 대고 참 많이도 들락거렸다. 저게 밭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가파른 경사지의 돌밭만이 즐비할 뿐 아직까지 논을 보지 못하였다. 사람들을 만나보면 산골사람 특유의 솔직담백함이 두드러진다. 그런 사람들이 만들고 먹는 음식 맛은 어떨까?콧등치기에 곤드레밥에 늘상 밤새 술을 푸고 속풀이로 먹어온 터라 맛에 대해 뭐라 표현하기가 어렵다. 다만 함께 먹는 사람들의 "아~ 좋다!" 감탄사와 이마와 콧등의 땀을 훔쳐가며 맛나게 먹었던 기억만이 선명하다. 이번이라고 다르진 않다. 밤새 마신 술이 강력한 속풀이를 요구한다. 정선사람 늘 가는 식당에 전화하더니 "해줄 수 있느냐?"며 뭔가 특별한 음식을 주문하는 듯 하다. 정선사람 덕에 메뉴판에는 ..
아리아리 정선 꼬들꼬들 곤드레밥
아리아리 정선 꼬들꼬들 곤드레밥
2013.04.25곰취가 곤드레나물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다. 왜 이렇게 알게 되었는지 알 수 없다. 곤드레나물은 고려엉겅퀴의 다른 이름이다. 정선 읍내 장터에서 곤드레밥을 먹는다. 지난번 콧등치기를 먹었던 바로 그 집. 콧등치기는 그날 이후 정선역앞 다른 집에서도 먹어봤는데 이 집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곤드레밥이 나왔다. 들기름일까? 찰진 밥에 윤기가 흐른다. 코를 스치는 풍취가 구수하다. 참기름보다 낫다. 수선스럽지 않은 밑반찬 몇가지와 양념장, 강된장이 함께 나왔다. 정선사람 말씀하시길 곤드레밥을 반으로 나눠서 양념장 절반, 강된장 절반 비벼먹으란다. 하! 대처 맛이 다르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두가지 맛을 동시에 본다. 역시 토박이들이 제 맛을 안다. 서울에서 먹었던 곤드레밥하고는 비교할 수 없는 그윽..
아이폰 속 묵잘것 사진
아이폰 속 묵잘것 사진
2013.04.13먹기 전에 사진을 찍어두는 버릇이 생겼다. 다소 어둡고 좋지 않은 조건에서도 아이폰은 그럴싸한 사진을 남겨둔다. 전화기속 사진을 덜어내다 보니 목젖 땡기는 그림들이 여러장 있다. 굴풋하니 술 땡길때 보면 침 깨나 고이겄다. 운대가 맞아야 먹을 수 있는 신길동 껍데기집 쭈께미 딸기 바지락칼국수 동죽 이사하던 날 청국장, 막걸리 행복레스트호프 홍어찜, 밥 ㅎㅎ 맛 좋은 선운산 생막걸리 버섯구이 버섯구이쌈 게장주먹밥 머웃대무침 달롱개장 봄너물비빔밥 말강막걸리 정선 콧등치기, 곤드레막걸리 미나리, 민들레, 달롱개, 쑥국, 막걸리 묵은지, 젓꼬치, 갓지 해남 백반
조선 최고의 홍어탕, 전주 속초홍어
조선 최고의 홍어탕, 전주 속초홍어
2013.03.15홍어탕을 가장 잘 끓이는 집은 어디일까를 묻는다면 전주에 있는 '속초 홍어'집이라는 것에 나의 미각을 걸겠다. 전주 완주군청 옆골목에 있는 속초 홍어집 홍어탕은 잘 삭힌 홍어의 맛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면서 일체의 잡맛이 없는 깔끔함을 자랑한다. 정말 맛있는데.. 뭐라 표현할 방법이 없네. 홍어를 사랑하시는 분들 전주에 가시거든 꼭 가서 드셔 보시라. 감히 조선 최고의 홍어탕이라 추천하는 바이다. 사진은 다소 맛없어 보이게 나왔으나 실상은 정말 맛있다. 삭힌 홍어를 먹지 못하는 사람들은 삭히지 않은 것을 주문하거나 반반 섞어 주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기왕 먹는 홍어 잘 삭힌 것으로 주문해서 드셔 보시길 권한다. 아래는 홍어찜이다.
콧등치기
콧등치기
2013.03.02정선땅 무공해 사람들과, 술과, 의리를 아는 멋진 개들과 잘 놀고 먹고 쉬고.. 콧등치기 국수를 마지막 해장거리로 삼았다. 워낙 잘 알려진 정선의 대표음식이니 굳이 다른 설명은 필요 없겠고 맛 또한 먹어봐야 아는 것이니.. 다만 정선 막걸리에 아리아리~ 해진 탓에 면발이 콧등을 쳤는지 안쳤는지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거. 텁텁한 막걸리가 좋았던 것으로.. 겨울인지라 따뜻하게.. 일단 묵어봐야 맛을 안다는거. "아~! 좋다"를 연발하면서 먹었는데 사실 딱히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리아리~ 정선 막걸리 탓이겠지. 빈그릇이 대신 말해준다. 맛있었노라고.. 수수부꾸미 정선말로 '노치'라 부르는 모양이다. 호남평야인 우리 동네에서는 찹쌀가루로 부꾸미를 만들었다. 어머니가 잘 만드셨는데.. 그러고 보니 정선에 와..
막심 쓰는 무더위, 진주냉면이 생각난다.
막심 쓰는 무더위, 진주냉면이 생각난다.
2010.08.21막심 쓰는 걸로 봐야 할까요? 막판 무더위가 장난이 아닙니다. 이 시각이면 아직 선선해야 할 때인데 이미 온몸의 땀구멍들이 가동되려 하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하고 앉아 있는데도 말입니다. 시원한 냉면이 생각납니다. 그 중에서도 진주냉면이 생각나는데요. 냉면이라 하면 한국전쟁 이후 북에서 내려온 실향민들에 의해 이남 사람들도 널리 즐기게 된 것으로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진주라 천리길'이라 하는 이남의 끄트머리에 이북에서 내려온 냉면들과 필적할 만한 냉면계의 독특한 계보가 있다 하니 이름하여 진주냉면입니다. 고창에서 부산을 오가는 길목 어디쯤에서 요기를 해야 할 것인가를 고심하던 중 진주냉면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그날 이후 부산을 오고 갈 때 어지간하면 진주에 들려 챙겨먹곤 합니다. 저는 물냉면만..
된장이 끓는다.
된장이 끓는다.
2010.07.27덥다. 많이 덥다. 오늘은 소나기도 없다. 말 그대로 불볕더위! 삽질 잠시 해보았더니 숨이 콱콱 막히는 것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서 깨달았다. 아~! 지금은 삽질할 때가 아니구나. 4대강 삽질에 대한 국민적 원성이 드높다. 각카도 얼른 깨달아야 할 터인데.. 아~! 이러다 정권이 절단나는 수가 있겠구나. 어느새 점심 때가 되었다. 옷 훌훌 벗고 선풍기 앞에 앉으니 에어콘 바람 부럽지 않다. 이런 날엔 매운 고추 썰어넣고 된장 지져 호박잎 싸먹는 것이 좋다. 더울 때는 뜨거운 음식을 먹어야 더위를 덜 느낀다고 한다. 이열치열의 원리가 이 아니겠는가?
점심밥상 돌나물무침.
점심밥상 돌나물무침.
2010.04.06몇해 전 꽃을 보겠노라고 옮겨다 심어놓은 돌나물이 집안 곳곳에 퍼져 지천으로 올라오고 있다. 지금이 보기 좋지 여름 장마철이 되면 너무 커버려 보기에 좋지 않다. 풀 매면서 뽑아 던져놓은 녀석들이 이제는 집안 곳곳을 차지하고 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언제 한번 저것을 뜯어먹어야지 하다 오늘 드디어 점심밥상에 올리게 되었다. 사실 돌나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진한 풀냄새 탓이다. 하여 머위잎하고 같이 버무려서 무쳐먹었다. 머위잎이야 대를 뚝뚝 분질러 꺾으면 되고 돌나물은 다듬어 씻을 일을 생각해서 녹차 새순 지르듯이 꼭대기만 똑똑 따담았다. 뭐 정성스레 씻을 것도 없이 흐르는 물에 대충 헹궈내니 깨끗하다. 조선간장 한숟가락 흩뿌리고 깨소금 넉넉히 치고 초고추장을 찾으니 없다. 초고추장 대신 며..
고기가 먹고 싶을 땐.. 양송이 버섯구이
고기가 먹고 싶을 땐.. 양송이 버섯구이
2010.03.31현미밥 채식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찹쌀과 맵쌀 현미를 반반씩 섞어 지은 현미밥에 채소 반찬, 삭힌 홍어를 제외하고는 육식을 하지 않았고 막걸리를 제외하고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그 결과 약 5kg가량 몸무게가 줄었다. 겨울 동안 불어난 몸무게가 빠진 수준이긴 하지만 육식을 하지 않을 뿐 배불리 먹고도 감량을 한 것이니 나쁘지 않다. 이제는 백미로 지은 밥은 싱겁기도 하거니와 씹는 맛이 없어서 먹기가 사납다. 다만 이따금 찾아오는 고기 생각이 떨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양송이버섯구이가 좋다. 그간 몇 차례 먹어봤지만 먹을 때마다 맛이 새롭다. 밥상이 준비되었다. 완전한 현미밥, 백여번 이상 씹어야 제 맛이 난다. 장모님이 주신 갓김치, 갓김치 좋아한다고 늘 갓김치를 주신다. 양송이 3천..
입맛을 일깨울 강력한 봄내음, 머위무침.
입맛을 일깨울 강력한 봄내음, 머위무침.
2010.03.24사방천지에 풀들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눈이 오건 비가 내리건 봄은 여지없는 봄이다. 풀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작년 밭농사 풀을 못잡아 많이 망쳐버렸기에 올해는 기필코 풀의 기세를 꺾고야 말리라는 각오를 날카롭게 세워야 할 때이다. 묵어버리다시피 한 철쭉밭을 어제 오후부터 매기 시작하였다. 아직은 뭐 손댄 표시도 안나고 언제 끝을 볼 지 모를 기나긴 싸움의 시작이다. 오전 내 밭을 매고 나니 몸땡이는 나른하고 입 속이 텁텁한게 요상시랍다. 뭔가 입맛을 일깨울 강력한 봄내음이 필요하다. 며칠 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일을 실행에 옮길 때이댜. 집안 곳곳에 돋아나기 시작한 머위잎을 무쳐먹기로 한다. 막 돋아나기 시작한 어린 잎이라 생으로 그냥 무쳐먹기 좋을 때이다. 며칠 전 엄마의 지도를 받아 겉저리 맛나게..
고창 천안문 짬뽕
고창 천안문 짬뽕
2009.08.23세 군데 술자리를 전전하며 부어댄 술. 하루가 지났음에도 술기운이 좀처럼 가시질 않는다. 오랜만에 경험해보는 숙취의 고통. 이런 날은 쓰린 속을 달랠 강력한 국물이 절실하다. 천안문 짬뽕이다. 정확히 말하면 삼선짬뽕. 고창에서 짬뽕을 가장 잘하는 집이다. 내가 아는 한 그렇다. 빨간 국물에 담긴 해산물이 요란스럽지 않게 적절하다. 적절하게 매움한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천안문 짬뽕을 먹기 시작한 지 10여 년, 한결같은 맛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나는 숙취에 시달리는 아침이 고창에 가까울 때면 천안문 짬뽕을 찾는다. 숙취를 풀 목적이 아니라면 이과두주 한병 주문해서 곁들이면 매우 좋다. 내가 짬뽕을 먹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이다. 그전까지는 짜장면이 가장 맛있는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