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짤막한 제주 여행
짤막한 제주 여행
2020.11.30제주는 늘 설렘으로 다가온다. 마침 전농이 제주에서 '농민 기본법' 토론회를 열었다. 다른 볼일까지 끼워 넣어 제주로 달린다. 맨 처음 당도한 곳은 김경훈 시인의 농막, 시인은 키우던 청계를 두 마리나 솥단지에 넣었다. 민중가수까지 동석하여 술자리는 금세 달아올랐다. 막걸리에 담금주까지 마셨다는데 나는 소주 단계에서 기억이 끊겼다. 앉은 자세 그대로 자다 쓰러졌다는.. 시인이 끓여준 떡국으로 속을 풀고 따라비 오름으로.. 토론회 장소가 표선이다. 가방을 둘러메는데 뭔가 허전하다. 하이고~ 렌즈만 챙기고 카메라를 두고 왔다. 이 무슨.. 갈수락 큰일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전화기 속 사진기가 있으니.. 따라비오름 끝자락 무덤가 작은 동자석이 망자의 영혼을 지키고 있다. 하루가 가고 새로운 아침이 밝았다. 아..
제주도, 몸국이 있어 살아 돌아왔다.
제주도, 몸국이 있어 살아 돌아왔다.
2010.06.24'모내기만 끝나믄..' 큰일 하나 치르고 나면 다른 일이 꼬리를 물기 전에 벼락같이 하고 잪은 일을 해치워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모내기 끝나먼 제주도 한번 갔다 오세" 하고 버릇처럼 말해두었었다. 평일, 휴일 가릴 것 없는 농사꾼 처지이기는 하나 공부방 일을 하고 있는 각시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휴일을 택하는 수밖에 없다. 장맛비가 온다는 예보는 있었으나 지금이 아니면 한정없이 미루어지거나 아예 없던 일로 되겠다 싶어 제주행을 결행하였다. 각시와 함께는 딱 거의 1년만이다. 이번에는 술을 몽땅 마시고 돌아다녔다. 아니 술을 이겨먹지 못하였다. 콩 갈고 논마다 물 틀어놓고 헐레벌떡 마감 직전 포도시 올라탄 제주행 막비행기, 내리자마자 한시간을 달려가 술을 먹기 시작하였으니 한라산 정기받으며 사는 ..
뱃길로 가는 제주도.
뱃길로 가는 제주도.
2010.05.03제주도에 한번 가고 싶던 차에 전화가 왔다. 어린이날 행사에 쓰일 어린모가 필요한데 어찌해야겠는가 하고 묻는다. "걱정을 마시라" 하고 직접 가져다주겠다 대번에 약속하였다. '울고 싶자 뺨 때린다'더니 딱 그 짝이다. 미나리깡에 심으려고 육묘중인 모판 20장을 구해 두고 여러모로 연구하였으나 트럭에 싣고 가는 방법 외에 딱히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다. 모판 20장을 적재함 바닥에 깔고 바람타지 않게 포장으로 잘 덮었다. 왕복 도선비 24만여원, 배보다 훨씬 큰 배꼽이 부담스럽긴 하나 도리가 없다. 이른 해장 길을 나서 목포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꽤나 북적거린다. 차를 먼저 선적하고 표를 끊으러 가는데 수학여행길에 나선 까마귀들이 엄청나게 몰려온다. 감당하기 힘들것 같은 무리들을 피해 침대칸을 요구하니 1인..
화산섬의 바람자리 '오름'
화산섬의 바람자리 '오름'
2009.04.11화산섬의 바람자리 오름 - 서재철 지음/일진사 김영갑 선생은 외지인이면서도 제주도에 반하여 아예 제주도에 들어가 살았다. 제주도의 무엇에 반했을까? 아마 오름이 아니었을까 싶다. 제주도에서 가장 흔하게 눈에 밟히면서도 제주를 가장 제주답게 하는 것, 오름이다. 오름은 제주도의 역사 그 자체이다. 얼마나 활발한 화산활동이 있었는지를 보여주고 있기에 섬 생성의 역사가 거기에 있고, 그 오름에 기대어 선 섬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배어 있기에 제주 사람들의 삶과 투쟁의 역사가 거기에 있다. 3년전 한미FTA 반대투쟁단의 일원으로 제주도에 다녀온 이후 나름 수시로 제주에 드나들고 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보고 또 봐도 오르고 싶은 것이 오름이다. 그래서 오름인 모양이다. 그리고 오름과 오름들이 만들어내는 풍광에..
해돋을 시간은 되어가는데..
해돋을 시간은 되어가는데..
2009.01.01제주도에서 맞는 아침. 해돋을 시간은 되어가는데 매서운 바람소리 웅웅거리고 눈발이 펄펄 날리고 있다. 아침 일찍 오겠다던 제주 청년은 소식이 없고 함께 온 일행들은 해가 뜨는지 달이 지는지 한밤중이고 아무래도 올 해맞이는.. 꽝! 다음 기회에..? 예감이 불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