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
1차 둘째날 : 노고단에서 용의 눈알을 찍다.
1차 둘째날 : 노고단에서 용의 눈알을 찍다.
2015.02.03치밭목에서 천왕봉 오르는 길이 무척이나 힘들었던 모양이다. 쉬 녹지 않는 몸을 밤새 뒤척이다 새로 두시가 넘어서야 편안해졌다. 새벽 5시, 주섬주섬 배낭을 챙기고 어젯밤 남겨놓은 밥을 끓여 훌훌 넘기고 길을 나선다. 그럭저럭 6시가 다 되었으나 아직 어둠 속, 하동 쯤으로 생각되는 도시의 불빛이 한치잡이 어선으로 불야성을 이룬 제주 밤바다같다. 바람은 없으나 몹시 추워 출발부터 시작된 오르막이 오히려 고맙게 느껴진다. 선답자들에 의해 잘 다져진 눈길이 수월하다. 한시간쯤 걸으니 어둠이 물러나고 동녘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오늘 천왕봉 일출은 그지 없이 장관이겠다. 천왕봉 그만 쳐다보고 이젠 나를 보란듯 반야봉이 지척에서 손짓한다. 덕평봉 지나 벽소령 사이 중간, 어느 골짝인지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다. 지..
1차 첫째날 : 백두대간에 내딛는 첫발, 지리산 종주.
1차 첫째날 : 백두대간에 내딛는 첫발, 지리산 종주.
2015.02.02백두대간,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설레인다. 대간의 기원과 의미가 회자되기 시작하던 80년대 말부터 줄곧 흠모해왔다. 그 길에 첫발을 내딛는다. 나이 50, 뭔가 기념비적인 일 한가지는 하고자 함이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되새김질도 하고 새날을 그리며 사색도 하고, 몸 튼튼 마음 튼튼 두루두루.. 서울에 살던 시절 저전거 타고 집에 내려오는 계획을 무수히 세웠더랬다. 이제 더 이상 계획으로만 머무르지 않으리라. 시작을 해야 끝을 볼 수 있다. 일단 해봐야 알 수 있다. 내딛는 첫걸음에 하룻밤 재워주고 새복길 달려 산청땅까지 실어다준 구례 사람 내외간과 지리산 종주길에 함께 한 순창 사람에게 감사디린다. 대원사 골짜기를 거슬러 윗새재 마을까지 차로 올라가려 했으나 밤사이 내린 눈으로 차가 언덕을 못이겨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