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창오리
[고창의 자연] 베일에 싸인 가창오리 군무
[고창의 자연] 베일에 싸인 가창오리 군무
2011.04.02고창 지역신문 해피데이 고창에 연재되는.. 처음 써서 보냈던 글과 사진. 2009/11/25 - [새 이야기] - 가창오리의 황홀한 군무 2009/11/25 - [새 이야기] - 가창오리의 오묘한 태극무늬 2009/11/15 - [새 이야기] - 우리 동네에도 가창오리가 왔습니다. 2009/02/05 - [새 이야기] - 가창오리의 습격 2009/01/09 - [새 이야기] - 가창오리 황혼에 날다. 2008/12/11 - [새 이야기] - 가창오리 군무 연재를 시작하며… 들꽃이나 새나 우리 사람들 곁에서 친근하게 피고 지고, 날아다니고 새끼를 기르며 살아간다. 들꽃이라 함은 우리가 일부러 정성을 쏟지 않아도 저들 스스로 산과 들에서 살아가는 자생식물들, 그 중에서도 시절에 맞춰 꽃대를 피워올려 피고 지..
동림 저수지 이야기
동림 저수지 이야기
2010.11.18저희 동네 앞에 오래된 저수지가 있습니다. 일제 식민 초기 건설되어 지금은 전설이 되어버린, 귀 꽤나 기울여야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피땀과 나라 잃은 설움을 겨우 짐작이나 할 수 있을 그런 저수지입니다. 이 저수지의 물은 고창, 정읍, 부안, 김제 벌판을 적시고 동진강으로 스며들어 바다에 도달합니다. 저수지 부근의 습지는 논으로 정비되어 꽤 큰 규모의 들판이 되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저수지에 기대어 삶을 영위하고 있는지 헤아릴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그 뿐인가요? 한여름 타는 대지를 적셔 곡물을 키운 저수지는 겨울이면 온갖 철새들의 쉼터가 됩니다.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가창오리 등의 천연기념물, 그리고 제가 아직 알지 못하는 많은 새들이 월동을 하거나 나그네새로 쉬어갑니다. 특히 ..
가창오리의 오묘한 태극무늬
가창오리의 오묘한 태극무늬
2009.11.25가창오리 수컷의 얼굴에는 오묘한 태극무늬가 있다. 어찌해서 이렇게 묘한 무늬를 지니게 되었을까? 그것이 진화의 결과라고 한다면 필시 가창오리의 생존문제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얼굴의 이 오묘한 태극무늬 때문에 북에서는 태극오리라고 부른다고 한다. 명품과 짝퉁. 쇠오리의 얼굴 무늬와는 품격이 다르다. 고개를 박고 쉬고 있어도 정면을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고 있어도 깨어 있는 듯.. 머리 부위의 오묘한 무늬는 천적의 눈을 혼란스럽게 하기 위한 진화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눈을 감으면 더 흡뜬 것처럼 보이는 가창오리의 눈. 암수가 공히 그렇다. "다 보고 있어"라고 말하는 듯 하다. 이 또한 생존과 직결된 오랜 진화의 결과가 아닐까 싶다. 고개를 박고 쉬고 있는 무리 한가운데 한떼의 가창오리가 흘러간다..
가창오리의 황홀한 군무
가창오리의 황홀한 군무
2009.11.25제 블로그에서 '가창오리'를 검색하니 꽤 많은 사진과 글들이 보입니다. 제가 새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도 동림저수지 가창오리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요즘 가창오리가 농식품부 등 방역당국과 언론으로부터 '웬수것'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 사무국에서는 '철새는 오히려 피해자'라는 입장을 내놓아습니다. 고병원성 AI는 일반적으로 집단사육되는 가금류에서 발생되었으며 지금까지 한번도 야생조류에서 발생되었다고 보고된 적이 없다는 겁니다. 철새에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문제에 눈을 돌릴 때입니다. 제 블로그 속 가창오리에 대한 사진과 글을 틈날때마다 소개할까 합니다. 2009년 것이니 5년전 사진입니다. 전세계 가창오리의 절대다수..
우리 동네에도 가창오리가 왔습니다.
우리 동네에도 가창오리가 왔습니다.
2009.11.1511월 14일 동네 앞 저수지. 흐린 날씨에 바람이 쌩쌩 분다. 이따금 눈발도 날리고.. 이른 아침 가창오리가 군무를 하고 있다. 올 들어 처음이다. 아직은 소수지만 그래도 많다. 해질녘 밥 먹으러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가창오리의 습격
가창오리의 습격
2009.02.05가창오리들이 쉬어가는 동네 앞 저수지. 요즘 많이들 오고 있다. 어느 방향으로 날아갈지 가늠하기 힘들어 짐작만 할 뿐 그것이 맞아떨어지지 않더라도 그저 팔자려니 해야 한다. 그런데 자리를 제대로 잡았다. 지난 2일의 일이다. 빨갛게 지던 해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버려 석양도 없는 상황, 때가 되어 날아오른 녀석들이 저수지 상공을 선회하며 회전반경을 넓혀가며 저공비행으로 머리 위를 휘몰아치기를 여러차례. 그것은 습격이었다. 마음만 고쳐먹는다면 그 어떤 것이라도 섬멸해버릴 것 같은 섬뜩한 공포감마저 들게 하는 새들의 습격. 수면에는 물결이 일렁이고, 녀석들의 날개짓이 만든 바람은 폭풍을 연상케 했고 몸에서 쏟아지는 물방울은 그 폭풍을 폭풍우로 완성시켰다. 환호성을 질러대던 딸래미들이 무섭다며 차 속으로 달아나..
저수지의 새들
저수지의 새들
2009.01.27고창의 성내면과 흥덕면에 걸쳐 있는 동림 저수지는 일제 식민지 시절 만들어진 오래되고 규모있는 저수지이다. 저수지 아래로는 끝없이 펼쳐진 들판이 넓직하고 겨울이면 많은 철새들로 시끌벅적하게 붐빈다. 이미 20년도 더 전의 일이지만 황새가 이따금 날아와 방송을 타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은 많은 가창오리떼가 찾아와 겨울을 난다. 그 외 각종 오리, 고니, 기러기, 물닭 등이 뒤섞이기도 하고 각자의 영역에서 무리지어 노닐기도 한다. 노랑부리저어새 무리도 이따금 눈에 뜨인다.
눈 속에 새가 있다.
눈 속에 새가 있다.
2009.01.25배가 고파서일까? 눈이 내리면 새들은 경계를 게을리 한다. 사람 입장에서는 새에게 접근하기 좋은 때다. 눈이 무섭게 쏟아지다가도 햇볕이 반짝 나기도 하는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 새들은 어찌 하고 있을까? 무리를 지어 빠르게 이동하는 븕은머리오목눈이가 가시덤불이나 수풀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시간은 거의 찰라에 가깝다. 때문에 사진기에 눈을 들이대면 이미 그 자리에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녀석이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어대도 한참을 이러고 있다. 역시 눈의 조화인 듯 하다. 물빠진 방죽 바닥을 긴 부리로 열심히 훑고 다니는 꺅도요. 역시 사람이 옆에 가거나 말거나 정신이 없다. 눈에 관계 없이 까칠한 왜가리가 멀찌감치 달아나 앉더니 엉거주춤한 자세로 똥을 갈겨대고 있다. 자세만 잘 잡으면 연하장 모델이..
가창오리 황혼에 날다.
가창오리 황혼에 날다.
2009.01.09무심히 보기에 가창오리는 낮동안 저수지에서 물고기 잡아먹고 황혼이면 쉬러 가는걸로 보이지만 그 반대다. 낮동안 천적으로부터 안전한 물 한복판에 모여 쉬다 황혼이 짙어지면 비로소 먹이활동을 하러 들녘으로 날아간다. 황혼이 깃든 하늘에서 펼치는 군무를 감상하고 사진에 담기 위해 사람들은 또 물가로 모여든다. 동네 앞 동림저수지, 가창오리 숫자는 예년에 비해 아직 많지 않지만 가창오리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가창오리
가창오리
2008.12.29한 열흘 꼴도 안보이던 가창오리들이 며칠 전부터 다시 보이기 시작하였다 . 막걸리 한잔 하자는 전화 받고 나가는 길에 코도배기에 가보았다. 광주에서 오신 두분이 삼각대를 받쳐놓고 오리떼가 날아오르기를 기다리고 있다.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 사진기 챙길 여유도 없이 기다렸다는 듯이 오리들이 날아오른다. 한동안 멋진 군무를 펼치며 머리 위를 두번이나 스쳤음에도 버벅거리느라 제대로 된 사진을 담지 못하고 말았다.
가창오리
가창오리
2008.12.13가창오리에 대한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학습하였다. 러시아에서 지내는 여름 번식기에는 뿔뿔이 흩어져 생활하다 월동을 위해 우리나라에 오면서 대군집을 형성한다는 사실. 우리나라에 오는 가창오리가 전 세계 가창오리의 95% 이상이라는 사실. 때문에 가창오리 군무를 관찰할 수 있는 나라는 오로지 우리나라뿐이라는 사실. 그리고 가창오리가 국내외에서 멸종 위기 동물로 지정되어 있다는 사실. 하나하나가 나의 기존 생각을 뒤엎는 사실들이다. 겨울이면 늘 날아와 저수지를 채우고 굉음을 내며 하늘을 뒤덮는 그 많은 가창오리가 이리 귀한 몸일 줄은 몰랐다. 저수지 주변 너른 습지가 논으로 개답되기 전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수가 찾아왔었다. 한 번 날면 하늘을 가리고 전파가 교란되어 테레비가 나오지 않았다. 지나간 자리는..
가창오리 군무
가창오리 군무
2008.12.11며칠 보이지 않던 가창오리들이 저수지에 그득하다. 오후 3시가 지나면서 서쪽 하늘이 발개지는 것이 노을도 좋을 듯하다. 저녁노을과 함께 가창오리의 군무를 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안고 저수지에 나가보았다. 10만 군중은 모여있는 듯한 소음에 귀가 먹먹할 지경이다. 이동을 앞두고 대열을 정비하는걸까? 여기저시서 날아오르며 한데로 모여드는 듯 하다. 연한 노을에 비낀 새들의 날개짓이 아름답기 그지 없다. 노을이 짙어지기 시작할 무렵 코도배기로 이동하였다. 군중들의 웅성거림같은 소음만 들려올 뿐 오리떼는 고요히 물 위에 떠 있다. 이쯤에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 할터인데 별로 그러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해는 이미 떨어지고 얼마나 지났을까? 오늘은 여기서 그냥 자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동도 하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