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귀
봄은 바람을 타고 온다.
봄은 바람을 타고 온다.
2013.03.10바람이 씨게 분다. 봄을 몰고 오는 바람이다. 몽골고원과 중국에서부터 실려온 누런 먼지가 세상을 뿌옇게 가리우는 요지음..우리 동네 매화는 아직 일러 피들 안했고 산수유만 꽃망울을 벙긋거린다. 희여재 넘어 선운산에 들었다. 기운만 완연할 뿐 숲은 아직 겨울이다.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할랑할랑 걸어내려가다 길을 벗어나 낙엽 두터운 숲 속으로 접어든다. 아직 잎을 달지 않은 겨울 나무숲은 바닥까지 햇빛을 잘 받아들인다. 봄은 계곡 옆 두터운 낙엽을 뚫고 올라오고 있었다. 보송보송 솜털을 단 노루귀가 꽃대를 올렸다. 이론 봄 숲의 꽃들이 쌍으로 혹은 무더기로 꽃대를 올린다. 혼자면 외로웅께.. 봄바람 타고 예까지 왔을까? 변산바람꽃이 나무 뿌리 위 무릎 관절같은 곳에 뿌리를 내렸다. 변산바람꽃은 이름과 달리..
천지사방 노루귀 꽃밭
천지사방 노루귀 꽃밭
2009.03.01처음으로 야생화 꽃밭에 발을 들여놓았던 그해 노루귀는 이미 지고 없었다. 1년을 기다려 찾아나섰지만 역시 만나지 못하였다. 때도 잘 맞추지 못했지만 노루귀의 크기에 대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었던 탓이다. 접사한 사진으로만 눈을 익혀온 터라 최소한 애기 주먹만한 크기는 될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3년을 기다려서야 노루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때로부터 매년 노루귀를 보아왔지만 이번처럼 때를 잘 맞춘적은 없었던 듯 하다. 발디딜 틈 없이 노루귀가 깔린 꽃밭에 들어서면 어디에 발을 디뎌야 할지 난감하였다. 아자씨 안녕~!! 노루 귀가 쫑긋. 고놈들 뒷태도 이뿌다. 꽃밭에는 꽃들이.. 앗! 사람이 온다. 망 보는 노루귀. 꽃밭에서 놀고 나오다 한마디. 아 이제 청노루귀를 보고 잡다.
청초한 들꽃, 변산바람꽃
청초한 들꽃, 변산바람꽃
2009.02.24고창에도 변산바람꽃 있다. 밭 가상에 자리잡은 내변산의 자생지와는 달리 발품을 한참 팔아야 하는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시기를 가늠하지 못해 세번째 걸음을 해서야 대면하였다. 그래서일까? 다양한 색감의 바람꽃이 한결 청초해보인다. 아직은 약간 이른 감이 있다. 볼이 발그레 달아오른 호기심 많은 수줍은 아가씨를 보는 듯 하다. 단아한 기품이 의젓한 우리 큰딸을 닮았다. 세상구경 나선 산골소녀. 재잘대며 학교가는 여중생들. 한놈은 해찰하고 있다. 저만치 떨어진 노루귀가 애잔하다.
변산바람꽃과 노루귀를 찾아가다.
변산바람꽃과 노루귀를 찾아가다.
2009.02.20고창의 변산바람꽃 자생지를 두어차례 찾았으나 아직 일러 바람만 맞고 왔다. 내변산의 자생지는 접근이 용이하고 크게 알려진 탓에 워낙 많은 탐방객들이 다니는 터라 훼손이 심각하다. 꽃대를 피워올릴 겨를도 없이 너무 일찍부터 발길이 이어지는 탓일 것이다. 하여 어지간하면 거기는 가지 않겠노라 다짐하였으나 밤사이 내린 눈이 기어이 발길을 잡아 끌고야 말았다. 하지만 부안에 접어드니 의외로 눈이 없다. 고창, 부안보다는 정읍 쪽이 눈이 많았던 모양이다. 할매는 어디 가셨는지 보이지 않고 주렁막대기에서 부지깽이가 되어버린 청아장만 헛간 담벼락에 세워져 있다. 자생지 밭 두둑을 따라 하얗게 깔려있는 건상한 군락을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훼손 정도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꽃대가 한두개 올라올 무렵부터 이어지는 사람들 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