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승산
고부 두승산
고부 두승산
2016.01.14호남 서해안, 그중에서도 고창과 정읍 접경에 집중적으로 눈이 내렸다. 정읍 가는 길, 두승산이 눈길을 잡아끌며 이리 오라 손짓한다. 두승산은 길을 나서는 나를 가장 멀리까지 바래 주고, 돌아오는 길 가장 먼저 달려 나와 반기는 그런 산이다. 돌아오기 어려운 길을 나선 농민 혁명군들에게도 그리 했을 것이다. 오전 내내 눈발이 오락가락하다 해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푹한 날씨 탓에 봄눈 녹 듯 눈이 스러지는 가운데 두승산이 홀로 아련하게 빛난다. 정읍에서 일을 마치자마자 두승산으로 달려간다. 시간이 많지 않다. 눈이 제법 왔다. 정갱이까지 푹푹 빠진다. 묘하게 산을 오를수록 눈이 적어진다. 나는 아무래도 돌탑 쌓는 마음을 알아낼 길이 없다. 그래도 분위기는 좋다. 엉성한 돌탑들이지만 경건하면서 정갈한..
고부 두승산
고부 두승산
2013.11.0711월 1일, 두승산을 오른다. 두승산은 나에게 있어 눈 뜨면 늘 그 자리에 있는 그런 산이다. 늘상 그 자리에 있으되 집을 떠나 멀리 출타할 때면 가장 멀리까지 나와 배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또 가장 먼저 마중 나와 맞이해주는 그런 어머니 같은 산이다. 들판 가운데 솟아 사면팔방 거칠 것이 없어 정읍, 고창, 부안 어지간한 곳에서는 늘 지척에 있는 것처럼 다정다감한 산. 갑오농민전쟁, 역사의 한 복판 가장 치열했던 현장을 몸소 내어주고 지켜온 산. 늘 눈으로 보아왔으나 정작 올라본 것은 그리 많지 않은 산. 그 산을 오른다. 나는 고부와 맞닿아 있는 동네에 산다. 큰길로 나갈 것도 없이 논길, 밭길을 따라가다 보면 고부가 나오고 그 길 너머 두승산이 있다. 가을 가뭄이 오래되어 날이 뿌옇다.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