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양 잡아먹던 날..
몽골, 양 잡아먹던 날..
2019.08.09몽골은 지금 우기라 했다. 거의 매일 잠깐이라도 비가 내리거나 내리려 했다. 하지만 그 양이 하도 적어 우기라 우기는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 그런데 이 날 하루는 많은 비가 내렸다. 하필 양 잡어먹는 날.. 늑대 찾아 헤매다 돌아오는 길, 근거지에서는 양고기 먹을 채비를 하고 있었다. 손님들이 찾아왔다. 십리에 하나나 있을까 말까 한 인근 주민들이겄지.. 우리가 손님인데 도리어 손님을 맞는다. 말 위의 몽골인들은 정말 멋지다. 멀리 사라져가는 매혹적인 뒤태에는 정말이지 반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 빗방울은 더욱 굵어지고.. 아~ 분위기 죽인다. 술을 먹기도 전에 우리 술꾼들은 이미 취하기 시작했다. 아침나절 양은 이미 잡아놓았다. 목줄 따 피 받고, 내장 들어내고, 가죽 벗겨 몸통을 분리하는 전 과정에 ..
여우가 온다.
여우가 온다.
2019.07.30난생처음 몽골에 다녀왔다. 그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지금 뭐라도 기록을 한 가지는 남겨야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다. 몽골의 인상은 매우 강렬했다. 그런만큼 사진도 많고 할 말도 많고.. 무엇보다 자신의 무용담을 중심으로 자랑거리를 늘어놓는 것이 사람인지라 내가 만난 여우 이야기를 먼저 풀어야겠다 마음먹는다. "늑대 보러 간다" "늑대 이빨을 뽑아오겠다" 큰소리 쳤지만 그 꿈이 실제 실현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다만 늑대가 실제 살고 있는 곳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실로 가슴 뛰는 일이었다. 이런 내가 숨소리조차 들릴만한 지근거리에서 여우를 대면하게 된 것은 최현명('늑대가 온다' 저자) 선생의 현명한 영도에 따른 것이다. 그분의 가장 큰 지침은 "혼자 다니라"는 것이었다. 나는 이 지침에 철저히 따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