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육십령
백두대간 5차 첫째날 : 덕유주릉(육십령~삿갓골재)을 밟다.
백두대간 5차 첫째날 : 덕유주릉(육십령~삿갓골재)을 밟다.
2015.03.01생사를 넘나드는 병상을 박차고 나선 형은 2008년 5월 대간 종주를 시작하여 3박 4일 만에 육십령에 도달하였고, 일주일 후 한걸음에 덕유산을 벗어나는 괴력을 발휘했다. 나는 날수로 닷새, 기간으로는 한 달이 걸렸고 이제 이틀간 덕유 주릉을 밟아 무풍(소사고개)까지 갈 계획을 세웠다. 형은 대간 종주 이후 온 나라 산줄기를 부리나케 답파하고 마라톤에 심취하는가 싶더니 홀연 세상을 뜨고 말았다. 철인 같은 모습으로 변모하여 제일 오래 살겠다 싶었는데 순서고 예의고 싹 다 무시해버리고 형제 간들 중에 가장 먼저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다. 작년 8월이었다. 내 인생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형이다. 형은 거종이고 나는 대종이다. 지나오는 대간길에서 행여나 형의 흔적이 있나 더듬거렸으나 부질없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