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엉이
설원의 쇠부엉이
설원의 쇠부엉이
2011.02.02석양이 비끼는 저녁 나절 눈 덮인 하얀 들판을 느린 날개짓으로 소리없이 활공하는 쇠부엉이를 보았다. 그닥 크지 않은 몸뚱이, 몸에 비해 큰 날개. 쉬는 건 잠시, 끊임없이 선회하며 들쥐를 노린다. 사과를 쪼개놓은 듯한 우스꽝스런 얼굴이지만 매서운 눈에서는 광선이라도 나올 듯 맹금의 위엄이 서려 있다. 황조롱이나 말똥가리 등 여타 맹금과는 다른 차분하면서도 삼엄한 기운이 엄습한다. 야간에만 사냥하는 수리부엉이 등과 달리 이 녀석은 낮에도 움직이며 사냥을 한다. 낮이 극히 짧은 대륙의 북쪽에서 번식하면서 환경에 적응한 탓이라 한다. 소리나지 않는 날개짓은 사냥감으로 하여금 마지막 순간까지 사냥꾼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게 한다. 레이다에 포착되지 않는 스텔스기처럼.. 드디어 쥐를 잡았다. 주변에 있던 황조롱이..
새로 변신한 토끼, 부엉이 4종 꾸러미
새로 변신한 토끼, 부엉이 4종 꾸러미
2010.02.25어릴적, 솔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학교에 다녔다. 이따금 커다란 날개로 소리없이 미끄러지듯 활강하는 녀석들을 보아왔다. 놀랄 겨를도 없이 솔숲 어디론가 이내 사라져버리는 녀석들이 어린 눈으로 보기에도 경이롭기 짝이 없었다. 부엉이 아니면 올빼미라 생각했을 뿐 정확히 어떤 녀석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이들은 이제 깊은 산중에나 가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잊고 살아왔다. 새를 보는 눈이 새삼 커지고 있는 요즈음.. 녀석들이 여전히 우리 주위에서 강건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작년 여름과 올 겨울을 지나며 우리 땅에서 살아가는 부엉이라 이름 붙은 녀석들을 모두 보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토끼가 수리수리마수리 하고 새로 변신하였으나 내공이 부족하여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고 말았다. 가장..
솔부엉이에게 협박당하다.
솔부엉이에게 협박당하다.
2008.08.06동네 뒤 솔 낭깥. 밤새 부엉이 우는 소리는 이짝 저짝에서 나지막이 들리곤 하는데 그동안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허실 삼아서 한번 들어가 봤다. 아! 진짜 있다. 늘 거기에 있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두 마리가 몇 차례 자리를 이동하더니 아예 한 군데 틀고 앉아 다시 날지 않는다. 사진 찍는 나에게 갖은 표정 지어 보이더니 졸렸던지 눈을 감는다. 부엉이를 이리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인데 참 별난 놈들이다. 그런데 집에 와서 큰 화면으로 보니 이 녀석들이 나를 은근히 협박한 듯하다. 귀여운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