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정
우리집에 동박새가 왔어요.
우리집에 동박새가 왔어요.
2009.12.05동박새는 좀 더 남쪽으로 내려가야만 볼 수 있는 새로 알았다. 선운사 동백숲에도 가보고 꽃 피는 봄날 매화가지도 살펴보았으나 허사였다. 남도의 바닷가나 제주도에서 먼 발치로 한두번 본 것이 고작이었다. 그런 동박새가 우리집에 왔다. 집을 나서는 길 들릴 듯 말 듯 낯선 새소리가 들린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니 동박새 두마리 여기저기 날아다닌다. 금평할매네 동백나무에 앉았다. 미처 촛점 맞출 틈도 주지 않고 다시 뾰로롱 날아가버린다. 행방이 묘연하다. 찾기를 포기할 즈음 어디 갔었냐는 듯 다시 날아온다. 탱자울타리 밑 감이 탐난 모양이다. 한참 감을 파먹던 녀석 울타리 옆에 선 산수유나무를 올려다보더니 나무에 올라앉는다. 내년에 필 꽃봉오리를 미리 파먹는다. 두마리가 함께 다닌다. 이 녀석들도 가시버시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