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봉
선운산 천마봉 풍경
선운산 천마봉 풍경
2016.05.21선운사를 에워싸고 있는 산군 전체를 통상 선운산이라 부른다. 선운산 안쪽 고라당 핵심부에 도솔암이 있고 마애불이 있고 천마봉이 있다. 천마봉은 그 자체가 천마의 형상이라기보다 그 언젠가 천마 한 마리 하늘을 향해 날아올랐을법한 그런 봉우리다. 천마봉에 서면 굽이굽이 선운산 능선은 물론 멀리 방장산 줄기가 아스라하거나 손에 잡힐 듯 조망되고, 도솔천 기나긴 계곡을 더듬다 보면 인냇강 건너 소요산이 지척이다. 아무리 바삐 왔다손 치더라도 선운사에 왔다면 천마봉 정도는 오르고 갈 일이다. 못자리 낙종을 마치고 일손 넣어주러 달려온 딸래미하고 선운산 천마봉에 올랐다. 보름을 향해 치달리는 달이 중천에 떴다. 매사촌 울부짖는 소리를 기대했으나 기척도 없다. 며칠 전 도솔천 음습한 계곡에서 영화 찍는 것 봤다는 얘..
도솔암 천마봉 바윗길, 선운산 속살을 헤집다.
도솔암 천마봉 바윗길, 선운산 속살을 헤집다.
2015.01.25잠시간이지만 한때 암벽등반을 하던 영태 따라 그 세계에 발을 내디딘 적이 있었다. 선운산 동백 호텔 지하의 자그마한 실내암장과 암벽등반 초급 코스가 있던 할매바위에서 땀 깨나 쏟았고 도솔암 주변의 바윗길을 싸돌아다니기도 했다. 그로부터 많은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옛날 생각이 났다. 그 길을 간다. 다만 그 존재를 모를 뿐 장비 없이도 약간의 담력과 주의력만 있으면 갈 수 있는 길이다. 도솔암 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마애 미륵불을 스쳐 지난다. 미륵불은 여전히 경외와 치성의 대상이다. 마애불 위에 자리 잡은 도솔암 내원궁에서는 오늘도 지장보살을 찾는 염불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마애불 지나 용문굴로 가는 어느 지점에서 오른쪽 바위로 붙는다. 갈라진 바위틈을 비집고 침니 등반으로 오르는 길을 못 찾고..
갑오년 첫날 천마봉 해맞이
갑오년 첫날 천마봉 해맞이
2014.01.01갑오년 새해가 밝았다. 우리 농민들에게 갑오년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갑오농민전쟁 120주년, 60 갑자를 두 번 지나 다시 찾아온 갑오년. 갑오년 농민군이 들었던 '척양척왜' '보국안민' '제세창생' 등의 기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할뿐더러 긴요하다. 다시 찾아온 갑오년은 우금치를 넘어 한양을 도모하고 미일 외세를 완전히 몰아내는 투쟁을 제대로 벌여내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갑오년 새롭게 떠오르는 해를 어디에서 맞을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천마봉을 찾았다. 미명 속 천마봉, 아직 잠에서 덜 깬 도솔계곡, 다만 도솔암에서 흘러나오는 염불소리만이 계곡을 울린다. 지장보살을 모신 도솔암답게 오로지 '지장보살'만 고아댄다.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지장보살~'... '된장 고추장'..
선운산 바위순례길
선운산 바위순례길
2013.02.18선운산은 그리 높지 않다. 가장 높다는 경수봉이 444m이니 각각의 봉우리들이 400m를 간신히 넘기거나 그 미만이다. 하지만 선운산은 품이 넓다. 능선 한바퀴를 온전히 돌기 위해서는 꼬박 하루는 제대로 투자해야 한다. 수십갈레의 산길을 조합하여 무수한 산행노선을 짤 수 있겠고 완벽한 원점회귀노선을 얼마든지 구상할 수 있다. 선운산은 바위가 많다. 산이 지닌 덩치에 비해 웅장한 규모의 기암들이 도처에 널려 있어 산행의 짜릿함과 시원한 조망을 제공한다. 투구바위와 속살바위 일대는 바위타기(스포츠 클라이밍)의 요람이기도 하다. 오늘은 도솔암 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용문굴, 낙조대, 천마봉 들러, 병풍바위, 배맨바위, 쥐바위 지나 사자바위, 사자바위 살짝 지나 도솔암 주차장으로 다시 내려오는 길을 택하였다. 이 ..
선운산 바위종다리
선운산 바위종다리
2012.02.05바위 많은 선운산, 그 중에서도 사람 발길이 가장 잦은 천마봉 주변. 몇 안되는 새들이 무리지어 바위를 탄다.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지고,, 어디로 사라졌나 하고 사방을 둘러보다 보면 어느 순간 발치에서 바위를 타는 녀석들. 겨울이면 찾아오는 바위종다리. 사람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아 새 잡는 망원렌즈가 필요없는 녀석들. 언제 하루 녀석들과 시간을 가지고 느긋하게 놀아보고 싶다.
바위종다리
바위종다리
2010.02.12이 녀석의 유전자에는 사람에 대해 어떤 정보가 박혀 있는걸까? 사람한테 이토록 들이대는 녀석을 보지 못하였다. 뭐라도 나누어먹을 것 좀 없느냐는 듯 사람 주위를 서성이고 사진기 렌즈를 향해 서슴없이 다가서는 녀석이 당황스럽기까지 하였다. 겨울이면 이 녀석들이 남하한다는 소식을 듣고 혹시나 하고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선운산을 찾았을 때는 부러 사람없고 호젓한 사자바위 능선으로 올랐더랬다. 개미새끼 한마리 보지 못하였고.. 녀석의 존재가 머리 속에서 흐려질 즈음 선운산 천마봉에 녀석들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오로지 녀석들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오른 천마봉, 등산객의 발길이 조금은 덜한 한쪽 귀퉁이에 앉아 녀석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던 차, "어머 얘는 무슨 새야?" "내가 아는 새는 딱 두종류야! 먹는 새..
도솔산 선운사에 가을이 물든다.
도솔산 선운사에 가을이 물든다.
2008.10.22얼마만의 빈가? 지금 밖에는 촉촉히 비가 내리고 있다. 밭작물은 어지간히 해갈될만한 양이다. 콤바인 일이 완전히 끝나고 오랫만에 가져보는 마음의 여유로움에 어제는 선운사에 다녀왔다. 선운사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개설한 '불교강좌'를 들으러 다니는 각시 차에 찡겨타고서.. 입장료 없이 공짜로 그것도 차까지 끌고 들어갈 수 있다는 .. 선운사에는 이제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고 있다. 여기저기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산이 보기에 좋다. 오랜 가뭄으로 계곡물은 겨우 명줄을 잇고 있고 위로 올라갈수록 아예 말라있거나 군데군데 웅덩이에 물이 고여 있다. 시간이 많지 않은지라 각시 차를 끌고 도솔암까지 가서 천마봉에 올라 낙조대, 용문굴을 거쳐 다시 제자리로.. 그사이 사람들이 많아졌다. 차를 끌고 내려오는데 낯바닥, 뒷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