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떼.
까마귀떼.
2008.12.26까마귀떼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시절이 있었다. 별나게 눈을 좋아했던 나는 초겨울, 아니 늦가을부터 눈을 기다렸고 어머니는 까마귀떼가 남쪽으로 가야 눈이 온다는 말씀을 하셨다. 까마귀가 높이 떼지어 어디론가 날고 나면 틀림없이 첫눈이 내렸다. 내 기억 속에는 그렇게 간인되어 있다. 그런 나에게 까마귀만한 반가운 새가 없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까치보다 까마귀가 좋다. 12월초 김제농민회 주점에 들렀다가 찹쌀 동동주에 얼근해져 돌아오던 길 서해안 고속도로상에서 떼지어 나는 까마귀떼를 만났다. 까마귀가 귀해진 요즘(우리동네에는 까마귀가 영 오지 않는다.) 부안-김제 어간에는 이상스럽게 까마귀가 많다. 술김에도 반가웠던지 사진기를 꺼내들고 난사를 날렸던 모양이다.
눈이 겁나게 오고 있습니다.
눈이 겁나게 오고 있습니다.
2008.11.19밤사이 내린 눈이 꽤 쌓였네요. 지금도 오고 있습니다.
첫눈
첫눈
2008.11.18밤사이 눈이 내렸다. 비온다는 예보는 지독히도 못맞추던 기상대가 첫눈은 한방에 맞촤부렀다. 날이 꽤 춥다. 하루아침에 가을에서 겨울로 순간이동한 듯 하다. 여간 깨워서는 일어나지 않는 딸래미들이 눈내렸다는 말에 발딱 일어나 신이 나서 강아지처럼 폴짝거린다. 마당 한귀퉁이 단풍나무에 살포시 쌓인 단풍잎이 유난히 붉어보인다. 제법 수북히 쌓인 차 지붕에는 은행잎이 연신 내려와 꽂힌다. 해가 올라오기가 무섭게 녹아 스러질 것이다. 들판에 나서니 눈이 시원하다. 땅바닥이 보일듯 말듯 딱 첫눈답게 왔다. 며칠전 심어놓은 양파의 안위가 걱정되었으나 별탈없어 보인다. 학교버스 놓친 딸래미들 잡아놓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기만 보면 도망다니는 큰딸도 사진 찍어야 태워다준다 협박하니 억지로 웃어주기까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