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형!
2014.08.02오늘날 나의 삶을 규정한 매우 결정적이며 전환적인 영향을 끼쳤던 잊지 못할 장면과 사람들이 있다. 세월이 가도 퇴색되지 않고 더욱 선명해지는..공부와 담을 쌓고 살던 고2 겨울방학, 형과 나는 '수학1의 정석'을 매개로 한해 겨울을 고향집에서 함께 보냈다. 형은 전남대 80학번으로 치대에 다니고 있었고 나는 서울에 유학중이었다. 수학이 맹탕이었던 나는 형의 친절한 지도에 힘입어 실력이 향상되는 듯 했으나 학력고사에서 수학 20문제 중 4개만을 맞춰 8점을 취득하는데 그쳤다. 그냥 찍었어도 더 맞았을 것인데 열심히 푼다고 푼 것이 그런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ㅎㅎ 그런데 정작 그해 겨울이 나의 삶에 끼친 영향은 다른데 있었다. 당시 형이 읽던 창비의 시집들, 양성우, 문병란, 조태일, 김지하 등등..지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