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사이 눈이 내렸네
눈 없는 겨울은 삭막하니..
그러니 내렸겠지.
선운사 가는 길은
눈 내리는 중
선운사 스님은
눈 치우는 중
눈 쓰는 중
선운사는
눈 내리는 중
선운사에 눈이 나린다.
...
눈 나리던 하루가 가고
간 밤에도 눈이 살째기 내렸네
다시 선운사 가는 길
소요산이 끌어 당긴다.
알 수 없는 힘, 그 힘에 이끌려
소요산으로..
실은..
그 누구의 발길도 닿지 않은
숫눈길을 밟고 싶었다.
딱히 길이랄 것도..
그렇다고 아니랄 수도 없는..
숫눈길을 헤쳐간다.
정상에서 세상을 본다.
어디까지 바다였을까?
그 옛날에는..
강 건너 선운산,
소요산과 자웅을 겨루는
경수봉을 본다.
...
여기 저기 전화를 돌려봐도
올 사람이 없네
하릴없이
올라온 길 되짚어 간다.
하산
신발이..
눈강아지
집에 돌아와 소요산을 본다.
삼각으로 솟은 장한 기상으로 하여
장군의 태몽에 등장한 산
장군의 아버지
쩌 산을 한 입에 삼켰다네
그리하여 얻었다네
그 이름 전봉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