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공력 높은 호래비 집에서 하루를 묵고 받은 아침밥상.
그 밥상에 볶은 된장이 있었다. 어찌 만드는가 물었다.
우렁이, 멸치, 청양고추, 들기름.. 물 쩨까 넣고 볶으면 된다 했다.
그처럼 간편한데 이런 맛이 나온단 말인가? '나도 해 먹어야겠다', 가슴에 새겼다.
우렁이살 사놓고 집에서 밥 먹을 날을 기다리다 기다리다 드디어 나도 된장을 볶았다.
물이 약간 많아 지졌다 말해도 별반 그르지 않겠다.
멸치 다듬어 우렁이살, 다진 마늘, 달군 뚝배기에 들기름 쳐 살짝 볶다 물 자작하게 붓고, 된장 퍽퍽 퍼 넣고 달달 볶는다. 적당한 시기에 대파, 청양고추 댓 개 썰어넣고 들들 볶는다.
들기름 좀 더 치고 끝, 맛을 봤다.
'하~!'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내 오늘 이걸 끝내 다 먹고 말지..
반주 한 잔 곁들이면 그뿐 굳이 다른 반찬 필요 없겠다.
경계가 모호할 따름 반주는 음주가 아니라 했다.
밥 다 먹고 된장 먹다 술 마시다..
좀 짜다.
해서 차렸다. 만두 다섯 개 찌고, 참송이 두 개 썰어 한상 가득..
소주 1병이 사라졌다.
밥이 안주로 변하고 소주 1병이 사라졌으니 이건 반주가 음주로 화한 것이다.
된장볶음이 음주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