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 거리 풍경
아바나 거리 풍경
2019.12.31연수단 일정은 농업기관, 단체 혹은 여러 가지 형태의 농장 방문이 주를 이룬다. 농산물 시장을 둘러보기도 하고 장거리 이동 도중 대규모 국영농장 지대를 들여다보기도 했다. 우리는 쿠바의 농업 현실을 빠르게 이해하고, 농민들의 형편과 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노력했다. 우리는 특별히 쿠바의 농산물 가격결정 구조를 파악하고 여기에서 국가와 당, 농민단체, 생산농민이 각기 어떠한 지위를 점하고 기능하는지에 관심을 집중했다. 나머지 시간이야 먹고 마시고 구경하고.. 처음 가보는 이국의 거리는 그 자체로 호기심 가득한 관광지. 일상의 모습이야 사람 사는 것이 다를 바 없다. 어딘가를 부지런히 오고 가고.. 헤밍웨이가 낚시를 즐겼다는 곳, 그곳에서 우리는 거리의 음악가들을 만났다. 유쾌한 사람들, 느닷없이..
Yo Soy Fidel!
Yo Soy Fidel!
2019.12.30쿠바 연수 사흘째인 11월 25(2017년)일은 피델 카스트로 서거 1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관련한 그 어떠한 사회적 분위기도 감지할 수 없었다. 11월 24일 혁명광장, 깊은 생각에 잠긴 호세 마르티가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Voy bien Camilo?. 까밀로, 나 지금 잘하고 있어? Vas bien Fidel. 잘 하고 있어, 피델 까밀로 시엔푸에고스는 혁명 이후 토지개혁을 주도했다. Hasta la Victoria Siempre 아바나 대학 교정, 학생들이 정부군으로부터 노획한 장갑차(1957년)가 전시되어 있다. 치열하게 싸웠나 보다. 어라 무슨 행사하나? 내일이 피델 서거 1주기가 되는 날이라는 걸 여기에 와서 비로소 알게 됐다. 무대를 꾸미고 의자를 배치하고, 무대 ..
아바나의 밤
아바나의 밤
2019.12.29연수 이틀째 식물방역 연구소, 관광농장, 한인회관, 아바나 대학 등을 방문했다. 연수단 공식 일정을 마치고 우리는 오직 관광객이 되어 아바나의 밤으로 걸어 들어갔다. 들어가 봐야 얼마나 들어갔겠는가? 좌우튼 가긴 했다. 여기가 카리브핸가? 해적들이 출몰하던.. 돛단배 한 척, 그림 같다. 밤에 저기에 간다 했다. 뭐라 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알 수 없다. 할랑 할랑 걷기 좋더라. 빨리 걸으면 땀난다. 낮에는 저 짝에 있었겠지. 여기서 대포도 쏘고 뭔가를 했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던가 보다. 약간은 번잡하면서도 한가로운 분위기가 좋았다는.. 우리는 무슨 클럽같은데로 이동했다. 자정 무렵이 돼야 문을 연다던가.. 나래비 선 손님들이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다. 심야에 들어가 새벽..
Hasta la Victoria Siempre!
Hasta la Victoria Siempre!
2019.12.27어떤 사람 쿠바 간다는 자랑질에 생각났다. 그래 나도 쿠바에 갔었는데.. 어느새 3년이 지났다. 강렬했던 쿠바의 기억도 이제는 남은 것이 별로 없다. 쿠바는 먼 나라다. 블로그를 뒤져보니 쿠바에 다녀와서 3개의 글을 썼다. [쿠바연수1] 쿠바는 굴하지 않는다. 얼마 전 쿠바에 다녀왔다. 그새 보름을 넘어 한달이 되어간다. 누가 말해줬다. "가슴 속에 느낌이 살아 있을 때 메모라도 해놓게. 기억력은 시간 따라 바래고 기억은 편집되는 거라네." 이 말씀을 단단히 새겨들었.. nongmin.tistory.com [쿠바연수2] 쿠바의 전봉준, 조선의 호세 마르티 쿠바로 연수를 가자니 쿠바에 대해 아는 게 너무나 없었다. 오래 전 건성으로 읽었던 쿠바혁명사는 머리 속에서 지워진 지 오래고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
[쿠바연수3] 치졸한 미국
[쿠바연수3] 치졸한 미국
2017.12.29머나먼 이국 땅, 오랜 기간 제국주의 미국과 맞서온 나라, 이래저래 쿠바에 간다는 것은 꽤나 설레는 일이었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에 잠이 안온다거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거나.. 그런 일은 없다. 그럴 나이는 이제 지났나 보다. 우리의 여정은 인천 출발-토론토 경유-아바나 도착, 비행기 갈아타는 시간까지 도합 19시간 가량 소요되는 대장정. 가을걷이 마치고 농민대회 치르고 곧바로 이어지는 일정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길을 나선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과거 미대사관 점거농성을 시도한 경력으로 하여 캐나다 항공에 의해 탑승이 거부된 연수단원, 여러 경로(외교부, 청와대 등)로 문제해결을 시도했지만 허사였다. 하여 멕시코를 경유하는 것으로 홀로 별도의 비행노선을 짰는데 이조차 좌절되었다. 미국 하늘을 ..
[쿠바 연수 2] 쿠바의 전봉준, 조선의 호세 마르티
[쿠바 연수 2] 쿠바의 전봉준, 조선의 호세 마르티
2017.12.26쿠바로 연수를 가자니 쿠바에 대해 아는 게 너무나 없었다. 오래전 건성으로 읽었던 쿠바 혁명사는 머릿속에서 지워진 지 오래고 피델 카스트로, 체 게바라 말고는 아는 사람이 없었다. 쿠바에 대한 새로운 탐구가 필요했고, 이 과정에서 '호세 마르티'를 알았다. 쿠바의 독립영웅으로 추앙받는 그는 1895~1898년에 이르는 2차 독립전쟁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지만 전쟁 개시 한 달여 만에 스페인군의 흉탄에 희생(5월 19일)되었다. 때는 1894년 농민전쟁(동학농민혁명)을 전개한 전봉준 장군이 처형(4월 24일)된 시기와 겹친다. 나는 그의 죽음과 생몰연대에 주목했다. 그는 전봉준 장군과 동시대를 살았다. 전봉준 장군보다 2년 빠른 1853년 태어났고 같은 해에 생을 마쳤다. 평생을 혁명에 바쳤고 침략자에 의해..
[쿠바연수1] 쿠바는 굴하지 않는다.
[쿠바연수1] 쿠바는 굴하지 않는다.
2017.12.21얼마 전 쿠바에 다녀왔다. 그새 보름을 넘어 한 달이 되어간다. 누가 말해줬다. "가슴속에 느낌이 살아 있을 때 메모라도 해놓게. 기억력은 시간 따라 바래고 기억은 편집되는 거라네." 이 말씀을 단단히 새겨들었어야 했다. 매우 공감은 했으면서도 가슴은 따로 놀았다. 그때만 해도 쿠바의 기억이 생생하게 팔딱이고 있었으니.. 쿠바는 먼 나라다. 기억은 남았으나 이제 그 느낌은 빠르게 날아가버리고 있다. 활력을 잃어버린 이 기억조차 점차 희미해지겠지.. 더 늦기 전에 기록하자. 머릿속을 헤집어 기억을 되살리자면 가슴속 어딘가에 남아 있을 그 느낌도 새록새록 되살아날 터이다. 우선 지난주 농정신문에 보낸 글을 시발로 삼는다. 작은 지면에 너무 많은 말을 하려 했다는.. 글이 너무도 건조하다는.. '쿠바의 궁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