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여름 산길을 걷다 우연히 만난 나비 한 마리가 눈에 꽂혔다.
장수 뜬봉샘 가는 길에 만난 돈무늬팔랑나비.
그놈 참 묘하게 생겼다 하고 인터넷을 뒤져 "니가 지리산팔랑나비로구나" 했더랬다.
그날 이후 나비가 자꾸 눈에 들어오고 조금씩 나비에 대해 알아가던 중 그 녀석이 지리산팔랑나비가 아닌 돈무늬팔랑나비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언젠가 지리산팔랑나비 만날 날도 오겠지 했다.
드디어 만났다, 지리산팔랑나비.
화엄사 인근에서 술 한잔 하고 천은사를 찾았다.
화엄사에서 천은사로 이주해 살고 있다는 거의 마지막이다 싶게 남은 몇 안 되는 낭비둘기들을 보고 싶었다.
내심으로는 지리산팔랑나비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기대가 현실이 되었다. 절 주변 개망초와 큰까치수영이 뒤섞여 피어 있는 언덕에서 용코로 만나부렀다.
옳다쿠나.. 나가 진짜 지리산팔랑나비로구나!
이름 그대로의 지리산팔랑나비를 지리산에서 만났다.
해 질 무렵에 잠깐 만나 사진이 다소 아쉽게 남았지만 만났으니 되었다.
다시 볼 날 있겠지.
지리산팔랑나비
중남부 지방에 국지적으로 분포하며 개체수가 적다. 7~8월 연 1회 발생하며 산지의 풀밭이나 산길 주변에서 볼 수 있다.
암컷은 식초(참억새, 큰기름새)의 잎에 한 개씩 산란한다.
부화한 애벌레는 식초의 잎을 말아 가늘고 긴 통 모양의 집을 만들어 그 속에서 자란 후 월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