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照會하기를 “우리나라 전라도에서 관할하는 태인泰仁, 고부古阜 등의 현은 민습이 매우 사납고 성정性情이 속이길 잘하여 평소에 다스리기 어려운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달 가까이 동학교비東學敎匪가 만여 명의 무리를 이루고 현읍縣邑 10여 곳을 공격하여 함락하고 지금 또 북쪽으로 진격하여 전주성치全州省治를 함락하였습니다. 앞서 연군鍊軍, 홍계훈이 지휘하는 장위영군이 파견되어 나아 가서 소탕하고 진무하였으나, 비적들이 마침내 감히 죽음을 무릅쓰고 항전하여 연군이 패배하여 포계砲械 여러 건件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흉측하고 완고한 무리들이 오래도록 소요를 일으켜 꽤 염려스럽습니다. 게다가 한성과의 거리가 겨우 4백 몇 십리에 불과하니, 만약 그들이 다시 북쪽으로 진격하는 것을 내버려두면 기보畿輔, 경기도가 소란스러워져서 손해가 적지않을까 걱정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훈련받은 각 군사의 현재 숫자는 겨우 도회都會를 호위할 정도입니다. 또한 아직 전투를 경험하지 못하여 특히 흉적을 섬멸하는데 쓰기에 어렵습니다. 그러다 오히려 세력을 키우고 시일이 오래 되면, 중조中朝, 청나라에 걱정을 끼치는 일이 더욱 많아질지도 모릅니다. 임오년1882년 임오군란과 갑신년1884년 갑신정변 두 차례 걸친 우리나라의 내란을 살펴보니, 모두 중조 병사가 대신 평정해 주었습니다. 이번에도 전례에 따라 지원안을 강구하게 되었습니다. 귀국의 총리總理, 원세개에게 청하오니, 번거롭더라도 신속하게 북양대신北洋大臣, 이홍장에게 전보하여 몇 개의 부대를 파견하여 빨리 와서 대신 소탕하소서. 아울러 우리나라 각 병장兵將으로 하여금 따라서 군무를 익혀 장래의 방어계책을 세우도록 하여 주십시오. 사나운 비적이 꺽어지면 곧장 철수를 요청할 것이며, 감히 계속 머물러 방어해주기를 요청하여 천병天兵, 청나라 병사들이 오래도록 밖에서 고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귀국 총리께서 신속히 도울 방안을 세워 급박한 상황을 구제해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조회를 기다립니다”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