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박타박 임도를 걷는다. 갖가지 나비들이 혹은 날아다니거나 꽃에 앉아 꿀을 빤다. 하얀 나비, 노란 나비, 찢어진 나비, 어쩌다가 어리세줄나비..
인기척에 놀란 나비 한 마리날아오른다. 아직 대면하지 못했으나 책갈피에서 낯익은 녀석, 내 널 단박에 알아보겠다. 좀체로 앉지 않지만 멀리 가지 않는다.
자리를 살짝 비켜주니 비로소 내려와 앉는다. 야생의 똥, 그래 내 니 밥 위에 서 있었구나. 너는 필시 수컷이렸다. 중부 이북에 산다더니 어찌 예서 나팔거리고 다니는 게냐? 좌우튼 만나서 반가웠노라.
어리세줄나비 2020. 6. 3 운봉
내륙 산지(중부 이북)를 중심으로 국지적으로 분포하며, 서식지 및 개체수가 적어지고 있어 관심이 필요하다. 연 1회 5~6월에 발생하고 애벌레로 월동한다. 계곡 주변 활엽수림에서 관찰되며, 수컷은 동물의 배설물에 잘 모인다. 암컷은 숲 사이를 유유히 날아다니나 잘 관찰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