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녀나비를 찾아 나선 날은 여름의 초입이었다. '봄처녀 제 오시네~' 하는 노래 속 봄처녀가 이 나비를 의인화한 것이라는 말에 하루 점드락 그 노래를 흥얼거렸더랬다. 그러나 그럴 수 없는 근거 없는 말이었다. 인터넷상의 정보는 세심한 검토를 필요로 한다. 무심코 차용했다간 공범이 되기 십상이다. 근거 없는 말들이 사실처럼 굳어지는.. 예상했던 장소에 나비는 없었다. 허나 허탕은 아니었으니 돌아 나오는 길, 한 군데만 더 살펴보자 했던 그곳에서 봄처녀들을 영접했던 것이다.
봄처녀들은 나무 빽빽하지 않은 초지와 키 작은 관목 어우러진 야트막한 산 능선에서 나분 나분 날아다니고 있었다. 잘 앉지 않는다.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눈으로 추적하며 조심스레 접근하는 인내가 필요하다.
회양목이 많이 자생하고 있다. 석회암 지대인 듯..
괭이사초, 참억새를 식초로 삼는다고.. 6~7월 1년에 한 번 발생, 이 나비를 볼 수 있는 시기 되겠다.
이 처녀 험한 삶을 살았네. 그런데 오해 마시라, 지금까지 본 개체들은 다 수컷이다.
유일하게 본 암컷, 마음이 바빠 좋은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수컷이 더 이쁘더라 위안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