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22 - [농민이야기/전북농민소식] - 최원병 농협중앙회장 전북에서 옷벗다.
위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최원병 중앙회장의 건물 진입 이후 각 시군에서 달려온 200여 농민들은 정문 마당으로 모여 규탄대회를 시작하였다. 
농민들의 저지를 무릅쓰고 건물 진입에 성공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곧바로 지역농협 조합장들과 간담회에 들어갔다는 소식이다.

전북도연맹 이광석 의장


이광석 전북도연맹 의장님의 대회사에 이어 김영재 사무처장의 상황보고가 이어진다. 
건물  안에서 중앙회장 주재로 간담회가 시작되었으나 100여개에 달하는 지역농협 조합장 중 불과 20여명만이 참가하고 있으며 그나마 토론회 개최 방식에 대한 조합장들의 항의와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조합장들은 밖에 있는 농민 대표들을 토론회에 참석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장 한분이 도연맹 집행부와 건물 내부를 오가며 뭔가를 조율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러나 대표단의 숫자를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 
14개 시군 대표와 주요 간부를 포함한 20명선을 요구하는 도연맹과 대표자 한두사람을 제시하는 중앙회 사이의 줄다리기가 진행된다.
농민들은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중앙회의 모든 출구를 막고 중앙회의 답을 기다리기로 하였다.


출구를 막은 농성이 한시간 가까이 진행되었을 즈음 중앙회장이 건물을 빠져나갔다는 이야기가 안개처럼 퍼져나온다. 
농민들은 잘 믿으려 하지 않았다.
우리가 이렇게 지키고 있는데 그럴리 없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좀 더 구체화된다.
"식당건물 뒷편 쪽문으로 나갔다"
그 쪽으로 돌아가보았지만 문이 없다. 설마 담을 넘었을 리는 없고..
잠시 후 중앙회와 인접한 한전 주차장쪽에서 조합장들이 여럿 무리를 지어 내려오는 것이 목격되었다는 전갈이 온다.  
한전 주차장을 통하여 중앙회 건물에 접근해보았다.


아뿔싸.. 이런 구멍이 있을 줄이야.
중앙회 본관과 식당건물은 2층 통로로 이어지고 식당건물 2층 뒷편은 한전 주차장 2층 뒷편과 담을 맞대고 있었다.
언제 허물어둔 것일까? 얇은 합판 한장으로 가려놓았다.
이게 사람이 다니는 구멍인가?
무슨 용도로 뚫어놓았을까?
차라리 비밀 지하통로라도 만들어놓지. 개갈 안나게 이 무슨 구멍이란 말인가?
그것도 거대 공룡조직 농협중앙회의 수장이 빠져나간 구멍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믿기지 않기에 실소가 터져나온다. 위선의 탈을 벗은 중앙회장의 본질을 보는듯 하다. .


구멍을 나온 중앙회장은 이 길을 갔을 것이다. 달리 길이 마땅치 않다. 

이 틈을 빠져나가 바로 대기한 차량에 탑승하였겠다.


출구를 봉쇄한 농민들을 따돌리고 중앙회장은 바람처럼 사라져버렸다.
그러나 실제 상황을 몰랐을 때 '바람'이지 알고 보니.. ㅉㅉ.
최원병 중앙회장이 마치 정말로 농민 대표들과 만날 용의가 있는 것처럼 잠시나마 협상이 오고 갔지만 역시나 헛된 기대에 불과하였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농민들은 그리 허망해하지도 않는다.
그럴줄 알았다는 것이다.
분노를 넘어 측은지심이 든다.

중앙회장은 왜 이처럼 험한 몰골로 달아날 수밖에 없었을까?
그것은 중앙회가 추진하는 신경분리 방안의 반농민적 본질에서 기인한다.
이에 관한 전농의 성명서를 참고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