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 향적봉에 새들이 몰려다닌다.
왁자지껄 몰려와서 한바탕 법석을 떨다 홀연히 사라지고, 또다시 몰려오고..
이름도 생소한 갈색양진이.
영동에서 닭 농사짓는 수호 형을 만나러 간다는 핑계를 만들어 녀석들을 보고 왔다.
덕유산을 무참히 까뭉개며 건설해놓은 스키 곤돌라가 20여분이면 설천봉에, 다시 20여분이면 향적봉에 다다를 수 있게 한다.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디지게 땀 흘리고 헐떡거리면서 올라야 하는데..

준비해 간 들깨를 뿌려두고 녀석들이 나타나길 기다린다.
향적봉 주위에 머무르고 있던 암수 한쌍이 이내 나타나 얼마간 들깨를 집어먹더니 나뭇가지에 앉아 한참을 논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무리의 갈색양진이들이 몰려온다.

 
 
 

나뭇가지에 다소곳이 앉은 자태가 그지없이 곱다.

 
 

다람쥐 녀석도 나타나 포식을 하고.. 이 녀석이 겁도 없이 제일 많이 집어먹었다.
이렇게 높은 곳에도 다람쥐가 사는구나 싶다.

바위종다리만큼이나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다.
광각렌즈를 달아 찍어보았다.

 

두툼하게 때로는 날렵하게..

먹이경쟁이 그치질 않는다.

한 다리 걸쳐보고자 눈치를 살피는 쇠박새, 하지만 녀석들 틈을 주지 않는다.

암벽등반을 하는 녀석. 자세가 좋다.

먼 곳을 응시하는 새들의 아련한 시선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