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봉 지나 문수봉 거쳐 의상봉 능선 타고 삼천사 계곡으로
비 온다 핑계 대고 집에 가지 않은 날, 백두산 다녀온 여독으로 몸은 계속 산을 부르고..
북한산 잘 다니는 초딩 친구와 함께 산으로 향한다.
구름 낀 흐린 날씨가 산행하기엔 더 없이 좋다.
진관사에서 올라 비봉 지나 문수봉 거쳐 의상봉 능선 타고 증취봉까지 갔다 살짝 되돌아와 삼천사 계곡으로 내려왔다.
대략 6시간 가량을 산에서 머물렀다.
주봉인 백운대, 인수봉 등을 먼 발치에서 보는 산행이었지만 바위 많은 산, 북한산의 진면목을 두루 경험할 수 있었다.
사진기를 따로 챙기지 않아 사진은 죄다 전화기로 찍었다.
산 중턱을 넘어 꽤 높은 곳 바위틈에서 강아지들이 살고 있다.
집을 나왔거나 버려진 개들이 살림을 차린 모양이다. 어미는 보지 못하였다.
고기 몇 점 던져주었으나 경계가 심해 먹는 것을 보지는 못하였다.
능선에 올라 땀 흘리고 올라온 진관사 계곡을 눈으로 더듬어 가늠해본다.
향로봉
비봉, 진흥왕 순수비가 봉우리에 서 있다.
올라가지 않고 스쳐 지나왔다.
지나온 길, 비봉과 향로봉
가야 할 길, 중앙에 문수봉, 오른편에 보현봉
사모바위,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에 끌려갔다 돌아왔으나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환향녀'들에 얽힌 전설이 스며 있다.
청나라에 끌려간 여인을 그리던 사내가 바위가 되었다 한다.
의상대 능선 너머 백운대와 인수봉, 노적봉 등이 보이기 시작한다.
통천문을 지나..
여기가 어디쯤일까? 사모바위는 지났고 문수봉에는 도달하지 못하였으니.. 승가봉쯤 되는 모양이다.
전망좋은 너럭바위에 주안상을 차렸다.
좋다. 한잔씩들 하시라.
문수봉을 오른다.
문수봉 두꺼비바위
북한산을 잘 아는 친구, 신발끈을 고쳐맨다.
의상대 능선을 탄다.
주릉은 달리 이어지지만 주봉 백운대가 한결 가까이 다가왔다.
성은 허물어져 빈터인데 방초만 푸으르러.. 노래가 절로 나온다.
증취봉에서 본 백운대와 만경대, 노적봉.
인수봉은 백운대 뒤로 숨어부렀다.
증취봉 너럭바위에 앉아 남은 술 갈무리하고 노곤해지는 몸을 일으켜 하산길에 나선다.
오던 길을 되돌아가 부왕동 암문으로 해서 삼천사 계곡으로 떨어진다.
계곡 상류 등산로 없는 한적한 곳에서 몸을 씻고 다시 하산을 재촉하니 계곡은 갈수록 넓어지고 수량도 풍부해지며 사람 또한 많아진다.
생각보다 계곡이 길다. 한참을 내려가서야 삼천사에 당도하고 거기서도 다시 상당히 걸어서야 비로소 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리가 뻑적지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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