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리
따라비오름의 아침
따라비오름의 아침
2019.11.09가시리에서 맞는 아침, 해 올라오기 전에 따라비오름으로 간다. 따라비오름은 억새 천국, 억새 좋을 때 잘 맞촤 왔다. 따라비오름 입구, 울타리는 그대론데 말들이 없다. 말이 사라지니 억새가 살판 났다. 붉어진 동녘, 금방이라도 해가 쑥 밀고 올라올 듯 공연히 맘이 급해진다. 시간이야 넉넉하다. 하지만 빨라지는 발걸음을 막을 수 없다. 정상에 올라 5분여, 해가 올라온다. 따라비오름에 아침이 밝았다. 천지사방이 급격히 밝아진다. 한라산이 우람하다. 마치 거인의 뒷모습.. 따라비오름 능선 너머 저주파 소음 웅장한 풍력 발전기를 죄다 뽑아냈다. 뽀샵은 마술사.. 광활한 중산간, 조천, 구좌 방면 오름들도 일제히 아침을 맞는다. 따라비오름은 굼부리가 세개, 복잡한 지형만큼 오밀조밀한 아름다움이 있다. 중심부에 ..
중산간에 비가 내린다.
중산간에 비가 내린다.
2010.05.06가시리 총각 석대와 서귀포 열리 총각 경록이와 함께 마신 술이 거나하여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이미 해가 솟았다. 표선 해수욕장은 제주바다답지 않게 간만의 차이를 심하게 느낄 수 있다. 마치 서해의 작은 해수욕장같다. 해수욕장 모래사장을 들여다보니 좀도요, 민물도요 등이 이리저리 종종거리며 몰려다니고 있다. 새우란을 보러 중산간 마을 가시리로 올라가니 금방이라도 비가 올 양으로 날이 겁나게 우중충하다. 정석항공관 근처 유채꽃길이 곱다. 길은 이렇게 휘어지고 돌아가는 맛이 있어야 하는데 요사이 새로 뚫는 길은 너무나 폭력적이다. 길 가에 차를 세우고 잡목 숲으로 들어간다. 전혀 길이 없을 것 같은 숲 속에 길이 사방팔방으로 뚫려 있다. 고사리꾼들 덕이다. 고사리꺾기가 한창일 때는 고사리보다 사람이 더 많..
삼겹살의 진수, 가시리 삼겹살
삼겹살의 진수, 가시리 삼겹살
2009.09.07따라비오름에서 내려오니 가시리 사람 석대가 밑에서 기다리고 있다. 반갑게 손 한번 잡아보고 바로 술 한잔 하러 간다. 석대를 만나면 늘 가는 가시리 나목도 식당. 돼지갈비를 주문하였으나 이미 떨어지고 없단다. 한동네 사는 친분과 인척관계를 내세워 은근히 청을 넣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매몰차기 그지 없다. "없수다게" 여러차례 이 집에 와봤지만 갈비는 한대도 뜯어보지 못하였다. 삼겹살을 시켰다. "이것이 삼겹살이다"라고 과시라도 하듯 두툼하게 썰어놓은 삼겹살이 위풍도 당당해보인다. 고기를 썰고 접시에 담는 손길에 그 어떤 기교도 포함되지 않은 생긴 그대로의 삼겹살이다. 굽는 것 역시 아무런 기교가 필요없다. 그저 적당히 익으면 가위로 먹기 좋게 자르면 된다. 다만 먹는데에는 기교가 필요하다. 가시리 사람..
토박이와 함께 한 제주도 여행 - 제주도 본질의 맛을 보다.
토박이와 함께 한 제주도 여행 - 제주도 본질의 맛을 보다.
2008.10.15밤새 우리는 모기떼의 극성스런 공격에 잠을 설쳤습니다. 홍규형은 모기가 얼마나 쎈지 "뼈에 침을 박는 것 같았다."고 말합니다. 뿌옇게 밝아오는 창문으로 몰려든 모기떼는 족히 백여 마리는 되어보였고 밤새 빨아들인 피로 배가 빨갛게 부풀어 있습니다. 손을 댈때마다 터지는 선혈! 모기떼를 방에 가두고 우리가 밖에서 자는 것이 옳았겠습니다. 집을 나선 우리는 해군기지 건설을 두고 놈들과 주민들이 일대 격전을 벌이고 있는 강정마을로 갔습니다. 한사람이라도 더 해군기지 건설을 강행하는 놈들의 속셈과 강정마을의 투쟁을 알아야 한다는 제주도 동지들의 안배 때문입니다. 집집마다 내걸린 깃발과 벽화가 핵폐기장 반대투쟁을 벌이던 부안의 모습과 흡사합니다. 대책위 본부로 쓰이고 있는 강정마을 회관에서는 일요일 이른 아침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