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꿩
들꿩
2020.04.28바래봉 가는 길 오래된 헬기장 햇살 따스한 양지 암컷은 소스라쳐 몸을 감추고 그 자리 얼음으로 시간 벌던 녀석 슬그머니 숲 속으로 들어가 낯선 침입자를 감시한다. 추적자는 아쉬움에 입맛만 다신다. 일락서산 해 떨어진다 어서 가자 이 길을..
산닭? 들꿩!
산닭? 들꿩!
2010.03.22순창과 담양의 경계지점. 몇 해 전 전북도연맹 역사기행에서 찾았던 장소, 유격대의 후방기지가 있었다는 곳이다. 가파른 산길, 협곡을 차고 오르면 어머니 품속 같은 포근하고 아늑한 산자락이 느닷없이 열린다. 그 시절 비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다. 학교도 있고 병원도 있고 공장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복수초와 얼레지가 흐드러지게 피고 지는 꽃밭이 되었다. 그 흐드러진 꽃에 취해 산길을 걷는데 뭔가 푸드덕 날아올라 나뭇가지에 앉는다. 꿩도 아니고 닭도 아닌 묘한 녀석, 꿩처럼 날기도 하지만 닭처럼 숲 바닥을 허적거리며 걷기도 한다. 녀석과의 첫 만남은 그랬다. 이번에는 꽃이 아닌 이 녀석을 목표 삼아 다시 찾았다. 예의 그 장소, 이쯤이다 싶은 곳에서 녀석들을 다시 만났다. 낙엽 사이를 거닐고 있는 녀석..
노루귀는 못보고.. 들꿩을 보다.
노루귀는 못보고.. 들꿩을 보다.
2009.03.10인터넷을 뒤져 청노루귀 자생지를 찾아 나섰다.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지만 그냥 가봤다. 늦은 시각인 데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건성으로 둘러보고 걸음을 돌리려는 순간 뭔가가 움직이며 낙엽 밟는 소리가 난다. 다람쥐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꿩을 닮은 녀석이 할레 할레 돌아다니고 있다. 여직 보지 못한 녀석이지만 '들꿩'이 아닌가 싶었는데 역시 맞다. 사람을 그다지 경계하지 않는다. 집에서 놓아 멕이던 닭마냥 한가하게 움직인다. 아! 이쁘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계속 접근하자 나무에 훌쩍 날아오른다.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기억에 오래 남을 듯하다. 매우.. 가방 짊어지고 몇 걸음 옮기는데 바로 옆 잡목 숲에서 다른 녀석이 푸드득 날아간다. 필시 암컷일 것이다. 그 녀석은 가만히 숨어서 수컷을 따라다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