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달이
방달이 떴다.
방달이 떴다.
2018.02.03하늘 높이 솔개가 난다. 그 옛날 '애국조회' 시간이면 틀림없이 떠 있던 녀석들, 주로 나른한 봄이었을 것이다. 하늘을 뱅뱅 도는 솔개를 보고 있노라면 교장선생 말씀 따위는 귓전에 와 닿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녀석들이 정말 솔개였을까?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늘 높이 떠서 뱅뱅 도는 녀석들을 우리는 통칭 '방달이'라 불렀다. 예전엔 솔개가 흔했다 하니 아마도 솔개였겠지.. 혹은 더 흔했을지 모를 길 떠날 채비하는 말똥가리였을 수도.. '방달이'를 검색하니 이런 글이 걸린다. "매와 비슷하면서 가슴이 붉고 등이 희며 눈이 검은 것을 방달이(方達伊)라 하는데 매도 죽일 수 있다." 조선시대 사람이 쓴 '한죽당섭필'이라는 책에 나오는 우리나라 맹금에 대한 묘사 중 한 대목이다. 딱 솔개다. 매도 죽이는지는..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
2008.11.21초등학교 시절 우리는 '애국조회'라는 이름으로 월요일마다 운동장에 도열하여 교장 선생님의 일장훈시를 들어야 했다. 절대 귀에 들어오지 않는 무료함에 눈을 들어 하늘을 보면 늘 우리 머리 위를 맴돌던 새가 있었으니 바로 '방달이'다. 우리는 늘 하늘의 방달이를 보며 교장 선생님의 훈시를 귓전에 흘려보냈다. 애국조회를 생각하면 바로 연상되는 그 방달이..지금 하늘에 떠 있는 이 녀석(말똥가리)들이 그 방달이일까? 어디선가 새매 한마리 날아와 다투는 듯, 싸우는 듯 함께 선회한다. 고창 옛 어른들 어린아이 어르는 말에도 방달이가 나온다. 방바닥에 드러누워 비행기 태우듯 위로 쳐들고 흔들어대며 노래 부르듯 얼러대는 소리. "방달이 떴~다! 삐애기 감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