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순손질
죽순이 올라온다.
죽순이 올라온다.
2015.05.25우후죽순이라 했거늘 비가 오지 않아도 때가 되니 죽순은 올라오고 있었다. 먼저 올라와 커버린 놈, 이제 땅을 뚫고 막 올라오기 시작한 놈, 먹기에 적당한 놈.. 날이 무척 가문데도 죽순은 물을 잔뜩 머금고 있다. 죽순의 기상이 삼상치 않다. 하늘이라도 찌를 기세.. 포세이돈이 가지고 다니는 삼지창같다. 삽으로 질러서 땅속 줄기까지 캐내야 한다는데 그냥 손으로 분질러 뜯었다. 금새 한아름, 웃옷을 벗어 싸짊어지고 나왔다. 손질법은 매우 간단하다. 밑둥에서부터 칼집을 내서 두쪽을 낸 다음 윗부분을 잡고 한꺼번에 벗기면 된다. 죽순의 형상이 대보름 달집 태울 때 밤하늘로 솟구치는 불기둥 모양이다. 손질을 마친 죽순을 바로 삶는다. 쌀뜨물을 넣고 삶으라는데 집에 현미뿐이라 고민 끝에 쌀을 통째로 반주먹 나마 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