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숲 지나서 산길로 접어들어가
몇구비 넘으니 넓은 곳이 열린다
길섶에 피인꽃 어찌 이리도 고우냐
공중의 찬바람은 잠잘 줄을 모르난다
에헤야 얼라리야 얼라리난다 에헤야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간다.
오랜 가뭄에 논도 밭도 다 갈라지고
메마른 논두렁엔 들쥐들만 기어간다
죽죽 대나무야 어찌 이리도 죽었나
옛집 추녀엔 이끼마져 말라버렸네
에헤야 얼라리야 얼라리 난다 에헤야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 간다
이 가뭄 언제나 끝나 무슨 장마 또 지려나
해야해야 무정한 놈아 잦을 줄을 모르난다
걸 걸 걸음아 무심한 이내 걸음아
흥 흥 흥겹다 설움에 겨워 흥겹다.
에헤야 얼라리야 얼라리난다 에헤야
텅 빈 지게에 갈잎 물고 나는간다.
가뭄이 너무 길다.
흙먼지만 풀풀 날리고 가뭄에 오갈 들어버린 작물이 당췌 크지를 않는다.
오랜 가뭄에 농민들 속이 타들어간다.


언제 심어놓은 깨밭인데 여태 이러고 있다냐?
깨 다 볶아져부렀겄다.

잔디도 시커멓게 타고..

논에는 아직 물이 있다.
논을 찾은 원앙 한쌍이 근심스럽게 논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