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이 품은 작은 생명체들
언제 클까 싶던 모가 자라 벼가 되고, 어느새 수잉기가 되어 어른이 될 준비를 한다.
이삭거름을 할 시기, 때는 바야흐로 한여름.
그저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땀이 흐르지만 잘 자란 벼를 보는 농사꾼의 마음은 꽤나 여유롭다.
이삭거름 뿌리고 삽자루 들고 물꼬 단속하러 다니면서 벼 포기를 들여다본다.
잠깐 들여다본 것만으로도 무쟈게 많은 작은 곤충들을 본다.
논 말리기 전 모 때울 때 보니 묘하게 생긴 수중 동물들이 우글거리더니 다 자란 벼 포기에 의지해 살아가는 작은 생명체들이 바글바글하다.
논은 참으로 생태계의 보고로구나.
이름표 붙이다 삽자루 썩겄다.
아직 이름표를 못 받은 녀석들은 분야별 전문가 그룹에 의뢰해놓았다.
쇠포리쯤으로 보이는데 갓 나온 녀석인지 순해 보인다.
이 녀석들은 계보가 복잡하다.
우선 실잠자리 정도로 해 두고 차차 분류하는 것이 좋겠다.
이화명나방이거나 혹명나방일거라 생각했는데 같은 그림 찾느라 애먹었다.
어리연을 먹이식물로 삼는 녀석이라 한다.
논 옆 가마치 방죽에서 날아온 모양이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알집을 짓고 어미는 이 속에 들어앉아 알을 지킨다 한다.
알에서 깨어난 녀석들은 어미 살을 뜯어먹고 자라고..
우렁이 같은 모정이 여기 또 있네그랴.
알집을 뜯자 튀어나왔다.
지금 생각하니 녀석에게는 날벼락이었겠다.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배추흰나비 한쌍이 나락 밭에서 놀고 있다.
이런 코딱지만 한 녀석한테 왕거미라니..
집게발처럼 단단해 보이는 앞발이 독특하다.
암수 차이인 건지.. 종자가 다른 건지..
차차 알아볼 일이다.
어린 시절 부르던 이름
지름쟁이라고 했던가, 간장메뚜기라고 했던가..
가물가물..
지가 숨어봐야 여치쯤 되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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