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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

화목보일러 교체기

농사꾼 조선낫 2018.02.07 09:24

며칠째 눈이 지짐지짐.. 여름 같으면 장마라 하겠다. 간밤에도 눈이 살포시 내렸다. 

입춘은 얼어죽어부렀는갑다. 오늘 아침 기온이 영하 13도, 딱 어린 시절 고창 기온이다. 

군불 땐 가마솥 뜨거운 물 한바가지 퍼다 세수하던 일, 

방에 들어오는 사이 머리에 고드름이 열고, 방 문짝에 물을 튕기면 팽팽한 창호지 텅텅 울리던 기억이 엊그제 같다. 

그래도 세수는 꼬박꼬박 했더랬는데 요즘은 시절은 좋아졌어도 세수를 통 하지 않는다. 



10년 넘게 쓰던 화목보일러가 명을 다했다. 엄동설한 몸값 좋을 때 갔다. 

장정 네명이 달아붙어야 하는 등치 큰 녀석.. 그간 고생했다.

10년 넘게 썼다니 놀라는 사람이 많다. 요즘에는 그런 제품 없다 하니 물건을 대체 어찌 만든다는 것인가?

요사이 새로 나온 물건 길게 썼다는 사람이 없다. 

물건은 퇴보하고 상술만 진보하는 모양이다.  

어떤 놈을 새로 들일까 고민하다 후배가 직접 제작하는 올 스뎅 수제 보일러로 주문했다. 



제작하는데 나흘, 2월 5일 드디어 새 보일러가 들어왔다. 

전농 대대가 열리던 1월 24일 극강 한파로 온 집안의 물이 얼고, 그나마 보일러까지 명을 다해 난민처럼 산 지 열흘 만이다. 

전주에서 열린 농민대회를 마치고 돌아와 해질 무렵 시작한 보일러 설치 작업이 자정 무렵에서야 완료됐다. 

새벽 3시 무렵에야 방이 따뜻해지더니 아침이 되니 뜨끈뜨끈..



올 스뎅, 평생 수리 보장..

자동화된 기업제품 대신 내구성과 호상 신뢰성을 선택했다. 

평생 지고 갈 생각이다. 



불 넣는 방법, 화력 조절하는 방법 등이 달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겠다. 부분적으로 결함도 있다. 

결함은 날 풀리면 잡기로 하고 오늘은 일단 나무를..

나무 몽땅 해다 쟁여놓고 화구 활짝 열어 허리 좀 지져야 쓰겄다. 



아.. 그나 이 녀석들은 언제나 물로 돌아가나..

신세가 가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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