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쓰는 사진기 렌즈 팔아 자전거 샀다. 
50만원에 팔아 55만원짜리 샀으니 왠지 손해본 느낌, 녹슬지 않게 많이 타야지. 
간만의 정선 발걸음, 좁은 차에 자전거 우겨 넣었다. 
짧은 일정이라 차분히 즐길 여유가 없다. 
간밤의 진한 술자리의 여운이 남아 있지만 과감히 떨치고 길을 나선다. 
귤암리에서 운치리까지 동강 물줄기 따라 상쾌한 아침 바람에 술기운 말끔히 날린다. 
오직 정선, 동강만의 독특하고 수려한 풍광에 온몸 물들다. 

고요한 동강

언제 봐도, 보고 또 봐도 매혹적인 동강,
귤암리 골짝을 벗어나 동강에 이르렀다. 

페달 힘차게 밟아 본격적으로..
흐르는 물줄기 따라 나도 흘러간다.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셔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가을과 겨울 사이 참으로 상쾌하고 좋다. 

이 아니 좋을쏘냐 노래 절로 나온다. 
우리들은 좌경농민~
좌장면 먹고 좌전거 타고~

압도적인 수직의 뼝대 즐비하다.
구절초 다 지고 없더라. 
기후가 제아무리 이상해졌다 해도 계절은 바뀌고..

강물은 흘러갑니다~
세월도 흘러갑니다~

한 살 두 살 낫살도 먹어가구요. 

가수리 풍경,
재 너머 사래 긴 밭은 아니다. 
경운기 치는 어르신은 어데 갔을까?

가수리 느티나무

산과 산 사이를 비집고 산태극 수태극하며 강물이 흐른다.
따르릉 따르릉이 필요없는 적막한 길,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쌩쌩 달린다. 

강물 휘감아 도니 모래사장 펼쳐지고..

강물 고요한 곳 나룻배 묶여 있네. 

구름에 휩싸인 백운산 이름값 하고

강물 따라 길도 유유자적 흐른다. 

운치리가 가까워오는데 전화기 배터리 사망 일보직전,
간밤 충전을 안 시킨 탓이다. 
나리소 전망대까지는 가려 했건만..
달리는 자전거 멈춰 세우고 차 몰고 오는 일행 기다린다.
첫술에 배부르면 자칫 다리에 태옥날 수도,
하니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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