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낫) 2008-09-13 22:37 작성 | 농사이야기, 농민, 농사, 땅콩

올해 땅콩을 심은 이유는 딱히 심어볼만한 것이 마땅치도 않거니와 작년 풀에 쪄눌려 제대로 수확하지 못한 데 따른 오기가 발동해서이기도 합니다.
작년에 비하면 대단히 많은 시간을 영농에 할애한 탓에 땅콩 농사는 잘 되었습니다.
땅콩캐러온 놉들 말로 "농사 똑소리나게 지어부렀소" 할 정도이니 잘된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데 손이 너무 많이 가네요. 인건비가 너무 많이 듭니다.
설상가상으로 놉도 귀하거니와 품삯이 장난이 아님니다.
추석까지 끼인지라 아직도 수확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데...
나보다 먼저 수확을 마치고 생산비를 따져본 친구녀석 말로는 "한가맹이 10만원은 가야 회기가 닿겄다"고 합니다.  
지금 시세는 작년보다 만원은 더 비싼 8만5천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기 안닿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공장 돌리는 사장님들마냥 생산비 계산하고 일일이 회기 맟춰가며 농사짓기로 한다면 농사 계속 지을사람 아마 그다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일할수록 늘어나는 농가부채라는 구호도 나온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농사를 지속하느냐고요?
그것은 땅이 거기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농사말고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있는것도 아니고.. 빚 좀 지더라도 한해한해 연명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그래도 내 한몸 쎄가 빠지더라도 굴리면 뭔가 좀 남지 않겠느냐 싶기도 하고..
뭐 그런것 같습니다.
저요? 농민이 대접받고 땀흘린만큼 제값받는 그런세상 만들라고 농사짓습니다.
정광훈 의장님이 말하는 '아스팔트 농사'가 농사중의 농사라고 믿고 사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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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이 6시 반부터 을 시작합니다. 정읍에서 오신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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뽑는 것은 번쩍번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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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부터가 사람 복장 터지는 따는 과정입니다. 털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는것 이 냥반들이 마다하네요. 일은 좀 빠른 반면에 다소 힘이 들고 뒷손이 많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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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날아왔는지 밭가상에 닥풀이 나서 꽃을 피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