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낫) 2008-09-27 07:26 작성 | 농사이야기, 농사, 땅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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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맹이나 나올까?


길고 지리하게 끌어온 땅콩농사의 끝을 봤다.
19일 농민대회와 연이은 제주도행으로 농협수매에 응하지 못하고 어제에야 일을 마치고 땅콩상에 내게 되었다.
그사이 땅콩금이 가마당(31kg) 5천원씩이 올랐고 이제 다소 귀해진 터라 전화 한통화에 득달같이 달려와서 싣고 간다.
그런데 농협은 아직도 꿈 속이다.
시중 시세도 모르고 있거니와 어제 수매를 하고 있던 선운산 농협은 농민들이 직접 싣고 가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시세보다도 훨씬 눅은 가격을 책정하고 있었다.
가격이 형성되지 않은 수확초기 농협의 공세적 수매가 책정이 시중시세를 끌어올리는 작용을 하였다 한다.
사실 이는 농민들이 "이래야 된다"라고 이야기하는 농협의 책임있는 역할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지금 시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시중시세를 멀찌감치서 뒤쫓는 농협의 모습은 "이게 아니다"이다. .

올 땅콩농사의 수지타산은 한마디로 헛방이다.
엿마지기 농사에서 41가마 수확하였으니 마지기당 7개에 미치지 못하였다.
올 땅콩농사가 수확량면에서 전반적으로 부진하다 한다.
대신 작년에 비해 가마당 1만5천원이 높은 가격인 9만원에 출하하였으니 그나마 가격으로 어지간히 상쇄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생산비 상승이 장난이 아니다.
비료를 많이 박아넣지 않고 농약 칠 일이 그다지 없는, 석회만 몽땅 집어넣으면 되는 땅콩농사라고 우습게 봤던게 잘못이다.
"땅콩농사는 인건비 털고 나면 남는것 없다"는 말을 뼈속 깊이 각인한다.
수확하는데에만 내 노력비 빼고 대략 110만원의 인건비가 들어갔다.
이쯤 되면 그저 "밑가지는 않았겠지" 하고 덮어두는게 속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