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그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세상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많은 것이 혼란스럽고 망연하였다. 
너무나 갑작스런 것이었고 죽음 자체가 주는 '청산', '허무'의 정서가 우리들 의식 속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되었다. 
그랬기에 죽음으로 모든 것을 청산해버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좋게 볼 수 없었다 .
그런데 초등학생들까지도 서슴없이 "이명박이 때문에.." "이명박이가.."라고 하고 있다.
극우 꼴통들을 뺀 절대다수의 국민들이 '왜?'라는 의문을 던지며 이명박 정권을 향해 분노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나는 왜 모두가 받아들이는 당연한 사실을 그 자체로 직시하지 못했을까?
이제 벼랑 끝에 선 것은 이명박이다.
그 누구도 내다보기 힘든 '예측불허', '일촉즉발'의 상황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발인을 마친 운구행렬이 이미 서울을 향해 출발하였다 한다.
국상 기간 내내 한 일이라고는 '이명박 정부는 폐쇄된 시청광장을 열고 범국민적 추모행사 보장하라'는 고창농민회 명의의 현수막 세개 달아맨 것이 전부이다.
많은 사람이 다녀간다는 분향소에도 걸음을 하지 못하였다.

나는 오늘 모내기하러 간다. 올해 첫 모내기이다.
앞으로 한 열흘 눈 코가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게 지낼 것이다.
시청광장 노제, 그 역사의 현장에 함께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논밭에 매달린 농민들 모두가 그러할 것이다.
오늘 저녁에라도 회원들 연락하여 늦은 문상이라도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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