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시간은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 것인가?
농사꾼의 시간은 나락이 크는 속도만큼이나 빨리 흘러간다.
모판에 종자를 치고 모를 키워낼 때, 어린 모를 논에 낼 때까지만 해도 시간은 더디 간다. 
그러다가 언제 클까 싶던 모가 땅맛을 알고 나락이라 불리울 즈음이 되어 생장에 속도가 붙게 되면 시간은 쏜살이 된다.
장마철을 지나 칠팔월 무더위 속에서 나락은 청년이 되고 어느새 목아지가 나왔다 싶으면 금방 노란 물이 들어 가을걷이에 구슬땀을 흘리게 된다.
나락의 생장에 맞춰 농민들은 논에 나가 이런저런 일을 하게 되는데 그 일이 물흐르듯 이어져 시간이 어찌 가는지, 세월이 어찌 가는지 알지 못하게 되고 가을걷이가 끝나 손을 털고 나면 어느새 찬바람 부는 늦가을 아니면 눈발 날리는 초겨울이다.  
이렇게 1년이 후딱 가고 다시 농사철이 되면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농사꾼 한평생 많아야 못자리 쉰차례, 가을걷이 쉰차례.
내가 벌써 스무차례를 하였으니 앞으로 몇차례나 더 못자리에 가을걷이를 하게 될까?
허 참 세월 빠르다.
이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나락이 벌써 절만 넘게 컸다.
올해도 다 갔다.

이렇게 농사꾼의 한평생과도 같은 나락이, 쌀이 요즘 문제가 붙었다.
뭐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 특히나..

쌀은 다만 농민만의 것이 아니다.
세월이 아무리 변했다 한들 쌀밥 안먹는 사람 없다.
청와대에서도 먹을 것이다.
본래부터 놈들의 주식이었다.
쌀은 농민의 한평생이자 우리 민족의 역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