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집을 3채나 가진 제비가 산다. 우리집 제비한테는 여기가 강남인지도 모르겠다. 봄부터 이 집 저 집 둘러보다가, 새로 지을려고 하다가 결국 마루 안쪽에 있는 제비집을 수리하더니 늦은 새끼를 깠다. 예년같으면 이미 한배쯤 키워 내보낼 때가 된 듯 한데 많이 늦었다. 요즘 제비 내오간 요놈들 먹여 살리느라 날개에 불이 날 지경이다. 새끼는 새끼대로 먹이 경쟁에 조뎅이에 불이 난다. 낯바닥에 조뎅이 빼고 나면 남는게 없는 녀석들 어미 오는 기척은 어찌 그리도 잘 아는지 자는 듯 하다가도 어느새 조뎅이를 있는대로 벌리고 나부터 달라고 재재거린다.
새끼 키우는 제비를 볼 때마다 "니가 무신 영화를 볼라고 그리 지극정성인가 모르겄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