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에서 선물이 왔습니다.
한미FTA 저지 제주도 원정 투쟁이 맺어준 인연 덕입니다. 
상자를 여니 최홍만 주먹만한 귤이 들어 있네요.
'하귤'입니다. 제주도 사람들은 '나스미깡'이라고 하더군요.
작년 여름에 열어서 겨울을 훌쩍 넘겨 올 여름에 따먹는 거라 합니다.
신맛이 엄청납니다.  


크기도 크기지만 껍질이 두터워서 웬만한 완력으로는 잘 벗겨지지 않습니다.
연장을 쓰던지 강한 손아귀 힘이 동원되어야 합니다.


연장을 써서 벗겨봤습니다.
이렇게 찍어놓으니 일반 감귤과 다름없어 보이는군요.


가늠이 좀 되실지 모르겠습니다.
200ml짜리 우유입니다.


한입 물어봅니다.
제 입이 작은 입이 아닌데 입을 있는데로 쫙 벌려야 들어갑니다.


제절로 눈이 감기고 몸서리쳐지도록 신맛이 납니다.
제 등쌀에 억지로 먹은 저희 각시는 등골이 오싹해진다 하네요.
이걸 먹는 동안 더위를 잊을 수 있습니다. 정말로..
봄에 먹어본 것에 비하면 쓴맛이 없어진 대신 신맛은 더 강해진 듯 합니다.

어제 우리 동네에는 폭염주의보가 내렸습니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한낮 등골이 오싹해지고 몸서리쳐지는 경험을 한다는 것..
서귀포 하귤이 저희에게 준 선물입니다.
올여름 폭염은 서귀포 하귤로 무찌를까 합니다.
흰눈 덮힌 한라산을 생각하면서..
글을 쓰는 내내 입안에 침이 가득 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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