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마치고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이미 한고비를 넘기고 다소 늦은 모내기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은 별 볼일 없었지만 전국적인 선거농사가 잘 된 탓에 마음은 비교적 가볍습니다.
특히 순창의 선거농사는 가슴 벅찬 쾌거였습니다.
 
한 20여년 농사를 지으면서 열번 이상은 6월 6일에 모를 심었지요.
어찌 한번 땡겨볼라 해도 묘하게 6월 6일날 심어지곤 했습니다.
작년에도 그랬는데..
그래서 올해도 6월 6일로 날을 잡아뒀는데 올해는 6월 6일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모도 덜 크고 여러모로 준비가 순조롭지 못합니다. 한 9일경에나 심어질듯 합니다.
예년같으면 막바지일텐데 올해는 봄 일기가 불순하여 못자리들을 늦춘 탓에 아직 그리 늦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비닐 하우스에서 모들이 잘 크고 있습니다.

우리것은 아직 심지 못하고 있지만 요사이 모를 심으러 다니고 있습니다.
"모는 잘 숨는다"는 말을 이따금 듣는 터라.. ㅎㅋ
우리것 한 스무마지기 공으로 심어볼까 하고 이백마지기 농사짓는 친구것 심어주고 있습니다.


못자리 농사를 영 개판으로 짓던 친군데 올해는 모도 좋고 이앙기도 새것이라 모가 잘 심어집니다.
적년에는 못자리를 서너번 엎어버리는 통에 못자리 하다가 거의 탈진해버렸더랬는데 뭔가 비장의 기술을 익히기라도 한듯 올해는 못자리 농사가 썩 좋습니다.

이렇게 모를 심다 보면 해질 무렵이면 모쟁이나 모 심는 사람이나 이앙기나 다들 술이 얼근해져서 모가 더 잘 심어집니다. 
술이 들어갈수록 모는 더 반듯하게 심어지지요.
금 긋어놓고 빤뜻이 걷기만 하면 문제 없다는 미국놈들 음주측정법이라면 본인도 자신 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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