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놀고..
사라진 글들을 찾았습니다.
사라진 글들을 찾았습니다.
2008.10.16아차 하는 사이, 전라도 말로 '오매' 또는 '어~어' 하는 사이.. 관리자 하면에서 '데이터복원'이라는 단추를 별 생각없이 눌러버렸지요. 뭐라 경고하는 듯한 글줄이 보였지만 평소 어지간하면 무시하고 실행하는 터라 기냥 눌렀습니다. 그리하여 순식간에 날아가버렸던 글들이.. 그 후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보았으나 '복구불가'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랬던 글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곳을 찾았으니.. '한rss' 여기에 가입하고 블로그를 동록해두었었는데 거기 '내rss' 목록에 날아가버린 글들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더군요. 사실 별것 아닌 소소한 것들이지만 매우 반가웠지요. 어찌할까 고민하다 몇개를 제외하고는 전부 복구해 이곳으로 옮겨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지난 여름 이야기가 최근 글로 올라오는 등 시간의 흐..
등에 풍천장어가 내려왔다.
등에 풍천장어가 내려왔다.
2008.10.16(조선낫) 2008-09-06 23:39 작성 | 일상사, 장어, 장어구이 묏등 가상 소나무 몇그루 베어달라는 부탁을 받고 기계톱 가지고 의기도 양양하게 톱질을 해대다 썩은나무 둥치에 머리와 등을 얻어맞았습니다. 아무래도 너무 교만한 자세로 작업에 임했나 봅니다. 집에 돌아와 등을 보여주니 각시가 감짝 놀랍니다. 그러면서 "장어 한마리 제대로 내려왔네"라고 합니다. 완주에서 홍규형이 홍어 먹자고 예까지 왔는데 홍어집이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그야말로 '가는날이 장날'입니다. 그래서 짱어를 먹었습니다. 오늘은 짱어를 먹을 수밖에 없는 팔자였던 모양입니다. 선운사 앞 냇갈(인천강)에는 등에 올라타 귀때기 잡고 2박3일정도는 힘을 빼놓아야 겨우 잡을 수 있는 아나콘다만한 장어가 있다 합니다만 고창 사람들도 감히..
갑자기 들이닥친 가을
갑자기 들이닥친 가을
2008.10.16(조선낫) 2008-09-27 08:11 작성 | 일상사, 가울, 구절초, 늙은호박, 억새, 황금들판 하루아침에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을까? 느닷없는 가을이다 싶다. 어제저녁에는 춥다는 딸들 성화에 화목 보일러에 불을 지폈다. 가을 기분을 어쩌지 못하고 들판에 나가봤더니.. 가을은 이미 우리 곁에 와있었던 모양이다.
우리집 차례상
우리집 차례상
2008.10.16부산스럽지 않게 차례음식 차려내는 재주 하나는 출중한 각시 덕에 올해도 별 부담 없이 차례상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대추는 유일한 우리 집 수확물, 오늘 아침에 따왔지요. 밤과 곶감은 한살림에서 주문한 것이고요. 명절처럼 과일, 생선 등이 일시적으로 오르는 시기에는 오히려 한살림에다 주문하는 것이 싸답니다. 물건도 좋고.. 배, 사과, 포도 모두 추석 잘 쇠라고 주위에서 선물로 보내준 것들입니다. 저는 제상이나 차례상 차릴 때 바나나 같은 족보에 없는 수입과일 사들고 오는 사람을 가장 싫어합니다. 덩치만 커서 다른 음식들 놓을 자리를 빼앗는 품세가 수입 농산물에 밀려 벼랑 끝에 선 우리 농민들 처지를 보는 것 같아 속이 뒤집어지기 때문입니다. 대추, 밤, 감, 배를 기본으로 하고 제철에 맞는 과일 한두 ..
홍어
홍어
2008.10.16본래 홍어를 먹지 못했습니다. 홍어 특유의 맛과 향 때문이었지요.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홍어가 먹을만하다는 감이 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싱싱한 홍어의 비린내가 거북스럽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한 2년전의 이야기. 때를 같이하여 주 활동무대가 전주로 옮겨져 전주시내 홍어 잘하는 집 두세곳(탕이 좋은 집, 찜이 좋은 집, 국내산 홍어를 쓰는 집)을 자주 들락거리게 되었고 지금은 홍어를 매우 즐기는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기회가 닿을때마다 여기 저기서 홍어를 먹어보았는데 아무래도 전주의 홍어맛이 가장 좋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산포의 홍어가 다소 어중간한 맛으로 대중화되어 있다면 전주의 홍어는 여간 즐기는 사람이 아니면 먹기가 다소 사나울 수도 있다 할 겁니다. 또 목포의 유명한 홍어집들마냥 엄청 비싸지도 않고 ..
된장 지지고 호박잎 찌고 청양고추 서너개면 한끄니 잇댄다.
된장 지지고 호박잎 찌고 청양고추 서너개면 한끄니 잇댄다.
2008.10.15드문 일이긴 하지만 집에 있는 날이면 각시 공부방 나가고 혼자서 낮밥을 먹게 된다. 무더위에 한바탕 땀을 흘리고 난 뒤에는 만사가 귀찮아 밥 먹는 것조차 힘겨운 노동처럼 여겨질 때가 있다. 바로 이러한 때 맞춤인 밥상이 있으니 바로 호박잎 쌈이다. 까실한 터럭이 살아있는 호박잎이면 더욱 좋다. 된장 되직하게 지져 발라먹으면 흘린 땀을 보상받고도 남는다. 매운 것을 매우 좋아하는 터라 청양고추 뚝 끊어 얹어 먹거나 된장 찍어 비어 먹으면 입속이 개운해지는 것이 그지없이 좋다.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올여름 집에 있는 날이면 이렇게 끼니를 잇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