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들이
봄나들이
2022.03.26겉에서 보기에 숲은 아직 삭막하다. 구름 할라 잔뜩 드리우고 스산한 바람 일렁이니 봄이 오기는 온 것인가 의심이 일기도 한다. 그러다 숲 가장자리 진달래라도 만난다 치면 우리는 화들짝 놀라게 되는 것이다. 자칫 언제 왔었나 싶게 지나가버리기 일쑤, 봄은 쏜살같다. 옷깃 여미고 망설이는 그대여, 늦기 전에 떠날 궁리를 하시라.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꽃 펴 있고, 바위 모서리엔 이름 모를 나비 하나 머물고 있었어요. ......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 산으로 갔어요 뼛섬은 썩어 꽃죽 널리도록. ...... 산중 곳곳 숯을 구웠던 흔적, 숯만 구웠을까? 기다림에 지쳐 산으로 간 사람들 머물렀을 그런 자리.. 이 뭐지? 소싯적 보물찾기 한 번 성공하지 못하던 내가 이 산중 길 가상도 아무데도 아닌 이 바위 ..
봄
봄
2021.03.21어제는 종일토록 비가 내리더니 오늘은 바람이 분다. 꽤 살쌀하네, 어디 눈이라도 오나? 좌우튼 봄이다. 산과 들에도 봄내음이 물씬.. 조동 아짐 교회 가시네. 귀 어두워 아무 소리도 못 듣는 냥반이.. 그냥 앙겄다 오시는갑다. 봄이 왔으되 나물 캐는 봄처녀가 없다. 그래도 꽃들은 앞다퉈 핀다. 게으른 농사꾼 트럭은 봄이 왔어도 할 일이 없네, 산수유 꽃그늘 아래.. 녹물이 튀었나? 멀리서 봐야 이쁘네. 아니 땐 귀뚝에서는 냉갈이 나지 않는다. 진달래 피고 새가 울면은.. 두고두고 그리운 사람은 어디에 있을까? 있기는 한가? 담벼락에 기대어 해바라기 하는 듯, 오누이 같다. 저런 여동생 하나 있었으면.. 홍매도 아니고 청매도 아니고 어중간허다. 검은 고양이, 이름이 먹물이라네. 들고양인지 알었드만.. 다시..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2019.03.27산에는 눈이 나리고 들판에는 된서리가 쳤다. 그렇다 한들 오는 봄을 어찌 막을소냐? 된서리 맞은 목련에 상흔이 남았다. 그래서 더 곱다. 꽃샘추위는 오는 봄을 더욱 값지게 할 따름이다. 미선나무는 우리 누이 닮은 꽃을 피웠다. 개화 기간이 짧고 다소곳해서 아차 하면 내년을 기약해야.. 토종민들레는 단아하다. 굳이 꽃받침을 확인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개불알풀, 그 이름이 상스러워 점잖은 양반들은 봄까치꽃이라 부른다더라. 꽃 지고 맺힌 열매를 봐야 그 이름의 진가를 알 수 있다. 너는 여태 안가고 뭇 허냐? 여그서 살래? 산수유는 오래 간다. 남보다 먼저 봄을 밝혀 눈도 맞고 서리도 맞았지만 여전히 꿋꿋하다. 짝을 찾으시나? 장서방 시선이 아련하다. 꿩꿩 장서방 너의 집이 어딘가이산저산 넘어서 솔밭집이 ..
봄바람 타고 슬렁슬렁..
봄바람 타고 슬렁슬렁..
2019.03.20약간의 꽃샘추위, 하지만 봄은 봄이다. 작고 가벼운 장망원렌즈 하나 장만해놓고 좀처럼 써보지 못했다. 봄바람 타고 슬렁슬렁 산길을 걸어보는디.. 틀림없이 들꿩을 볼 수 있는 곳, 역시 있다. 이 녀석은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내가 먼저 발견하기가 어려워 동료들 소리를 들려줬다. 아니나 다를까. 수컷 한 마리 푸드덕하고 나뭇가지 위로 날아올라 사주경계에 들어간다. 속은 걸 알았을까? 이내 숲 속으로 사라진다. 이 녀석은 언제 봐도 군침이 돈다. 도토리 한 마리 다람쥐를 먹고 있다. 볼테기가 씰룩씰룩.. 뜨릅지 않을까? 노랑턱멧세 산길은 온통 뿔나비 세상 버들강아지 혹시나 했는데 아직 남었다. 꽃들이 궁시렁거린다. 뭇허다 인자 왔으까이.. 모가지 빠져분지 알었네. 갓 피어난 청초함은 잃었으나 기품 있게 ..
화창한 봄날에..
화창한 봄날에..
2017.04.06고닥새 묵어버린 며칠 전 사진을 본다.. .이 비 그치고 나면 세상은 또 어떻게 변해 있을까?투혼을 불사르는 산수유 가히 노익장세상이 다 안다. 청년동백아름다운 명자씨청초하고 우아한 목련 올 봄, 된서리를 피했다.천연기념물 미선나무문득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니 강남 갔던 제비가..제비가 날아들었나, 달이 뛰어들었나..새보기 수삼년 전깃줄에 앉은 딱따구리(오색딱따구리)는 처음 본다.여기가 니 자리전깃줄은 우리 것. .봄날은 간다..
봄
봄
2014.02.27꽃은 피고 새는 노래한다.찍, 짹이 아니라 지저구지저구..봄이 오는게다.
봄밥을 묵자, 쓱싹쓱싹 봄을 비벼불자.
봄밥을 묵자, 쓱싹쓱싹 봄을 비벼불자.
2013.03.23한 2주만인가? 오랫만에 집에 와보니 산수유가 활짝 피었다. 산수유나무 밑에 서니 부지런한 벌들 붕붕거리며 부산하다. 꽃샘추위 맵다 하나 봄은 봄이다. 각시는 울타리밑 마당 가상을 더듬어 봄나물 한양판에 양념고추장을 장만해놓고 나갔다. 막 올라오기 시작한 머웃대에 돌미나리에 약간의 쑥, 참나물, 돌나물 등이다. 갓 올라오는 머웃대는 쌩으로 그냥 무쳐먹기 좋을 때다. 양념장 두어숟가락 넣고 버무리 버무리 내가 했지만 참 맛나보인다. 밥 두어주걱 얹어서 쓱싹쓱싹 비볐다. 내 너를 '봄밥'이라 명명하노라. 알싸하면서 쌉쏘롬한 머웃대의 향이 기가 막히다. 아삭아삭 씹히는 돌미나리는 또 어떻고..이렇게 한 댓끼니 잇대면 몸 말고 맘이 살지겄다.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2012.04.23한 이틀 비가 내리고 느낄 사이도 없이 봄이 지나간다. 뒷산 두릅순은 따줄 사람도 없이 쇄야불고 말겄다. 아는 사람은 나 뿐인데..엊그제 먹은 행복 막걸리 생각난다. 돌너물, 돌미나리, 민들레 무침에 향긋한 쑥국그리고 막걸리 봄똥김치 아삭새콤한 묵은지 이번 일 마치고 집에 가면 옻순은 아직 묵을만 하까?
꽃피는 봄날 여의도 농민대회
꽃피는 봄날 여의도 농민대회
2011.04.13꽃피는 봄날 여의도에서 농민대회가 열렸다. 중부지방 들녘에서는 못자리 설치가 시작되는 등 농촌은 이미 농번기에 접어들었음에도 농민대회를 위해 상경한 농민들의 수는 2천을 헤아린다. 꽃피는 봄날, 4월의 농민대회.. 오늘과 같은 규모 있는 농민대회는 대책없고 골때리는 구제역 대책, 오역투성이로 걸레조각이 되어버린 채 강행되는 한미, 한EU FTA, 물가는 못잡아도 쌀값이라도 잡겠다고 미친듯이 덤비는 이명박 정부의 반농업, 반농민 정책에 힘입은 바 크다 하겠다. 나무마다 물이 오르고 날씨는 상쾌하기 그지 없다. 대회 준비에 바쁜 와중에도 어린 아이의 삼큼발랄한 몸짓에 마음을 빼앗기는 가운데.. 고창 깃발이 등장하였다. 와따 빨리 왔다. 전국 방방골골에서 농민들이 속속 도착하고 이내 대회가 시작되었다. 잘 가..
남녘땅 봄소식
남녘땅 봄소식
2011.04.03완전한 남도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중부 이남이니 남쪽임에는 틀림이 없다. 겨우 주말에나 일을 할 수 있는 요즘, 어젯밤부터 내린 비가 아침까지 이어지고 낮이 되도록 좀처럼 깨어나질 않으니 나처럼 게으른 농사꾼 핑계 삼아 놀기 딱 좋은 날씨이긴 한데 한편으로는 속이 탄다. 실로 간만에 사진기 둘러메고 집안 구석구석 살피다가 밭에 갔다 논에 갔다 되는대로 사진기를 눌러본다. 여기저기 꽃이 피고 새싹이 돋아나고 봄은 봄이다. 너무 커버려 화단을 온통 차지하고 있는 목련이 꽃봉오리를 맺고 일부는 피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서리를 맞았을까? 꽃잎이 누렇게 변색되어 있다. 마당 한켠 홍매화, 둘째 수명이 어렸을 때 수명이 나무라고 심어놓은 것이 제법 목대가 굵었다. 미선나무. 얻어다 심어 놓은 지가 꽤 되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