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이경해 열사는 "WTO가 농민을 죽인다!" 절규하며 농민들의 반세계화 투쟁의 제단에 자신의 목숨을 내놓았다. 

이경해 열사는 2년이 지나 홍콩 투쟁으로 부활하였다.

DDA 협상은 중단되었고 WTO는 진화가 중단된 식물체가 되었다. 

그랬던 WTO가 부활을 도모한다는 소식이 타전되었다.   

WTO 각료회의에 '발리 패키지'라는 상품을 내놓고 부분적 협상을 타결 지어 장기표류 중인 DDA 협상의 새로운 출로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WTO/DDA 협상 재개는 농업부문의 예외 없는 상품화와 개방의 가속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곧 초국적 농식품 복합기업에 의한 전 세계적 농업 파괴, 소농과 가족농의 몰락을 촉진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농업 약소국, 농산물 수입국은 독배를 들이켜는 것과 다름 바 없는 후과를 가져올 것이다. 

하지만 발리 각료회의에 대한 경고 메시지는 크게 부각되지 못했다. 

발리 패키지의 타결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었으며, 이미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FTA의 격랑 속에서 WTO의 부활은 철 지난 유행처럼 여겨졌다.  

인도네시아 농민을 비롯하여 2천여 명의 농민들이 투쟁단을 구성하여 발리로 모여들었다. 

한국투쟁단은 전농과 전여농 40여 명이 참가하였다.

투쟁단은 각료회의 개막식에 맞춘 국제 행동의 날 집회와 행진을 정점으로 제한적이지만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한국투쟁단은 마지막 일정으로 WTO 발리 각료회의에 반대하는 현지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기자회견은 한적한 바닷가에서 인도네시아 현지 조직의 방조 속에 진행되었다. 

 

▲ 기자회견에 앞서 이경해 열사를 기리는 제를 모시고 있다.
 
▲ WTO가 농민을 죽인다! WTO Kills Farmers!
 
 
▲ WTO를 끝장내고 민족농업을 사수하자는 의지와 결의를 모아 108배를 진행하고 있다.
 
 
▲ 농민국제연대의 강력한 무기, 굳이 말이 필요없는 소주!

한국 농민 투쟁단은 WTO를 끝장내고 농업을 살려내자는 강력한 의지를 모아 제를 올리고 성명을 발표하였으며 100배 투쟁을 진행하였다. 

한국 농민 투쟁단은 각료회의의 폐막을 지켜보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공식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WTO를 끝장내고 말리라는 투쟁단의 강렬한 염원과 의지에도 불구하고 귀국 후 만 이틀 만에 발리 각료회의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졌다. 

"End WTO!" WTO를 끝장내자는 전 세계 농민들의 투쟁은 성공하지 못하였고 보다 강력한 국제연대와 간고한 투쟁을 통해 쟁취해야 할 미래의 과제로 남겨졌다.